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산업 생산이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올해 3분기(7~9월)도 종료를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반등 시점이 4분기를 넘겨 내년까지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9일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 6월(4.1%) 이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하락 반전한 셈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서비스업 생산(-1.0%)이 5개월 만에 감소했고,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광공업 생산(-0.7%)도 후퇴했다.
특히 이달 지표에는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의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일부 업종의 영업중단,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 금지 등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른 결과가 반영될 9월 지표에선 더욱 악화한 기록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숙박·음식점에서 7.9%, 도·소매업에서 1.5% 감소가 나타났다. 이 업종들에서 이미 수 개월간 누적된 불황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나 영업 단축, 일손 감축 등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의 고용·생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도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 생산을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0% 감소했는데, 4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2009년 6월 9개월간 연속 감소한 이래 최장기간의 기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고개를 들면서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3.1%씩 감소했다.
체감 경기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의 업황 BSI는 64로 전월대비 2포인트(p) 하락했다. 지수가 100 이하이면 긍정적으로 답한 곳보다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비제조업 BSI는 62로 전월대비 4p 떨어져 지난 5월(50)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은 전월대비 4p 하락했다.
1차 유행 직후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기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바닥에서 맴도는 'L자형' 침체에 빠질 수 있으리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연내 경기반등을 이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최소한 연내 반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분기 반등은 상당 폭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4분기에는 반드시 회복 모멘텀을 살려 나가도록 재정·투자·소비·수출 등 전방위적 막바지 대응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재확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4분기 반등을 기대하긴 녹록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이 뒤로 미뤄지거나 반등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그간 1~3분기 성장률 하락을 막고 있는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재정지출의 효과도 그렇게 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