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되게 하는’ 정치인
탁월한 경제 감각과 강력한 리더십 지닌 21세기형 지도자 임창열 전 경기지사
내년
총선 출마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오랜만에 정계 복귀를 예고한 반가운 인물 한 명이 눈에 띈다.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바로 그 주인공.
임 전 지사의 오산 지역 출마가 예상되면서 그가 정치적 재계에 성공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 전 지사는 남양주, 일산, 광주, 수원, 영통, 하남 등의 주민들이 자기 지역발전을 위해 서로 국회의원 출마 모시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미 관계를 원활하게 조율하겠다는 마음으로 미군과 맞붙어 있는 오산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 전 지사는 대표적인 엘리트 관료이자 경제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조달청장과 과학기술부 차관, 해양수산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을 거쳐
통상산업부 장관,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등 핵심부처장을 두루 섭렵한 그는 특히 ‘IMF의 해결사’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경기고 서울상대, 행시 등 엘리트 코스 거쳐
1944년 5월 서울 제기동에서 출생한 임 전 지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장관이 돼 우리나라를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을
만큼 포부가 남달랐다. 경기고, 서울대 상대 경영학과, ROTC, 행정고시 등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는 어떤 집단에서도 특유의
리 더십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유명하다.
공직생활 중에는 은행의 여신업무가 대기업에 편중, 정경유착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무제한 여신-금융제도’를 개선해 화제가 됐고,
금융제도심의관 시절에는 ‘근로자재산형성 저축제도’ ‘내집마련저축제도’ ‘농어민 목돈마련 저축제도’ 등을 입안하기도 했다.
1995년 과학기술처 차관 재임 기간에는 ‘과학기술혁신 5개년 계획’과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과학입국의 기반을 구축한
성과도 올렸다. 1997년 통상산업부장관 때는 모든 경제정책을 수출드라이브에 맞춰 국제수지 개선을 도모하는 한편 ‘전국 테크노파크 조성’
‘벤처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임 전 지사의 탁월한 경제 감각과 강력한 업무추진이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외환위기 시절 캉드쉬 IMF총재와 협상에서 다. 당시 경제부총리로
발탁돼 경제 회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그는 이후 민선 경기도지사에 재임, 성공적인 도정(道政)으로 ‘21세기형 경제 지도자’라는 평을 얻었다.
외자유치 신화 이룩
임 전 지사는 1998년 7월에서 2002년 6월까지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 ‘안되면 되게 하라’는 도전정신으로 27개 법령을 제·개정함으로써
경기도 발전과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일등경기 정신을 강조하고 CEO 지방경영 정신을 행정 각 분야에 도입함으로써,
경제성장·외자유치·농정분야 등 도정의 거의 전 분야에서 눈에 띄는 업적을 이루어냈다.
경제전문가답게 그는 특히 경제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이룩했다. 후보 시절부터 경기도에 30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던 임 전 지사는
재임 기간 무엇보다도 외자유치에 주력했다. 그가 재임했던 4년간 외자유치액은 105억2,000만불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36년의 3.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의 외자유치실적은 널리 인정받아 2000년 경기도는 외국인 투자유치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여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에도 성공해 대량실업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 민선2기 일자리 창출은 61만개로,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일자리 창출의 4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로써 임 전 지사는 한때 10.2%에 달했던 경기도의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운 3.0%까지 내리는데 성공했다.
중소기업 지원시책 또한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임 전 지사는 전국 중소기업의 4분의 1이 입지하고 있는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파격적인 중소기업 육성책을 펼쳤다. 그는 4년간 1만5,244개 중소기업에 3조1,380억원을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 16년간 지원한
금액의 3배에 해당되며, 서울의 2.4배, 전국 시·도 평균 4.4배에 달하는 액수다.
2001년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1,0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하기도 했다. 이 지원센터의 설립으로 창업에서부터 기술개발,
수출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중앙정부
의존에서 벗어난 적극적 행정
경기도의 고질적인 농가부채를 해결한 점도 임 전 지사의 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도는 경지면적이 전국에서 4번째로 크고, 농가 인구는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지만 농가 소득구조의 안정성이 낮고 영농 기반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농촌경제의 어려움이 극심한 상태였다.
임 전 지사는 경기미 고품질화,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도지사 농산물 품질인증제(G마크) 등 농업소득 향상을 위한 시책을 추진해 농가부채
전국 1위의 경기도를 농가소득 전국 1위 지역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임 전 지사는 또한 중앙정부에 의존하기 보다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침으로써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을 기회의
땅으로 변모시켰다. 취임 초기부터 “행정자치부가 정해준 대로 가서는 지방자치의 발전이 없다”며 경기도 독립을 선언했던 그는 서해안 시대를
맞아 평택항을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 개발하는 등 경기도가 새로운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이 같은 화려한 성과를 통해 엿볼 수 있듯, 임 전 지사는 남다른 경제 감각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정계로
돌아와 다시 써내려 갈 업적들이 어떤 것이 될지 기대된다.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