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미북관계가 결국 격랑속으로 빠져들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방문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현지시간 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밝힌 브리핑 원문의 주요 부분을 보면 "Kim pledged that North Korea will refrain from any further nuclear or missile tests.(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것과 "President Trump appreciated the briefing and said he would meet Kim Jong Un by May to achieve permanent denuclearization.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환영하면서 영구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로 돼 있다.
즉, 미국의 기존 입장인 CVID원칙(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약자.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폐기를 의미)에는 턱없이 부족한 핵과 미사일 실험의 '자제'를 약속한 것에 불과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나려는 목적이 '북한의 영구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임이 드러나 있는 것.
북한의 입장은 결국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약속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CNN은 이날 ["Trump has expressed an openness to dialogue with North Korea, but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said North Korea must first take concrete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As of Thursday evening, there was no indication that North Korea had pledged to take those steps.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and our posture toward the regime will not change until we see credible moves toward denuclearization," a senior administration official told reporters on Tuesday. "What we are looking for is concrete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트럼프는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놓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목요일 저녁까지 북한이 그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한 징조는 없었다.
미 행정부의 고위관료는 화요일 논평에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고, (북한)정권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비핵화를 향한 신뢰할만한 움직임이 보여질때까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고대하고 있는 것은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CVID임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미국의 이런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자유한국당의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정권 특사 핵심참모들이 하룻저녁 환대받았다고해서 변한 것이 없는데 문재인 정권의 안보의식은 정말 대한민국 국민들이 걱정을 넘어 한숨을 짓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일단 북미양측 만나기로 한 점 전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간과해서 안 될 것이다. 김정은은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것이지 핵폐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북한이) 통큰 행보를 보이는 뒷배경에는 이미 핵개발 완료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며 "만남이 성사되고 협상이 시작되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하지만 협상테이블에서 어떤 조건을 제시할 지"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같은 당의 안상수 정책위부의장은 "1964년 베트남 전쟁 참여, 미국 월맹 평화협정체결. 월맹공세 4월30일 사이공 함락, 1970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립이 됐다"며 "대한민국이 동조하는 분위기도 있는데 최근 있었던 변화가 (이와) 유사해 보인다. 최악의 경우는 없어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