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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랜드] ‘키덜트’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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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탕진잼’ ‘욜로’ 문화와 결합하며 일상적 대중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고가의 피규어 프라모델 레고 등을 수집하는 어른들의 고급 취미로 여겨졌던 키덜트(Kidult)가 확산되면서 더욱 대중화되고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초기 키덜트 문화가 동심의 향수 못지않게 어린 시절에 갖지 못했던 장난감을 마음껏 누리는 보상심리가 지배했다면, 최근에는 유년기를 회고할만한 작은 소품 등에서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니아를 넘어 대중화


키덜트 산업의 성장은 이미 1990년대부터 회자됐지만 소수의 마니아 문화의 한계를 지적하는 업계의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 1조원대 규모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월3~7일 열린 국내 최대 아트토이 전시 ‘아트토이컬쳐’의 성공은 현재 키덜트 신드롬이 마니아를 넘어 대중화됐음을 잘 말해준다. 올해로 4년째인 이 행사는 가족단위 관람객은 물론 단독 성인 방문자도 적지 않아 ‘키덜트족의 성지’로 불린다.


4월15일부터 8월8일까지 열리는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은 개막 전 티켓만 6만장이 넘게 팔렸다. ‘토이 스토리’와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미국의 픽사 스튜디오가 30주년을 기념해 세계투어로 진행하는 이 전시는 어린 시절 향수를 그리워하는 어른들의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키덜트 문화의 대중화는 장난감에 대한 어른과 어린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어른용 장난감’에 대한 개념도 점차 희미해져 최근에는 완구나 문구 등의 연령대가 파괴되고 있다. 장난감 시장의 극성수기로 불리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과 어린이날이 있는 5월 다음으로 2월이 업계 성수기로 부상했다. 2월은 바로 연인에게 선물을 하는 ‘발렌타인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완구의 2월 매출은 3년 연속으로 연간 매출 신장률을 상회하며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최근 2년 사이에는 2월 매출 신장률이 4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관련 행사나 판매 대상을 어린이에 한정 짓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추세다. 5월 어린이날을 위해 기획된 장난감들은 어른들의 ‘나를 위한 선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관련 업계는 애초부터 ‘덕후’를 노리고 성인팬을 확보한 장난감 상품들을 적극 배치해 5월 특수를 누렸다.


일상적인 주방용품이나 음식, 각종 소품 등의 상품도 캐릭터로 꾸며지는 등 간접 산업도 확장세다. 특히 편의점 업계들은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과자에 장난감을 끼워 팔던 전형적인 어린이 대상 마케팅을 어른 타깃으로 기획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작은 소비로 동심 소환


키덜트의 대중화는 이 같은 양적 부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키덜트가 레트로와의 결합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어린시절의 간식이나 딱지 등의 작은 소비로 동심을 소환하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유행은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이른바 ‘탕진잼’ 트렌드의 반영이기도 하다.


최근 인기몰이한 ‘인형뽑기’만 해도 ‘키덜트’ ‘레트로’ ‘탕진잼’의 키워드가 모두 들어있다. 과거 놀이나 유행의 부활은 시대와 맞는 어떤 지점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린이 세트를 구매하면 제공되는 작은 피규어나 도넛을 구매하면 주는 인형 등을 수집하는 인구도 늘어났다. 문구점이나 잡화점에서 캐릭터가 그려진 노트 연필 지우개 등의 문구를 구매하는 식으로 키덜트 욕구를 해소하기도 한다.


출판계는 ‘아이 같은 어른’이 새로운 고객층이 됐다. 2015년 출판계를 장악한 컬러링북 캐릭터북 신드롬은 이전 출판계에 없던 획기적인 분야의 부상이었다. 80년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종이인형 책이 인기를 모았고, 3040 세대를 겨냥한 딱지 가면놀이 등 종이 장난감 출판물들이 성공을 거뒀다. 이 같은 기획 상품 외에도 색칠공부 서적이나 캐릭터 스티커 등 유아 코너에 자리 잡은 출판물을 ‘힐링의 도구’로 구매하는 어른들이 증가하고 있다.


도피처이자 새로운 삶의 태도


키덜트 열풍은 ‘한번 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YOLO)’와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는 ‘혼족’ 문화 등과 관련이 깊다. 연령에 대한 사회적 역할이 강조됐던 과거에는 개인의 퇴행적 취향이 인정되기 어려웠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재미’는 선한 것으로 인식되는 문화적 환경 변화가 키덜트 대중화의 토대가 됐다.


경제적 불황과 사회 갈등·경쟁의 심화로 인해 작은 것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심리 또한 근본적 이유다. 복고가 미화된 과거로 도망치는 심리인 것처럼, 어린 시절로 도피함으로써 각박한 삶에서 한숨을 돌리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이 같은 현실 회피심리는 미성숙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소하고 위안을 얻어 현실을 건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들이 가진 좋은 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이인형 수집을 취미로 가진 주부 이모(34)씨는 “옛날 디자인 그대로 인쇄된 종이인형에는 30원이라고 가격이 적혀 있다. 어린 시절 종이인형을 사서 가위로 오리고 상상하는 그 시간이 그토록 행복할 수 없었는데 30원으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어른이 됐다는 것이 어리석게 느껴졌다”며, “작은 것으로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내가 종이인형을 수집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경쟁에서 승리가 불가능에 가까워진 세상에서 그 프레임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키덜트는 이 같은 어른들이 찾은 도피처이자 새로운 삶의 태도다. ‘키덜트’ 열풍이 더 일상적으로 더 소소하게 확산되는 현상이 단순한 산업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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