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6강, 험난한 가시밭길 강팀들과 조별리그 치르게 된 한국월드컵팀 지난 1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 조추첨 공식행사에는 ‘축구 황제’ 펠레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유명 축구계 인사들이 참석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생중계는 한국방송기술진이 전세계 50여 개국 10억 여명의 시청자에게 전파한 대규모 방송 이벤트였다. 진행을 맡은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어 멘트로 조추첨을 시작했다. 조추첨은 루피넨의 능숙한 진행 솜씨와 추첨 중간 중간의 문화행사로 색다른 즐거움과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졌다. 월드컵 조추첨 32개국 희비교차 조추첨 결과가 나오자 32개국의 출전국들은 환호와 절망이 교차되는 반응을 보였다. D조 톱시드를 배정받은 한국은 후속팀 추첨에서 1개 유럽팀 배정 희망이 사라진 채 강팀으로 지목된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과 차례로 한조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6월4일 부산에서 폴란드와 첫 경기를 치르며 미국, 포르투갈과는 10일(대구)과 14일(인천) 각각 2, 3차전을 갖는다. 강팀들을 상대로 힘겨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4개국이 모두 여섯 번의 경기를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라이브공연 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썰렁한 공연계, 공중파방송의 대중음악 독점이 가장 큰 원인 몇 달전 ‘여행스케치의 오지공연’을 기획한 글로마 엔터테인먼트의 임철빈 실장은 문화관광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었다. 이번 공연이 대도시중심의 공연문화에서 탈피해 오지인들에게 다양한 문화경험을 접하게 한다는 좋은 취지였기에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나온 보조금은 고작 200만원이었다. 1회공연도 아니고 장기간 공연을 기획한 임 실장은 시작도 못해보고 오지공연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자본이 없어 시작도 못해보고 사라지는 일이 공연계에는 허다하다. 물론 공연기획자와 뮤지션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음악소비자,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적자와 열악한 공연환경 한 공연기획자가 “흑자를 낸 공연이 하나라면 적자를 내는 공연은 10개”라고 말 한 적이 있다. 대중음악 공연계의 현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말이다. 실제로 공연기획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 속에서 또다시 공연을 기획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전문적인 인력 생성은 끊기게 되고 전문기획에 의한 공연부족으로 자본마련도 더욱 힘들게 된다. 자본으로 인한 악순
어른들을 위한 만화 만화는 아이들만 본다? 만화는 유치하다? 만화는 안 좋다? 어렸을 때 만화를 읽으며 자란 사람들도 어른이 되면 만화의 부정적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대부분의 만화가 어린 아이를 위해 만들어지고 어른들이 보는 만화라고는 성인용뿐이니 이같은 인식을 가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방대하고 다양해진 만화시장에는 어른들이 감동하고 웃을 수 있는 만화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만화라고 치부해버리기 보다는 편견을 접고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책'을 한 번 보는 것이 어떨까? 체 게바라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 글, 알베르토 브레시아 그림/ 남진희 역/ 현실문화연구/ 2001년 7월 <체 게바라>는 기존의 교육용 위인만화의 틀을 깨고 남미의 독재권력과 기성체제에 맞서 무장 게릴라 투쟁에 헌신한 '체 게바라'라는 인물을 다면적으로 조명해낸 만화다. 엑토르는 게바라의 삶을 남성적이고 강렬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으며 알베르토는 명료하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읽는 이에게 시적인 느낌을 준다. 이 만화는 초판 발행시 유포금지로 원본을 없애버려 역사에서 사라질뻔한 책이기도 하다. 간판 스타 이희재 글, 그림/ 글논
TV 들여다보니 검은 속 다 보이네 임종태의 <스타메이커>와 주철환의 <나는 TV에서 너를 보았다> 사람들의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아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은 좀비나 드라큘라도 아니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나쁜 악당도 아니다. 처음 목적은 멀리까지 소식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바로 TV를 가리킨다. 위의 설명처럼 TV는 이제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을 넘어서서 우리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거대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이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듯 비슷한 시기에 TV를 겨냥한 두 권의 책 <스타메이커>와 <나는 TV에서 …>가 나왔다. TV방송을 만들었던 전적이 있는 두 저자는 그 안에서 숨죽였던 비판의 목소리를 한 발자국 밖으로 나와서야 제대로 내고 있다. TV의 이면을 보여주는 다른 두 시선 <스타메이커>의 저자 임종태는 KBS 5.18 20주년 특집 <광주항쟁 그후 20년> 등을 제작한 다큐멘터리스트이다. 저자는 고대 로마 네미 숲의 사제살인 카니발을 오늘날 최고시청율을 위해 스
환상 세계로의 여행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감독 : 크리스 콜롬버스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화산고’, ‘반지의 제왕’, ‘몬스터 주식회사’ 등이 쏟아지는 12월 극장가가 판타지의 성찬이라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메인 요리쯤 된다. 이 영화가 ‘핵폭탄급’ 주목을 끄는 이유는 단연 원작의 위력 때문이다. 원작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세계 46개 언어로 번역되어 판매 부수 1억1천만부를 돌파, 출판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그밖에도 1억6천만달러의 제작비, 주인공 캐스팅에 몰린 4만명의 지원자, 막강한 스텝진, 영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화려한 세트장 등 영화는 제작단계부터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던 이들 중엔 내용과 배경을 각색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경이나 인물을 영국이 아닌 헐리웃으로 바꾸자거나, 영화 자체를 아예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제작진과 감독 콜롬버스의 공통된 생각은 원작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제작자 헤이만은 “ ‘해리포터’는 영국만의 토속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영화 학원무협 판타지 ‘화산고’ 교실에서는 분필이 총알처럼 날아다니고, 운동장에서는 학생과 선생이 공중에 떠 무술을 겨루며,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유리창을 산산조각 내는 학생들이 모인 학교. ‘화산고’가 드디어 교문을 열었다. 기획단계부터 황당무계한 판타지를 어떻게 스크린에서 펼칠지 관심을 모았던 작품. 소문처럼 영화는 현란한 영상을 선보인다. 테크놀로지만의 성장이 충무로에 바람직한지는 의문이지만, 순국산 CG작업과 와이어 액션은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차원 올려놓은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그래픽을 앞세운 어떤 한국영화보다도 뛰어나며, 요즘 유행하는 헐리우드 무술액션영화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 시종 관객의 혼을 빼놓는 스피드에, 테크노풍 음악도 절묘하다. 100% 디지털 작업으로 뽑아냈다는 ‘다크올리브그린’톤의 화면색상도 무협 판타지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이 영화는 거대한 농담이다” “영화를 통째로 컴퓨터에 담궜다 빼냈다”는 감독의 표현대로, ‘화산고’는 그래픽을 철저히 즐기는 영화다. CG가 주는 생경한 이미지가 무엇보다도 만화같은 스토리에 딱 떨어진다. 김태균 감독은 연출 기법도 전적으로 만화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자막과 사
‘경계’를 파괴하기 위한 충돌 변방연극제 참가하는 극단 끼판 “변방은 중심과 밖의 사이, 그 경계를 말한다. 이는 관점에 따라 ‘탈중심’이기도 하며 ‘최전방’이기도 하다. 변방연극제는 현 연극계의 주류에 기생하지 않으며 우리 문화의 밖만을 쫓지도 않는다. 이러한 경계는 연극을 새롭고, 실험적이며 자유롭게 한다.” ‘변방연극제’는 자기 존재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주류문화의 제도화 경향을 막기 위해서는 실험적 시도들을 복돋울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젊은 공연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 변방연극제이다. 변방연극제의 정신을 대변하는 ‘돌몸짓’ ‘서울 공연예술가들의 모임’(회장 최치림 중앙대 교수, 한국연극학회장)이 엄선한 젊은 작가의 실험작을 선보이는 ‘변방예술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크다. 연극계가 타성에 젖지 않도록 자극제 역할을 할뿐아니라, 극장대여비가 없는 젊은 작가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는 장이 되기도 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변방연극제’는 아룽구지 소극장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16일까지 열린다. 정은경 연출의 ‘멍’, 부산연극제작소 동녘의 ‘사랑, 첫 이미지’, 포스트 스튜디오의 ‘서곡’, 장애여성문화공동체 극단 끼판의
김대리, 카메라를 들다 6mm 디지털캠코더에 담은 직장인들의 일상 지하철 계단을 뛰어가며 시작되는 출근, 12시 땡치면 우르르 몰려나오는 점심시간, 이리저리 눈치보는 퇴근시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회식, 상사와의 갈등, 정리해고…. 이 시대 김대리의 삶은 똑같은 스트레스와 지루함의 반복이다. 내면을 표현하기보다는 사회적 존재로 살아왔던 그들. 5명의 김대리들이 드디어 카메라를 들고 일상에 대한 느낌과 심정을 털어놓았다. 15일까지 종로구 신문로의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열리는 ‘카메라를 든 김대리’전이 그것이다. 김대리는 직장인의 대명사이다. 일주아트하우스는 지난 8월 직장인을 대상으로 시놉시스를 공모했다. 당선된 5명은 작품 제작의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였다. 그들은 3개월간 영상제작 이론, 카메라 촬영, DV 편집 등 디지털 장비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카메라를 든 김대리’전이 완성된 것이다. 거칠지만 가깝게 현실을 조망 ▲ 정규직을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 나대경의 ‘뿌리내리기’는 작가의 직장 동료들이 총출동해서 만든 작품이다. 일반인들의 어눌하지만 재치있는 연기는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비정규직 여성 은행원들의 정규직을 위한 경쟁과 결
유령에 홀린 듯, ‘팬텀’의 마력 세계 최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한국 상륙 …LG 아트센터에서 내년 6월까지 장기 공연 “인간은 생존하는 한 각자의 이름과 가면으로부터 숨어지낼 수 없다. 이들은 우리의 형태로부터 떨어질 수 없고 가면은 곧 우리의 이름이다.”(옥타비오 빠스) 가련한 영혼의 이야기 오페라의 유령이 가면을 벗고 관객앞으로 다가왔다. 관객들은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스케일의 방대함에 놀랐고 우리 언어로 풀어낸 노래가 전달하는 감동의 깊이에 매료되었다. 가면을 벗었을 때 비로소 순수한 영혼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원제작진의 참여로 무대장치나 특수효과는 담보된 상태였다. 거기다가 서울에 오기까지 13개국에 올려졌던 오페라의 유령 가운데 9번이나 연출을 담당했던 아티 마셀라의 존재감만으로도 이 작품은 막이 오르기 전부터 성공이 점쳐졌다. 열쇠는 우리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었다. 그러나 아티 마셀라, 음악감독 가이 심슨, 프로듀서 케리 커머포드, 안무가 패트리샤 머린 등 RUG의 스태프틀이 직접 담당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유령역의 윤영석과 크리스틴역의 이혜경의 연기는 우리 뮤지컬계의 희망을 얘기하듯 불안감을 일소시켰다. 사실 이야기 주
‘우스개’를 우습게 보지 마라 테드 코언의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 죽음을 앞둔 남자가 있다. 그러나 남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가족들은 그에게 죽음을 알릴 수 없어 의사에게 부탁을 했다. 의사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음, 올해 소득세는 내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배꼽을 잡게 하는 우스개는 아니지만 의사는 환자가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환자는 아마도 담담히 죽음을 기다릴 것이다. 우스개는 이렇게 서로간의 교감을 통해 같이 웃거나 미소지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우스개를 듣고 웃었던 때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언제 웃었던가? 농담은 교감의 표현이다 <농담 따먹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에서 미국의 철학자 테드 코언은 우스개에 진지한 접근을 시도했다. 사진, 스포츠, 텔레비전 등 현대적인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우스개’를 웃어 넘기지 않고 이를 통해 인간의 속성과 삶의 태도를 읽어내고 있다. 테드 코언은 ‘내가 우스개를 하고, 당신이 거기에 웃음으로 화답하는 것’은 곧 서로에 대한 믿음의 확인이자 교감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스개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
한 장의 좋은 사진을 위해 자신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제1회 현장의 사진기자 展> 지난 11월 3일부터 17일까지 포토아이겔러리에서는 이색적인 사진전이 열렸다. 현장을 누비는 사진기자들이 보도사진이 아닌 자신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한 것이다. 이종철 씨(서울사진기자회 회장)는 <제1회 현장의 사진기자전>을 준비한 연유를 이렇게 얘기했다. “사진기자들이 좋은 사진을 싣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릅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는 죽음도 불사하고 뛰어다녀 많이 다치기도 하죠. 사진 뒤의 기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 고생하는 기자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구요. ” 그동안 <사진기자회보>에 2-3장씩 실렸던 사진과 현직을 떠난 선배기자들의 사진을 모으니 148점이나 되었다고 이 씨는 말했다. 전시회에 실린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기자들의 노력과 희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경쟁자이기도 한 동료기자들에 대한 애정도 깃들어 있었다. 역사의 현장에서 ‘찰칵’ 역사의 현장에 있는 기자들의 표정과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V자를 보이는 여유있는 기자들의
미스테리, 사랑, 꿈에 대한 추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 데이빗 린치 주연 : 나오미 왓츠 헐리웃 스타의 꿈을 안고 LA에 온 베티(나오미 왓츠)는 기억상실증으로 괴로워하는 리타(로라 해링)를 만나 그녀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베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단서를 찾아가던 리타는 한 카페의 여종업원 명찰에서 ‘다이안’이라는 이름을 보고 단편적인 기억을 떠올린다. 기억의 고리를 더듬어 그들은 ‘다이안’이라는 인물을 찾기 시작한다. 미스테리와 유머, 느와르가 뒤섞인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블루벨벳’, ‘트윈픽스’의 데이빗 린치 작품. 린치는 이 영화로 2001년 칸느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엽기 코믹 패러디 무서운 영화 2 감독 :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 주연 : 안나 패리스, 마론 웨이언스 작년 마지막 여름 시즌에 전미 약 3000개의 극장에서 개봉되어 예상을 깨고 개봉 2주만에 1억불의 경이적인 흥행 수익을 올린 ‘무서운 영화’. 그 속편 ‘무서운 영화 2’가 개봉된다. 고전 호러물 ‘엑소시스트’의 악령이 코믹하게 부활하는가 하면, 스릴러 ‘한니발’에서 두뇌가 잘려나가는 인물을 두고 마약을 하지 말라는 캠패인 식 대사가 나오
‘예술의 심판대’ 오른 두 편의 마당놀이 미추 ‘변강쇠전’VS MBC ‘암행어사 졸도야’ 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마당놀이’가 이번에는 ‘예술의 심판대’에 올랐다. ‘마당놀이’ 상품권 분쟁의 와중에 두 개의 마당놀이가 각각 공연을 시작한 것이다. 정동이벤트홀에서 열린 미추의 ‘변강쇠전’과 장충체육관에서 관객을 만나는 ‘암행어사 졸도야’. 두 편 모두 좌석을 구하기 힘들만큼 성황리에 공연중이다. ‘변강쇠전’이라면 통상 성적인 것들이 연상되지만, 마당놀이 ‘변강쇠전’은 야한 표현이 그다지 진하지도 많지도 않다. ‘암행어사 졸도야’에 나타난 성적 표현의 수위와 비교해도 그렇다. ‘강쇠’나 ‘옹녀’는 성적 능력이 왕성한 인물이기보다는, 금기에 도전하는 자유분방한 서민적 캐릭터로 묘사되었다. 고전과는 달리 변강쇠의 죽음 후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암행어사 졸도야’는 ‘춘향전’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암행어사 졸도야’에서 춘향은 더 이상 절개의 상징이 아니고, 이몽룡도 청렴한 선비가 아니다. 춘향과 이몽룡은 선거자금을 얻기 위해 온갖 부정과 불법을 저지르는 출세욕에 눈 먼 부패한 정치인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퓨전 마당놀이 ‘암행어사 졸도야’ 캐릭터에서 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