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던 퓨마 ‘호롱이’가 사살된 데 이어, 교육용으로 박제될 수 있다는 소식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44분께 대전 중구 오월드를 탈출한 퓨마가 엽사에 의해 사살 조치됐다. 탈출이 확인된 지 약 4시간30분만이다.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는 약 60kg의 2010년생 암컷 성체로, 동물원은 이날 오후 사육 중인 4마리 퓨마 중 1마리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퓨마가 사살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동물원을 없애자는 글도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동물원 측 관리 소홀과 실수로 퓨마가 탈출하게 된 것인데 마취 시도를 더 해보지 않고 사살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물들에게 동물원은 감옥이나 마찬가지다.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9일 사실된 퓨마가 교육용 표본으로 박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제멸종위기종인 퓨마의 경우 동물 사체처리 규정에 따라 환경청에 신고한 뒤 동물 사체처리 전문업체에 맡겨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업체에서는 일반적으로 동물 사체를 소각하고 있어 국립중앙과학관이 생물의 다양성 보전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퓨마 사체 기증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도시공사 측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서 사살 당한 퓨마 호롱이의 박제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통해 “인간의 욕심에 의해 괴롭게 살아왔을 뿐더러 인간의 안전을 위해 잔인한 죽음을 맞이한 이 생명에게 주어지는 결과가 결국 ‘박제’ 또는 ‘폐기’라니 경악스럽다”며 “박제나 폐기가 아니라, 가여운 퓨마를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묻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대전 동물원 퓨마 호롱이를 박제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글 또한 “고향 땅에서 인간에게 억지로 끌려와서 수년간 유리방 속에 갇혀서 구경거리로 살다가, 인간의 실수로 인해 인간에게 사살당하고, 이젠 죽어서까지도 인간들의 구경거리로 남길 셈인가”라며 “호롱이를 고향 땅에 묻어주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퓨마 호롱이는 18일 오후 5시15분께 오월드를 탈출한 뒤 오후 6시49분께 동물원 내 배수지 인근 출렁다리에서 이동 중 사육사에 의해 목격돼 마취총을 맞았다. 하지만 퓨마는 계속 이동하면서 경찰특공대와 119특수구조단의 추격을 뿌리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상태라 추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날이 밝아질 경우 퓨마가 이동거리를 늘려 인근 산중으로 은신할 가능성이 우려돼 사살하기로 결정했다. 퓨마 사체는 현재 오월드 내 동물병원에 냉동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