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인물

"어울려 사는 삶이 행복이죠"

URL복사


Untitled Document






 


“어울려 사는 삶이 행복이죠”




외로움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브니엘의 집’ 박상준
원장



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불편함이 아닌 ‘외로움’이다. 정상인이라 자청하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소외되는, 그래서 너무나 큰 쓸쓸함과 고독으로부터 싸워야하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형벌이다. 세상이 부여한 가슴아픈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며 고군분투하는 한 영혼이 있다. 서울
마포구청 옆, 좁다란 골목길 안쪽에 자리한 ‘브니엘의 집’ 박상준(37) 원장. 첫 대면에서 그가 맨 처음 내뱉은 말은 “두렵다”였다.










소아마비 지체1급 장애인인 박상준 원장은 "내
자신이 장애인으로서 뼈저릴 정도로 외로워봤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사회 속에서 어울려 사는 삶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대하던 이웃 이제는 한 가족

“힘들게 7년을 버텨왔는데 이제는 이곳을 떠나야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저의 신념을 어쩔 수 없이 접어야 할 때가 다가왔나 봅니다.”

브니엘의집은 정신지체, 자폐, 뇌성마비 등 장애인 27명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아니 박 원장까지 포함하면 28명이 사는 곳이다. 그도 소아마비
지체1급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죠. 우리에게는 편리한 장애인시설보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해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죠.”

뼈저릴 정도로 외로워봤다는 박 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굳이 땅값 비싼 서울에 브니엘의집을 세웠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훨씬 넓은 장소에 쾌적한
시설을 지을 수 있겠지만 그는 좁고 불편하더라도 사회에 섞이고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용이한 서울을 택한 것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이 장애인이 요양하기에도 좋지 않냐고 말하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런 곳은 딱1주일간만 좋아요. 그 이후가 지나면
멍해지죠. 오히려 몸만 불편하던 장애인들이 마음에도 병이 생겨요.”

그러나 그가 서울에 자리잡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재정적 문제는 당연했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처음 6개월 동안은
이웃들의 왜곡된 시선으로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대하던 이웃들이 지금은 막역한 사이가 됐어요. 우리집에도 자주 놀러오고 식사에 초대하기도 하죠. 자녀교육에도 좋고 보람도 느낀대요.
이제는 오히려 다른 곳으로 가지말라고 붙잡아요.”



“로또복권을 사야겠어요”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그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적응되자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정부에서 2005년 7월까지 인가시설로 등록하라는 것이었다.
인가시설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입소자 1인당 6∼7평의 대지를 보유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0평 이상의 건물을 소유해야하는데 서울에서
그 정도의 집을 얻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인가시설이 되면 정부에서 지원금을 줍니다. 하지만 정작 지원금을 필요로 하는 곳은 인가시설이 되지 못한 영세한 곳이 아닐까요? 대안은
제시해주지 않고 정책만 밀어붙이니 우리보고 산 속으로 가라는 말과 뭐가 다릅니까.”

답답함을 토로한 박 원장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동안 혼자 끙끙 앓아온 슬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말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여운을 남겼다.

“굳게 닫혔던 문을 열고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 가족들에게 다시 세상과 단절시켜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밖에 나가기 두려워하던
식구들이 이제는 먼저 영화보러 가자고 조르기도 합니다. 갔다오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이곳을 떠나면 그 행복은 사라지겠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로또복권을 사든지 해야겠어요.”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후 원 : 02-837-8513
011-9992-8513



국민은행 837-25-0012-328



우리은행 115-351765-13-501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동훈, 강화군수 보선 지원사격...탈당 후 출마 안상수에 “복당 없다”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10.16 재보궐선거 지역인 인천 강화군을 찾아 군수 후보로 출마한 박용철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에서 열린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강화 주민의 삶을 더 개선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오신 것 아닌가. 저도 그렇다"며 "우리 당에서 강화의 일꾼으로 여러분을 위해서 함께 일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주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의 출발을 강화에서 하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강화의 힘이 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실천하겠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고 강화 주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겨냥해 "경선의 기회가 있는데도 당을 탈당해서 출마한 경우에 그건 주민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행동이다. 명분없는 행동"이라며 "제가 당대표로서 이렇게 말씀드린다. 복당은 없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국민의힘이 강한 지역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안 전 시장 출마로 보수 표가 양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화를 지역구로 둔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러가지 사업을 누가 하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남이동길’에서 느끼는 예술의 향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남이동길에서 ‘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Närt문화살롱’은 서대문구 남가좌 생활상권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재미진동네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주민이 다양한 예술인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예술을 매개로 네트워킹을 형성해 지속적이고 특색있는 ‘남이동길’만의 예술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회차로 나눠 진행되는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7월~8월 #1 프로그램과 #2 프로그램을 마쳤으며, 9월부터 10월까지 #3 프로그램과 #4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Närt 문화 살롱 #3 프로그램은 ‘Närt 화요 미식회; 예술 한 조각, 대화 한 스푼’이라는 주제로 9월 24일부터 10월 22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5곳의 상점에서 5회차에 걸쳐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장소와 주제는 △1회차 ‘선휴커피’에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남이동길’(건축가 김은경 소장) △2회차 ‘조조갤러리’에서 ‘K-pop과 엔터테인먼트 시장’(배드보스 컴퍼니 조재윤 대표) △3회차는 ‘노잉로스팅 하우스’에서 ‘사진과 영상예술’(사진작가 송길수) △4회차는 ‘썬공방’에서 ‘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