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대규모 통상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정부는
최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을 ‘경제통상대사’에 임명했다. ‘경제통상대사’암기는 1년으로 정 회장은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김 회장은 한미우호증진 활동을 지원한다고 한다. 일반인을 외교관으로 활동하게 하는 것은 매우 산뜻한 발상이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인 정책을 촉구하고 싶다.
필자는 10년전에 중국 남쪽의 큰 섬 해남성 성주 초청으로 현지 취재를 한 기억이 있다. 해남성은 22개성-4개 직할시-5개 자치구-2개
특별행정구로 구분되어 있는 중국의 지방자치단체 중 33번째 독립된 성이며 경제특구다. 인구는 7백만 정도 된다.
대만보다 조금 작은 해남은 아열대기후로 해변이 아름답고 골프장과 온천 등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당연히 해산물이 풍부했다. 특히 천연 진주
양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는 약 6백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다고 했다. 길림성에 몰려살던 조선족들이 다양한 경제활동을 위해 이곳에도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마침 당시 이곳의 대기업 흥남 그룹의 계열무역회사 총경리인 조선족에게 중국을 공략하는 경제전략을 질문했다. 그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중국의
독특한 경제 생리를 모르고 무조건 인구와 자원만 보고 섣불리 투자를 하다 곧잘 실패를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해남성 동쪽에 있는 폭 1km-길이 57km의 하이키키 비치 개발을 위해 재미 한국인 3세들이 워싱턴 투자그룹을 만들어 이곳에
투자를 하다가 실패위기에 있다고 아쉬워했다. 전기와 물을 끌어 들여야하는데 중국 정부의 지원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때 중국 33개 자치단체에 조선족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하남성에 면화가 많이 나고 해남성에 천연고무와 천연가스가
양산될 때 한국무역진흥공사의 협조를 얻어 교역량을 늘리는 국제교역체인을 만들자는 착안이었다.
조선족들은 이에 따라 적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고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신속한 정보를 얻어 값싼 원자재를 얻는 윈-윈 전략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김윤식 의원이 경영하고 있는 신동무역은 좋은 표본이다.
신동무역은 우즈베키스탄과 무역을 하는 회사다. 삼성그룹에 다니던 김 의원은 우즈베키스탄에 면화가 양산되는데 착안, 회사를 열고 자동차와
TV등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대신 결제수단으로 면화를 받아 코오롱 등 섬유업체에 납품해 많은 돈을 벌었다.
이런 좋은 표본은 또 하나 있다.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에 관광청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 서울사무소는 모차르트 서거 2백주년
기념 축제와 합스부르크가 1천년 국제축제 등 다양한 관광홍보를 했다. 그런데 이 성공적인 국제홍보는 오스트리아 사람이 해낸 것이 아니다.
현재 CJ’ world 사장인 최춘자 씨라는 한국인이 해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그저 1년에 몇 차례의 지원 방문과 업적평가로 성공적인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 이런 체제는 이제 일본-홍콩-싱가포르-하와이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우리 나라는 주변국가 일본과 중국, 동남아와 미국을 대상으로 통상전문가들을 양산해야한다. 일본은 4개 큰 섬에 도쿄-오사카
등 6백50개 도시를 중심으로 1억 3천만명이 살고 있다. 중국에는 남한면적의 1백 배에 이르는 넓은 땅에 13억명이 살고 있다. 동남아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천연자원이 많다.
미국을 보자. 50개 주가 있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이런 주변국가에 대해 우리는 교역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알고 있을까.
적어도 중국 33개-일본 27개 지방자치단체, 미국의 50개 주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통상전문가를 키워야한다. 물론 우리 국적에는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대의 교역성과를 얻어내는 성과급체제를 채택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 나라가 명실공히 21세기 최대의 동북아 물류 기지이며
교역국가로 성장하는 확실한 디딤돌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