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금융지주들이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지난해 배당성향을 낮춘 가운데, 하반기 다시금 배당을 확대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자본준비금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논의한다. 이는 자본준비금 가운데 4조원을 배당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내용으로, 향후 배당여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미 정관에도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당장 올 하반기에도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도 오는 25일 주총에서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정관 변경안을 다룰 예정이다. 현재 신한금융 정관 제59조 2항은 중간배당을 1년에 한 차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변경해 분기별로 최대 네 차례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그간 코로나19 위기 진정 후 주주친화적인 자본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왔다.
KB금융지주도 하반기 중간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환주 KB금융 부사장은 "금융당국의 자본관리 권고가 6월 말까지인 만큼 경제회복과 불확실성 완화 등이 이뤄지면 적극적 자본정책으로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듯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배당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방침이 올 6월까지로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금융지주와 은행에 올해 6월까지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실제로 대다수 금융지주는 지난해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대폭 축소해 주주가치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지난해 배당성향을 20%로 확정했고, 신한금융은 배당성향을 22.7%로 결정했다. 지난해 이들 금융지주들의 배당성향이 25~27%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5% 가량 낮아진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인데, 그간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며 대거 이탈하지 않았느냐"며 "금융지주사 모두가 배당확대를 고민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그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간배당 등 탄력적 자본정책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긴 시간 논의를 이어왔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된 후 주주친화적인 자본정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