한국에서 50대가 갖는 의미
“업종 선정 신중, 경쟁력을 키워라” 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한국에서는 baby boom시대의 주류인 장년 남녀들이 매일 1,500여명씩
50대로 돌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50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슬픈 50대
한국의 50대는 기구한 운명을 안고 태어났다. 해방과 6·25전쟁이라는 시대의 비극을 안고 태어났으며, 보릿고개의 슬픔과 한을 ‘잘 살아
보세’ 새마을운동으로 헤쳐나갔고, 월남전 파병과 중동붐의 주인공으로 오늘날의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이었다. 그리고 한참 집이라도 장만해 노후를
꿈꿔볼 때 날벼락과 같은 IMF에 깨져버린 세대다.
또한 한국의 50대는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게 되는 첫 번째 세대이다. 효를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자라온 지금의
50대는 자식세대에게서 눈치를 보며 60∼70대를 맞게 되는 첫 세대의 시작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50대는 노령화 사회의 주역이면서도 대책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청춘을 바쳐 가꿔온 개인의 역량은 ‘퇴직’이라는 두 글자에 일순간
무너져 세상 뒷면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사회와 가족의 눈치를 보고 있는 세대가 한국의 50대이다.
대한민국의 부의 대부분을 쥐고 있는 부자 세대이면서도, 실패가 두려워 승부 낼 배짱이 사라진지 오래고, 나서서 하고 싶어도 걸리는 게 많고,
눈치 보아야할 때가 아직도 많은 그저 그렇고 그런 답답한 세대.
50대는 노인이라고 불러지길 싫어하는 세대이면서, 젊었을 때 그렇게도 늙어 보였던 사람들의 나이가 오늘 내가 맞은 50대의 그 나이라는
것을 스스로 납득시키려하지 않는다. 한번도 자기가 노인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술자리에서 “비아그라가 왜 필요해”하면서도 옆 친구의 눈치를
보는 세대가 오늘의 50대다.
참된 50대의 의미
50대가 주는 나이의 의미와 그 위대함을 당사자들은 다 잊어버린 것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창립한 에델퍼시 앤드류는 “늙는다는
것은 상상력의 허구다”라며 “수많은 장ㆍ노년들은 각자가 육체적으로나 지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독특하게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퇴자협회를
지난 2년간 이끌어온 74세의 여성노년 운동가인 테스켄쟈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일찍부터 얘기했다.
다가올 노령사회에서 50대는 할 일이 참 많은 세대다. 한국 전체 60대 이상의 인구와 거의 맞먹는 두터운 50대의 인구는 잘만하면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Gray Power(회색의 힘)를 보여줄 수 있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20대가 20%, 30대가 30%의 선거율을 보인다면
50대 이상은 70%가 넘는 투표율을 보인다.
한국의 지도자가 이제까지 우습게 보던 60∼70대와 다르다는 것을 50대는 보여줘야 된다. 50대는 노인도 아니다. UN에서는 65세에서
74세를 중간 노인으로 보며 75세부터를 노인으로 부르는 경향으로 가고 있다. 적어도 50대가 겉늙은 노인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선진국들의 중·장년들이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폭넓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한 목소리로 큰 힘을 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뭉침이 필요한 때다.
50대가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이 모이면 이 사회를 건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엄청난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50대는 속절없이
밀려나는 세대가 아니고, 주눅들어 눈치만 살피는 세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이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서 나라를 건강하게 이끌어갈 힘이 될
수 있도록 한 목소리로 모여야 된다.
또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위를 살펴보면 나의 작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내가 가진 소박한 것들을 베푼다면
삶의 보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받을까하는 생각에서 탈피해 내가 먼저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무엇을 베풀 수 있는가를 살피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된다. 살아있음을 사랑하고 생(Embrace life)을 끌어 안으면서 하루하루를 값있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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