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앞두고 주류업계가 들썩인다. 지난 2002년을 뜨겁게 달궜던 한-일 월드컵 경기 때 열광의 응원 속에 마시던 시원한 맥주와 치킨 안주는 그 얼마나 ‘꿀맛’이었던가. 독일월드컵과 여름철 성수기를 준비하는 맥주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맥주업계 1위 하이트맥주(대표 윤종웅)는 ‘뉴(new)전략’으로 시동을 걸었다. 신기술 공법으로 제조한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고 브랜드, 광고도 새 옷을 입었다. 하이트맥주의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업계의 긴장감을 부추기고 있다.
‘오픈 업 하이트’로 브랜드 슬로건 변경
하이트는 지난 3년간 연구 끝에 하이트맥주만의 맞춤식 발효시스템인 ‘신선도 유지 시스템(Fresh Taste Keeping System) 공법을 개발했다. 이 공법으로 맥주 맛의 안정성과 유통기간 중 신선함을 최대한 연장시켜 맥주의 향미를 기존보다 50% 증진시켰다.
브랜드 슬로건도 ‘물이 만든 작품 하나’에서 ‘오픈업 하이트(Open Up! Hite)'로 바꿨다. 좋은 물을 원료로 한 제품의 홍보에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하는 자리, 마음을 열고 세상과 만나는 자리에 하이트 맥주가 늘 함께 하겠다는 이미지 홍보 전략으로 바꾼 것.
상표도 새 옷을 입었다. 주상표의 은박은 그대로 사용했지만 브랜드명을 소문자(hite)로 바꾸면서 나선형으로 처리, 시원함과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 기존 암반수 마크를 단순화해 더욱 세련되게 만들었다. 하이트만의 특징인 온도계 마크 위치를 주상표로 옮기면서 슬로건을 나타내는 ‘오픈마크’로 변경했다.
새롭게 바뀐 하이트맥주 ‘오픈 업 하이트’ TV광고는 독특한 컨셉트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맥주를 주인공으로 의인화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맥주가 서로를 더 가까이 하고 만나며 사랑하고 웃고 즐기는 일상생활 속 모습을 재미있게 담아냈다. 맥주를 마시는 상쾌함을 섬세하고 적절히 보여주기 위해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통해 풍부한 영상미를 구현했다. 또 빠르고 경쾌한 비트의 배경음악은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새로운 모습, 맛과 향 공법의 하이트맥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열어준다는 ‘오픈 업’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하이트를 만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컨셉트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이트맥주 윤종웅 대표는 “새로운 슬로건에서 표방하는 것처럼 하이트가 바쁜 현대생활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오픈업’하게 하는 매개가 되도록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겨냥한 후속 박지성 광고 ‘주목’
후속 CF도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하이트맥주의 광고모델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출연할 후속광고는 맥주의 최대 성수기인 월드컵 및 여름철을 겨냥해 즐겁고 열정적인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라고 한다.
하이트맥주의 새로운 시도는 93년 첫 출시되어, 국내 맥주시장에서 3년 만에 40년간 이어온 OB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렸고, 2004년부터 연속 3년간 브랜드 경쟁력 1위를 지킨 발판이 된다. 하이트가 맥주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고객 만족 실현과 제품에 대한 차별화이다.
하이트는 ‘국내 최초 비열처리 맥주’, ‘암반 천연수’, ‘100% 보리로 제조’, ‘맥주병에 온도계 마크 부착’ 등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깨끗한 물’로 만든 맥주라는 점을 널리 알림으로써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맥주 캔에 점자를 찍어 편의를 제공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한편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7%로 명실공이 우리나라 대표 맥주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소주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진로 인수로 확고한 주류 유통망을 확보하게 됐다. 윤종웅 대표는 “제품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끝에 하이트의 리뉴얼 제품을 내놓게 됐다”면서 “1등 브랜드의 자부심과 소비자들에 대한 의무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