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주요 제조업체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재무전략을 손익 중심에서 캐시플로우(cash flow) 중심으로 바꿨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방안을 수립 중으로 유동성 관리, 원가절감, 유연 생산체제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투자계획도 하향조정했다. 당초 연결기준 6조원의 투자를 계획했으나 코로나 여파로 5조20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노후설비 교체 등 투자시점을 연장하고 글로벌 투자는 해외시장 회복시점에 따라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신사업 부문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예정대로 진행한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성 효율을 통한 원가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타개책으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줄이는 내용의 긴축 경영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 여파에 경상비를 최대 70%까지 줄이고, 각종 시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임원진의 임금을 반납하는 등 잇따라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임원진 50여명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고 있다. 앞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임원의 급여 반납을 결정했다. GS칼텍스 임원들은 지난 3월부터 직급에 따라 급여의 10~15%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임원의 급여 20% 반납과 경비예산 최대 70% 삭감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 조치에 나섰다
LG화학은 올초 발표했던 설비투자 규모를 약 1조원 줄인다. 현금 확보를 통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되고 소비활동도 봉쇄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며 "대외의존도가 세계 최상위권인 우리나라는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