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는 '안철수 돌풍'과 관련 "곁에서 정치권이 자꾸 건드리고 부추겨서 망가뜨리는 것은 보기에도 안타깝다. 벌써 그렇게 하면서 본인도 간이 배 밖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5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나와 "안철수 교수 같은 분은 유능한 과학자로 컴퓨터 백신 전문가로 이미 그 방면에서 많은 일을 했고 유능한 사람이니까, 그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게 해줘야 한다. 이름이 나고 했다고 해서 정치권으로 들어오고 하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냐"며 "예컨대 카이스트 같은 데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다음에 사법시험 친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정치하겠다고 나설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그래서 유명한 과학자는 세계 1등이 되고 정치는 정치 쪽에서 하고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 특히 안 교수가 물망에 오르면서 뭔가 아주 정상심을 잃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이 전 대표는 "거기에 대한 여론조사가 아주 크게 나오니까 한나라당, 민주당 모두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런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아주 건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것은 본인을 위해서 애석한 일이고, 지금 50% 나오고 하니까 곁에서 아마 이런 충고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제발 정상심으로 돌아가서 본래 존경을 받으면서 나라를 위해서 하는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아주 깜짝 출연 같은 거지만, 오히려 앞으로 많이 변화할 수 있다"고 기대감도 나타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평소 비정책인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존경과 관심 같은 것들이 곁들여져서 그런 건데, 선거판에 들어가면 아주 진탕 싸움이 벌어질 거라 지금 현재의 상황이 그대로 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면서 '안철수 돌풍 현상'에 대해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극심한 혐오감 때문"이라며 "안 교수는 곁에서 무슨 멘토다 또는 전략가다 하는 분들의 얘기보다도 본인이 나라를 위한 정상적인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