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통령 당선 58.6%
창(昌)의 독주 막을 카드는 노-정 단일화
본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과반수가 넘었다.
바꿔 말하면 유권자의 반수 이상이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 만약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간에 후보단일화만 되면 누가 나서든 이회창 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결과도 있으니 말이다.
대통령
따 논 당상
두 달 앞으로 다가온 16대 대통령선거가 이회창 후보, 노무현 후보, 정몽준 후보, 권영길 후보, 박근혜 대표,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
다자간 대결구도로 치러진다고 봤을 때, 지지후보와 상관없이 누가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겠냐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58.6%)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정몽준 후보(27.6%), 노무현 후보(23.6%), 권영길 후보(3.3%), 박근혜 대표(3.1%), 이한동 전
국무총리0.3%) 순으로 응답했다.
비록 가상대결이기는 하지만 창(昌)의 독주를 실감케 한다. 응답자료를 더욱 세밀히 분석해 보면 이회창 후보의 당선은 국민 대부분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먼저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답에 대한 세대별 비율을 살펴보면, 58.6%(20대), 61.1%(30대), 54.3%(40대),
63.0%(50대), 51.4%(60대 이상)로 나타났고, 남성 응답자의 59.7%, 여성 응답자의 56.7%가 이회창 후보라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이회창 후보는 세대별에서나 남녀성별에서 모두 과반수가 넘었고, 이 후보가 취약한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들에게
유력한 대통령당선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정
단일화는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회창 대통령 당선’이라고 낙관하기엔 아직 이른 듯 하다.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를 물은 결과 유력 세 후보인 정몽준 후보,
노무현 후보, 이회창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물음에 정몽준
후보(27.6%)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노무현 후보(23.6%), 이회창 후보(23.2%), 권영길 후보(3.3%), 박근혜 대표(0.6%),
이한동 전 국무총리(0.3%) 순으로 나타났다. 유력 세 후보가 오차 범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여론조사와 달리 정 후보와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여론조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젊은 층의 참여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지만 조사 결과만 놓고 따져보면 노 후보와 정 후보의 후보단일화는 여전히
상당한 파워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유권자들은 ‘대선에 효과적이다’(40.7%)는 긍정적인 의견이 높았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다’(32.7%)는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수를 이뤘고, ‘잘 모르겠다’(25.5%)는 유보의 의견도 많았다.
그렇다면 만약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간의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누가 후보로 나서야 당선 가능성이 높을까? 응답자의
54.4%가 정몽준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와 관련해 단일화 후보로 정몽준 후보가 이회창 후보와 맞설 경우 정 후보(65.3%)가 이 후보(39.6%)를 크게 앞섰다. 반대로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 후보로 이회창 후보에 맞설 경우 노 후보(57.7%)도 이 후보(39.6%)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결과만
놓고 본다면 정몽준 후보(65.2%)가 노무현 후보(57.7%)보다 득표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1위, 국민통합21 다크호스
그리고 각 정당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한나라당(22.4%), 민주당(21.5%), 국민통합21(10.6%), 자민련(5%), 민주노동당(4.1%),
사회당(0.8%), 한국미래연합(0.6%)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오차 범위 안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신생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통합21의 10%대 지지율이 주목할만 하다. 한편, 1~2%에서 머물던 자민련의 지지율이 5%로 상승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38.5%)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지난 3월 조사에서 52%, 4월 조사에서 38%였던 것이 7월 조사에서 21.5%로 급감했다가 다시 38.5%로 상승했다.
한편, ‘대선에서 가장 영향력이 클 것이라 예상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후보자의 능력’이라고 생각한 응답자가 36.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지역구도(28.3%)’를 지목했고, ‘진보-보수 대결’은 25.1%, ‘3김의 영향’은 10.4%를 기록했다.
2월과 3월 조사에서는 ‘지역구도’가 각각 38%와 39%로 항목 중 가장 높았으나, 4월과 7월 조사에는 ‘후보자의 능력’이 ‘지역구도’를
앞서더니 대선을 두 달 앞둔 10월 조사에서는 후보자의 능력과 정책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었다. 유력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이회창 후보나
노무현 후보, 정몽준 후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처럼 확실한 지역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후보검증은 ‘TV 합동토론’
또한, ‘대선 후보의 가치관, 지도력, 정책 등을 들여다보는데,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2.3%가 ‘대선 후보들의 TV 합동토론’이라고 답했고, ‘후보 1인의 간담회나 TV유세’(14.9%), ‘언론의 정책 검증’(14%),
‘TV, 라디오, 신문광고’(5.5%), ‘선거유세를 듣는 것’(1.8%) 순이었다.
올 대선의 최대 공약 중 하나로 부상한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해서는 ‘반대한다’(37.6%)가 가장 높았지만 ‘잘 모르겠다’와 ‘찬성한다’는
의견도 각각 36.4%, 25.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인 이번 조사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수도권 성인 남녀 884명을 대상으로 본지와 국제여론조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오차범위 ±3.2%)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