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홈네트워크 ‘표준
전쟁’
구현 가능한 기술 보유하고 있지만 업체간
호환 어렵고, 비싼 비용도 문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미래 발전 모습에 대한 놀라움이 예전과 같지 않다. 현실에 가까운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50년 또는 100년 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세계에 보급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디지털 홈 네트워킹도 이미 오래
전에 가상 체험을 거쳤다. 한국도 앞으로 10년 전후로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점을 어떻게 표준으로 정할지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살펴보았다.
‘Home of Dream’ 현실로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홈네트워크가 시범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2002년 10월부터 입주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1,500가구는
벽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세탁기, 에어컨, 전등 등을 켜고 끌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자동으로 모든 검침이 가능하다. 별도의 서비스 신청으로
외부에서 휴대전화로 SK텔레콤 ARS 서비스를 이용해 가전 제품들을 가동하거나 가스의 잠김과 열림 상태를 알 수 있다.
서울 일원동의 래미안 주택전시관에 가면 음성인식기능이 추가된 환경을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라고 말하면 커튼이 내려지고 불이
꺼지는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진다.
LG전자가 지난 5월20일 영국 런던 나이츠브리지(Nightsbridge)의 헤롯(Harrods)백화점에서 선보인 인터넷 가전제품군은 홈네트워크
산업의 현주소와 국내외 업계의 동향을 보여주었다. 네티즌들이 뽑은 4명의 가상가족 ‘인터넷 패밀리(Internet Family)’가 LG전자[66570]의
가전제품으로 일주일을 거주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생활풍속도를 선보였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기존 아날로그 시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디지털 홈 표준화 대상
홈 네트워킹 기능을 갖춘 주택은 유무선 홈네트워크 기술, 기기간의 상호 운용성을 지원하기 위한 홈네트워킹 미들웨어 기술, 외부망과 홈네트워크를
연동하고 댁내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홈게이트웨이 기술 등이 필요하다.
유선 홈네트워크 기술로는 HomePNA, 전력선, 이더넷, IEEE1394 등이 있으며, 무선 홈네트워크 기술로는 블루투스, 무선랜, 무선
1394, UWB(Ultra Wide Band) 등이 존재한다. 홈네트워킹을 위한 미들웨어 기술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주도하는 UpnP(Universal
Plug and Play), 소니와 필립스 등이 제정한 HAVi(Home Audio Video interoperability),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지원하는 Jini, 삼성이 제안하고 VESA(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 홈네트워크와 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가 채택한 VHN(Vesa Home Network)등이 있다.
홈게이트웨이에 대한 표준을 정의하고 있는 단체는 ISO/IEC 산하에 있는 JTC1의 SC25 WG1(Working Group 1)과 OSGi(Open
Services Gateway initiative), 그리고 UpnP Forum이 있다. ISO IEC/JTC1 SC25 WG1이 제정한
최종 위원회 표준은 N734로서 홈게이트웨이를 “가정의 기기들을 제어하고 데이터 네트워킹 시스템을 구현하는 요소”로 정의하고 있다.
OSGi(Open Services Gateway initiative)가 추구하는 홈게이트웨이에 대한 표준은 OSGi R1.0으로 OSGi
표준과 호환이 되는 서비스 게이트웨이를 개발한 업체는 Sun Microsystems와 Prosyst, 그리고 Gatespace와 IBM
등이 이에 속한다. 한편 한국의 OSGi의 활동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가 오랫동안 참여하고 있으며 4D HomeNet도 자사의 게이트웨이가
OSGi 표준과 호환이 되도록 이 분야에서 표준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광 케이블을 이용하면 자기장이나 전파의 영향을 받지 않을 뿐더러 전송 효율도 기존 동선에 비해 뛰 어나다. 전송 속도면에서도 광케이블이 동선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디지털 홈네트워크를 구현하 기에 적당하다. 각종 광케이블. |
차세대통합네트워크도 ‘전쟁중’
정보통신부는 NGcN(차세대통합네트워크)구축기획단을 구성하고 기본 계획안을 10월까지 마련해 정보화추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할 방침이라고 지난 5월27일 발표했다. 정통부는 가정까지 직접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FTTH(Fiber To The Home)는 향후
디지털가입자회선(DSL)망과 케이블망이 궁극적으로 진화 발전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기존 망의 FTTH화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통부 내에서 FTTH뿐만 아니라 HFC를 차세대 통합네트워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음은 가입자
망 사업자들 사이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정통부 내에서도 디지털 홈네트워크 추진 세력이 나뉘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하다.
방송가입자 1,100만 가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370만 가구를 보유하고 있는 CATV망은 디지털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 양방향
통신, 방송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NGcN 인프라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 하지만, FTTH만을 차세대 통합네트워크로 활용할
경우, 기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용단계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유무선 네트워크부터 홈게이트웨이까지 표준화는 끝이 없어 보인다. 가전회사는 회사끼리, TV, 에어컨, 냉장고 등 제품은 제품끼리 서로 표준이
다르다. 집 전체에 네트워크를 만들고 일반 가전보다 30~50%정도 비싼 디지털 가전을 설치하려면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로선 수요도
별로 없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홍보담당자는 “지금이라도 디지털 홈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은 충분하다. 하지만, 비싼 비용과 관련
업체간의 표준이 이루어지지 않아 쉽게 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화 외에도 디지털 홈네트워크와 관련, 인프라가 축적되어 있는 업체들간의 선점을 위한 신경전도 치열하다. 힘의 논리에 의해서 고급 기술이
쇠퇴되거나 서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애매하게 쓰여질 여지도 없지 않은 것이다.
FTTH(Fiber To The Home) |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