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여성에게 거짓말로 호감을 얻은 뒤, 6개월간 5억2000여만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피해자 B(35·여)로부터 총 112회에 걸쳐 5억2133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2년 7월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에 살고 있다"거나 "고급 명품숍을 운영하고 있다"등의 거짓말로 재력가 행세를 했다.
그는 외모가 준수한 다른 남성의 사진을 마치 자신의 사진인 것처럼 전송하고, 고가의 외제차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또 아내가 바람을 피워 곧 이혼할 예정이고, 이혼한 후 B씨와 결혼하겠다며 호감을 샀다.
이어 A씨는 "아내가 은행 계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급정지 시키려고 하니 아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계좌로 돈을 입금해달라"는 식으로 B씨에게 돈을 뜯어냈다.
하지만 A씨가 알려준 계좌는 도박 계좌였다. 범행 당시 일정한 직업이나 수입이 없던 A씨는 B씨로부터 뜯어낸 돈을 도박 자금,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전부터 동종 범행을 반복했고,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면서 "누범기간 중인데도 자숙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기에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해자는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편취액의 일부가 피해자에게 반환됐다"면서 "실제 피해액은 범죄사실에서 인정된 편취액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