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서비스 수출에 대한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발표를 보면 우리 나라의 서비스부문 무역수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서비스 부문은 선진국들이 교역확대를 위해 육성하는 것인데 우리 나라 수출은 아직도 후진적 형태로 상품교역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1월초 OECD 국가의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 나라의 서비스 무역수지 규모가 30개국 가운데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나라 서비스부문 무역수지는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1백34억 달러)중 4분의 1수준인 35억 달러이었다.
서비스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일시적으로 1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추세다.
주요 국가의 서비스 부문 무역수지를 보면 미국이 6백59억 달러로 가장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프랑스가 1백79억 달러, 스위스가
1백2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30개 국가 가운데 16개국이나 서비스 부문에서 흑자를 올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을 통해 해외시장을 뚫어온 독일은 서비스 부문 무역적자가 지난해 5백10억 달러에 이르러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도 4백37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서비스 부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 서비스무역 수지에는 어떤 부문이 포함될까. 백과사전을 보면 대개 특허권과 상표권, 컨설팅 등 지적재산의 교역과 관광, 물류 서비스
등 무형상품에 대한 수출입이 고려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상품시장은 오늘날 지나친 경쟁으로 수입규제 현상이 많이 나타나지만 서비스시장은
안정적이고 수익창출 효과도 매우 크기 때문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필자는 20년 가까이 종합일간지 기자생활을 하면서 특히 관광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다. 그래서 중앙일보 기자일 때에는 관광담당기자들과
여행업계 인사들을 모아 ‘관광포럼’을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관광산업에 좀더 관심을 가졌었다.
우리 나라 지도를 한번 살펴보자. 한반도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1억3천만명의 일본 사이에 끼어 있다. 우선 일본은 당장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필자가 몇년전 일본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신칸센 노조미로 취재차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기차삯이 3만엔이었다.
일본돈 3만엔이면 현재 우리 나라 2박3일짜리 여행을 할 수가 있다. 비행기로 날아와서 경남관광호텔이나 앰배서더호텔에서 머물며 관광을 즐길
수가 있다. 프로그램만 잘 짜면 후쿠오카에서 날아와 2박3일 한국여행을 즐기고 도쿄로 출장 갈 수가 있다.
요즘에는 포천의 왕가막걸리를 차린 문영근 사장이 이동막걸리사장이던 당시 마침 도쿄로 날아와 신주구에서 막걸리를 한잔하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도쿄 시장거리에는 부산 산성막걸리 원가8백원 짜리가 1병에 3천엔에 팔리고 있었다. 맛도 시금털털했다.
그때 이동막걸리를 시음하던 일본 주류판매회사 사장의 비유가 매우 낭만적이었다. “꿈속에서 애인을 만난듯 한 상큼한 맛이군요….” 이동막걸리는
그 후 발효 진행을 중지시키기 위해 저온 살균방법으로 종이팩에 담아 일본·미국 등 해외에 수출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인구 5%인 6천∼7천만명 정도는 언제든지 한국관광의 잠재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불법체류 방지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만 보완되면
중국인들의 한국관광 봇물은 거의 폭발적으로 터질 것으로 믿어진다. 서비스산업은 관광산업 외에도 지적재산권과 물류서비스도 수익성이 매우 높다.
원재료비가 많이 드는 상품 수출보다 어떤 면에서는 서비스 산업의 잠재력이 더 높은 부분도 많다. 다만 국민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흠이다.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적극 반영해 볼만한 정책으로 생각한다.
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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