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건 김정일의 경제정책
본지는
193호에 ‘호랑이 등에 탄 김정일’이라는 표지기사를 보도, 북한의 경제개방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
급진적으로 남북문제의 물꼬가 트이면서 약 1년만에 각 분야에서 활발히 대화가 진행되고 이다.
그 중에서 철의 실크로드라 불리는 경의선·동해선 복원공사에 따른 남북간 군당국의 직통전화 개설, 비무장지대 공사진행과 매설된 지뢰 제거를
위한 역사적이고 평화적인 통문개방은 보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감동과 기쁨을 주고 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또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전격 지정하고 초대장관으로 중국 2대 부호인 양빈(39)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경제살리기
정책을 펴고 있어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홍콩식 경제개발을 표방하고 나선 북한의 경제 살리기가 성공하기를 같은 형제의 입장으로 바라는 마음이지만
자본주의 경제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호랑이 등에 타고 경주하는 형국이라고 할까?
먼저 미국은 최근에 발간한 국가안보백서에서 아직도 북한을 악의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경색된 미국과의 외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미국의 핵사찰 요구에 응해야 한다.
또 한국을 중심으로 국제무대의 전면에 나서 테러국이라는 오명을 벋어던지고 세계평화의 한축을 담당하는 UN 회원국의 일원임을 세계각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투자분위기 조성은 경제를 원칙으로 하는 주변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북한으로서 명심할 것은 군사적 충돌을 절대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군사적 충돌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북한을 위험한 곳으로 여기게 만들게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떠나게 된다.
북한은 2000년 6월15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선언한 내용중에 아직 이행되지 못한 김 위원장 답방과 평화통일을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공동선언문 1항과 5항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지금 김정일 위원장은 경제개발과 체제수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호랑이 등에 타고 달리고 있다. 60%의 모험과 40%의
신념을 가지고 전 북한 수뇌부들이 반세기만에 지구촌의 흐름에 합류했다.
북한이 경제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은 우리에게 IMF를 극복한 방법을 배우고 현지에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뿐만 아니라 남북 경제교류를 더욱 확대해 북한내 남한 기업의 진출을 쉽게 하고 수준 높은 기술을 배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쪽의 변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조언하고 참여할 수 있는 준비가 다 돼 있다. 그 이유는 같은 동포이고 형제이기 때문이다.
체제 이념전쟁은 끝이 났다. 지금 지구촌은 무서운 속도로 경제 블록화를 형성하고 있다. 민족의 생존 방향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고 현실을
직감한 북한의 정치인들 변화가 늦은 감은 있지만 민족의 이름으로 성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권고한다.
김 위원장은 과감하게 공산주의 이념에서 탈피해 인민 위에 군림하는 기득권 절반을 포기하고 인민들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중국보다는 한국을, 러시아보다는 미국의 살아 있는 자본주의 이념을 배워야 한다.
<shkang@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