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십이야'(十二夜)가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극단 여행자’와 함께 선보인다.
내달 11일부터 20일까지 9차례 무대에 오르는 '십이야'는 서울남산국악당이 “전통, 새옷으로 갈아입다”라는 기획으로 전통예술의 타 장르와 컨버젼스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해외 고전을 한국의 미학과 전통을 접목시켜 새로운 해석과 이미지의 무대를 선보여 온 ‘극단여행자’가, 그들의 주요 레퍼토리 '한여름 밤의 꿈' 이후 제작한 야심작 '십이야'는, 특별히 한국 전통의 마당놀이를 세계 고전과 접목시켜 보다 한국스러운 멋과 음색을 우리만의 스타일로 담아낸다.
'십이야'는 유쾌한 해학과 위트, 생생함이 살아있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서울남산국악당의 전통적인 풍경과 무대에서 한국의 색채와 어우러져 한국의 멋과 미학을 한껏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여행자’가 2008년 초연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2011 '십이야'는, 남자배우 11명으로만 구성되어 무대에 오른다.
남사당패의 놀음을 연상하게 하는 이번 작품은 ‘남장여자’로부터 비롯되어 얽히고 엮이는 사랑의 에피소드와 코미디를 남자 배우들의 무대로만 구성하여 ‘남장여자’, ‘여장남자’ 등의 작품의 구조와 연출 컨셉의 구조가 뒤얽히며 더욱 위트 있는 무대로 꾸민다.
특히 신체의 움직임과 무대 이미지의 미학이 더욱 돋보이는 ‘극단 여행자’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으며 남자배우들만의 등장으로 보다 역동성 있고 흥에 넘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극단여행자’가 <맥베드>에서는 십이간지를,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별자리 이름을 붙였다면 이번 '십이야'에서는 우리 꽃 이름을 가져온다.
좌충우돌 헤프닝 속에 결국 사랑을 이루고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이 유쾌한 사랑이야기에는 아름다운 빛깔과 은은한 향기, 고운 자태와 열매, 겨울을 이기고 대지를 피어나는 강인함이 있지만 그 강인함보다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꽃이 이 작품에 사람들로 피어난다.
사람, 사랑, 꽃의 아름다움에 착안해서 등장인물을 토종 야생화의 이름으로 바꾼 이 공연은 쌍둥이 세바스찬과 바이올라는 ‘청가시’와 ‘홍가시’로, 오시노 공작은 ‘산자고’, 섬처녀 올리비아는 ‘섬초롱’, 올리비아의 삼촌 토비 경은 ‘맥문아재비’, 놀고먹는 식객 앤드류는 ‘패랭이’, 바다사람 안토니오 선장은 ‘해국’, 노랫광대 페스테는 ‘꼭두서니풀’, 집사 말볼리오는 ‘쑥부쟁이’, 유모 마리아는 ‘비수리’, 하인 페이비안은 ‘구술붕이’로 캐릭터의 성격과 국어와 영어의 어감을 고려해 이름을 붙였다.
이에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 악의 없이 전달되는 삶의 즐거운 유머와 재기발랄한 위트, 천성이 따듯함에서 묻어나오는 진실한 마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연정은 각기 우리 꽃이름과 잘 어우러진다.
또한 극단여행자의 '십이야'에는 곳곳에 숨겨진 감각적인 인용과 접목 등의 위트를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공연 중 등장하는 서풀무(극단여행자에서 명명한 셔플댄스의 한국식 명칭)를 활용한 발리우드 컨셉의 단체 댄스 장면, 군데군데 등장하는 '소나기',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국내외 명작들의 패러디 장면들을 활용하면서 보다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십이야' (원제:The Twelfth Night 부제:What You Will) 는 W.셰익스피어가 1599년에서 1600년 사이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3막 희극으로 1601년 엘리자베스 여왕 궁전에서 초연 되었다.
많은 평론가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에서 최대 걸작으로 손 꼽는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원숙한 기교와 깊은 인간적 통찰력, 문학성과 음악성을 고루 갖춘 완벽한 희극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12월 25일)부터 12일이 지난 1월 6일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제일이 있었으며 예로부터 축제 마지막날 1월 6일 여러 행사와 함께 즐겁게 노는 풍습이 있었다.
‘십이야’는 크리스마스부터 12일째에 해당하는 1월 6일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