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이 ‘숫자’아닌 ‘주식’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복권 구입비, 방식 등 기존의 로또복권과 유사하나, 요령과 당첨확률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일단 49개의 숫자 중 6개를 고르는 기존의 로또방식과 달리, 주식로또는 49개 우량 종목 가운데 한 주간 상승률이 높은 7개를 맞추는 방식이다. 즉, 49개 종목 중에서 1주일 동안 어떤 종목이 가장 많이 오를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다.
지난 2일 발매를 시작으로 9일 첫 회 당첨발표가 있었는데 1등 당첨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 복권은 인터넷 전용 복권으로 ‘주식로또 749’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식로또 749의 재수탁사업자인 (주)레드폭스아이는 복권 발매 이벤트로 10억짜리 잠실 재건축 아파트를 1등 당첨금으로 내놓아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당첨금도 노리고, 주식 모의투자도 하고! 종목 선정의 투명성이 관건
(주)레드폭스아이의 이상래 대표는 “이 복권은 단순히 의미 없는 숫자를 맞추는 게 아니라 주식종목에 대한 분석과 예측에 기반한 게임형 복권이므로, 소액 투자로 거액의 당첨금을 기대하면서 일종의 모의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숫자가 아닌 특정 종목을 분석해서 맞추는 방식에선 ‘스포츠 토토’와도 유사하다.
주식로또 749도 판매량이 늘수록 당첨금이 누적되며, 당해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월되는 형식이다. 49개의 종목은 거래소, 코스닥 종목 중에서 시가총액, 거래량, 주가변동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외부 전문가 5명을 종목선정위원회로 구성, 종목 선정 기준을 검토하고 감시.감독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당첨자 조작설에 시달렸던 로또복권의 경우와 같이, 주식로또도 종목의 시세를 조종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7개 종목을 골라내는 방식이라, 시세조종을 위해서는 7개 이상의 종목에 대한 시세조종을 해야 하는데, 당첨금 이상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당첨 발표 후 종목에 대한 분석과 내용이 투명하게 공시돼야 당첨 조작에 대한 구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도 향후 진행 상황을 보고 공시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복권법상 최저당첨금 보장은 10억으로 제한된다. 한 사람이 10만원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규제할 방법이 없어 ‘유명무실’한 규정이다. 로또복권도 가맹점을 돌아다니며 10만원씩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주식로또 749도 마찬가지로 인터넷 복권으로 실명제로 구매하게 돼 있다. 하지만 “1회 로그인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로그아웃을 하고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한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규칙을 만들어 놓는 것에 대해 복권수탁업자들도 불만은 많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모든 복권은 로또복권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판매금액이 많아질 수록 수수료와 세금을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