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아래 언론노조)는 국회가 언론관련 법안 처리를 연기함에 따라 8일 0시 부로 총파업을 일시 중지하고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7일 새벽 논평을 통해 "언론법은 국민과 합의 처리가 원칙"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한나라당의 언론법 개정이 국민적 대 토론과 합의 없이 직권상정 하여 날치기 처리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과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염원하는 일만 팔천 언론노동자들의 총파업과 지지와 성원을 보내 준 국민들의 힘이었다"고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 처리하는 것은 여당과 야당의 협의가 아니라 국민과 협의 처리라는 것을 여당과 야당 모두에 일러둔다"며 "언로가 막히고 언론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는 개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파업은 한나라당이 신문시장을 정상화하여 거대족벌 신문의 독과점이 해소될 때까지 유효하다"며 "향후 국회에서 언론법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지켜볼 것이며 한나라당이 다시 한 번 날치기를 시도하는 경우 그때는 국민과 함께 지금보다 더 높고 강고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26일 한나라당이 신문방송 겸영과 재벌의 방송사업 진출을 허용하는 언론 관련법을 날치기로 시도하자 언론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섰다.
7일 현재까지 13일째 MBC 등 주요 방송, 지역 민간방송이 총파업 투쟁을 펼쳐왔다.
여야가 6일 ▲ 방송법 ▲ 신문법 ▲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등 5개 미디어관련법은 빠른 시일 안에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고, ▲ 언론중재법 ▲ 전파법 등 2개 법안에 대해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를 거쳐 처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일단 큰 마찰은 피하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6일 저녁 열린 촛불문화제에 여야 협상 결과가 전해졌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언론악법을 강행처리하겠다던 한나라당의 시도를 1차적으로 막는 데 성공했다"며 "언론악법뿐만 아니라 다른 민생 악법의 위험을 국민에게 알리고 이번 회기 내 처리를 막은 것은 언론노조 총파업의 큰 성과"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언론악법 저지 투쟁이 9부 능선까지 가 있다"며 "2월에 다시 우리가 모여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승리했지만 아직 만세를 부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법안 처리만 미뤘을 뿐 언론법 내용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만큼 언론악법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여당 입장에서는 언론노조 파업으로 이번 회기에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언론을 더 철저히 옥죄는 법을 2월 임시국회에 한꺼번에 들고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2월에 우리가 다시 모일 때는 또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한나라당에 분명히 경고하고, 언론장악을 끝장내자"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시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언론노조 뿐만아니라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고 정부 여당은 이번 결과를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해 국민의 뜻을 어기고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반듯이 약속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언론장악 저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4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언론노조 조합원과 시민단체, 누리꾼 등 시민 3000여 명의 참가한 가운데 특히, 지역 민영방송 조합원들이 제작을 전면 거부하고 참여했으며, 집행부가 바뀐 KBS노동조합도 공식 합류했다.
이날 KBS 강동구 노조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미디어 7대 악법을 철회할 것으로 알았는데 아직도 그들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며 "방송은 정권의 것도, 재벌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고,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지켜나가는 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MBC 박성제 본부장은 "지금 국회에서는 언론노조의 총파업과 국민들의 지지에 밀려 막다른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든든한 국민이 있기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언론노조가 일어서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사실을 믿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SBS 심석태 본부장은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붙이는 등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이라는 확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힘과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힘으로 언론노조가 지금까지 이긴 적이 없지만 이번 싸움만은 반듯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PD연합회 김영희 회장은 "PD에게 프로그램은 혈육보다 소중한데도 불구하고 현장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 자리에 있다"며 "하지만 조중동이 방송 진출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이 방송 장악 음모를 접을 때 PD들은 국민의 품에 재밌고,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이번 업무 복귀는 파업 철회가 아닌 잠정 중단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법안 처리를 시도할 경우 총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7일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 YTN 사옥 앞에서 낙하산 구본홍 퇴진 촉구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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