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짝퉁 주의보’를 내렸다. 지난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간 관세청은 가짜상품특별단속을 실시해 363건, 4,895억원 상당을 적발했다.
이는 전년 동기실적(95건, 586억원)에 비하여 건수 3.8배, 금액 8.4배에 달하는 규모다. 과거 소비재에 한정돼 있던 가짜상품은 최근 담배, 의약품, 자동차, 항공기 부품, 전자제품, IT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화 되고 있다. 관세청 조사총괄과 김영균 사무관은 “가짜 상품이 명품에서 의약품.부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자동경보시스템과 가짜 상품 추적시스템 등을 구축해 가짜 상품을 철저히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밀수법도 ‘천태만상’
품목별로는 휴대폰(1,777억원), 가방류(1,194억원), 의류(1,096억원), 시계류(349억원), 의약품류(227억원) 순으로 ‘가짜 상품’이 많았다.
휴대폰의 경우 삼성 LG 팬텍 등의 협력업체에서 불법 유출된 가짜 휴대폰 케이스 등(763,250점, 시가 1,768억원 상당)을 밀수출 하는 것을 국정원과 검찰의 공조로 적발됐다. 이들은 불량품을 폐기처분 하지 않고 부품형태로 수출, 중국 수입조직 등을 통해 중국 현지에서 완제품의 로고를 부착한 뒤 불법 유통시키고 있었다. 국산 맥주 HITE는 HICK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하게 따다가 캔 음료로 만들어졌다. 자동차 휠 상표 ‘Volk Racing’을 ‘Vulk Racing’로 위조해 부착한 가짜 상품도 적발됐다. BBS 상표 중 S를 숫자 5로 변경하고 ‘AC SCHNUZER’ 상표 중 I를 T로 변형했다.
구찌.샤넬.롤렉스 등의 ‘짝퉁 명품’들은 빠지지 않는 고정(?) 상품이다. 지난 2월 9일 인천세관은 신발류로 품명을 위장, 가짜 상품을 반입한다는 제보를 받고 화물정보를 분석하던 중 시가 75억 상당의 가짜 핸드백과 담배를 적발해냈다. 시가 80억원 상당의 중국산 가짜 명품 의류와 시계 등도 컨테이너 화물에서 발견했다.
이들 짝퉁 명품들은 중국 등지에서 컨테이너를 이용, 신발류 등 정상 수입품목인 것처럼 위장한 채 국내에 반입돼 인터넷 쇼핑몰 또는 동대문시장 등을 통해 주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상품 중에는 가짜 비아그라도 대거 포함됐다. 시가 1억8천만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를 유리액자로 품명을 위장신고 한 것을 적발했다.
가짜 상품이 판을 치면서 밀수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밀수업자들은 △슬리퍼 속에 비닐랩을 씌워 롤렉스 등 가짜시계를 숨겨오거나 △케이블 속에 가짜 비아그라를 넣어오거나 △평소 세관에서 검사 실적이 없던 휴대 애완용 개집에 가짜의류를 넣어오는가 하면 △여성잡지 사은품으로 독자에게 배포하기 위해 가짜 핸드백을 무려 357억원어치나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