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10.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인물

‘나눔', 이 여자가 사는 법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무제 문서





 


‘나눔', 이 여자가 사는 법



소외된 이웃과 함께 울고 웃는 공무원 심예경 씨




“얘기하지마.
또 울 거면서….”

남의 말 가로막으며 울지 말라할 땐 언제고 도리어 자신이 얼굴 시뻘개져 우는 건 무슨 행태인지. 그것까지는 괜찮다. 울 테면 자기만 울
것이지 지켜보는 이까지 울컥하게 만드는 건 무슨 심보냐 말이다.

살아온 얘기를 꺼내는 심상신 할머니(78)를 저지하고 나서 심예경(50 여) 씨는 할머니 손을 자꾸만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이미 그
아픔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듯 자꾸 기억하지 말라며 심씨는 할머니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갖고 있는 걸 나누는 건 당연”

친모녀로 보이는 심씨와 심 할머니는 사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인연을 맺은 지는 5년. 아들 내외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뒤 몇
십 년을 혼자 살아온 할머니에게 심씨는 선뜻 딸이 돼주었고 지금까지 친딸 노릇을 하고 있다. 때로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도 하면서 때로는
한바탕 웃어 재끼기도 하면서 그들은 끈끈한 정을 나눴다.

심 할머니 외에도 심씨는 두 명의 독거노인을 비롯, 장애인, 모자 가정 등에 지속적 후원과 관심을 쏟고 있다. 수시로 전화하고 최소한 한
달에 한번은 방문하면서 갈 때마다 쌀은 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체크한다. 그렇다고 심씨의 살림이 넉넉하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단돈
1만원도 함부로 쓰지 못하는 서민이지만, 다달이 받는 봉급에서 알뜰히 아끼고 쪼개, 나눌 뿐이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겐 직장이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제가 갖고 있는 걸 나누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12곳 사회복지단체 후원

현재 남가좌1동사무소 공무원인 심씨는 1998년 북가좌2동사무소 재직시 사회복지업무를 맡으면서 그들과 관계를 맺었다. 기초생활수급자 240여
세대에 후원금과 물품을 분배하는 일을 담당했는데, 일적인 부분말고도 심씨는 그들에게 관심과 정성을 쏟았다. 2001년 다른 일을 배정 받을
때까지 하루 3시간 이상 자본 적 없을 만큼 열심이어서 간혹 고생을 왜 사서 하냐는 핀잔도 들었다. 하지만 심씨는 자신의 도움을 바라는
이들을 뿌리칠 수 없었고, 언제든 그들이 부르면 달려갔다. 밤12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응급실로 뛰어가는 일도 허다했고,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는 청소년 가장들이 손을 내밀 때도 언제든 잡아줬다. 언젠가는 세상에 아무 것도 남긴 것 없이 떠난 어느 할머니의 상주노릇도 했다.


“참 많이 울었다”는 심씨는 “쌀 주고 돈 주면 끝나는 게 아닌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검토하는 것이 ‘복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금전으로 하는 봉사가 가장 쉬운 나눔의 길”이었음을 말이다.

“오지랖이 넓어서 그렇죠”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심씨는 “공납금이 없어 학교에서 여러 번 쫓겨난 기억이 있다”며 자신이 그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리고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가난 때문에 아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눔’을 일이 아닌 삶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꽃동네 회원을 시작으로 현재 12곳 사회복지단체에 20년간 매달 한번도 빠짐없이 후원금을 보내는 것만 봐도 나눔은 그녀 삶의 또 다른 방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살아오면서 제가 했을, 또한 했을 지도 모를 잘못에 대해 갚아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냥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뿐입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이란, 이스라엘 향해 미사일 200발 발사 공격(종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란이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등 중동 대리 세력 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200발을 발사해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2일(현지시각) AFP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이날 이스라엘로 미사일 200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181발이 발사됐으며, 대부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발사한 미사일의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등 중동 대리 세력 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공격 직후 낸 성명에서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압바스 닐포루샨 IRGC 부사령관 사망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유엔 헌장에 따른 국가의 정당한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레바논과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권의 범죄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적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기방어"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정치

더보기
우원식 국회의장,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 오찬 주최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 오찬 행사를 주최했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재외동포사회의 역사는 무려 160년으로, 재해와 흉년에 가난과 일제의 수탈을 피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며 "대한민국은 식민지배와 전쟁을 극복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유례없는 나라, 민주주의와 경제를 함께 발전시킨 '드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어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은 우리 국민과 더불어 재외동포 사회가 함께 이룬 성과"라면서 "일제강점기, 산업화·민주화 시대 등 모국의 위기와 도약의 시기마다 힘을 모아주신 한인 지도자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지난해 동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재외동포기본법과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이 통과됐다"며 "앞으로 투표소 확대를 비롯해 재외국민 참정권을 더욱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아울러 "이번 대회 슬로건인 '자랑스러운 우리 동포, 함께하는 대한민국'처럼 동포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은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서로 밀고 끌며 나아갈 것"이라며 "혼란스러운 국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