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메시지 강박증이 있을 만큼 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막상 찍어보니 없었다. 고민이나 불안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려는 마음이 크더라.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나영석(40) PD는 18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대주(35) 작가를 비롯해 탤런트 류준열(30)·안재홍(30)·고경표(26)·박보검(23) 등 출연진이 자리를 함께했다.
2013년 7월 첫 선을 보인 '꽃보다 할배-유럽'으로 시작된 '꽃보다' 시리즈는 멤버와 여행지를 바꿔가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앞서 '꽃보다 청춘'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남자주인공 유연석(30)·손호준(30)·바로(22) 등 20대 배우들의 라오스 여행, 가수 윤상(46)·유희열(43)·이적(40) 등 40대 뮤지션들의 페루 여행, 영화배우 조정석(35)·정우(34)·정상훈(38)·강하늘(26)의 아이슬란드 여행 등을 선보였다.
'꽃보다 청춘-아프리카'는 지난달 1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역인 류준열·안재홍·고경표·박보검이 출연한다. 지난달 태국 푸껫에서 tvN '응답하라 1988' 포상 휴가를 즐기던 류준열·안재홍·고경표는 나 PD를 비롯한 '꽃보다 청춘' 제작진에게 이끌려 갑작스럽게 아프리카 나미비아로 가게 됐다.
KBS 2TV '뮤직뱅크' 촬영 일정으로 미리 귀국했던 박보검 역시 '뮤직뱅크' 생방송이 끝난 직후 KBS 앞에 숨어있던 제작진에게 이끌려 나미비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들은 10일간 여행을 즐겼다.
나PD는 "포맷은 똑같다. 사람과 지역이 바뀌는 것이 차이점"이라면서 '쌍문동 4인방'을 "요즘 아이들"이라고 표현했다. "이 친구들과 여행을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이 친구들에게 직업을 물으면 '연예인'이라고 대답해야 하지만, 스스로가 연예인인지 일반인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모호한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친구들이다. '꽃보다 청춘'이라는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요즘 아이들'이다. 기존의 꽃청춘 시리즈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받아서 좋았다."
'응답하라 1988' 1회를 보고 섭외를 결정했다. "'꽃보다 청춘'을 두편 연속 가자고 기획했다. 첫 팀은 아이슬란드를 가기로 기획하고 있었고 두번째는 멤버와 여행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 때 친분이 있는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응답하라 1988'를 준비하고 있었다. '응팔' 1회를 보고 신원호 PD한테 바로 전화해서 이야기를 했고, 소속사와 비밀리에 접촉해서 준비해나갔다."
'쌍문동 4인방'은 촬영 소감과 에피소드를 전했다. "동생들이 다 이끌어줬다. 막내 보검이한테도 이끌려 다녔다. 동물을 원없이 많이 봤다. 한 번은 기린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알고보니 기린 사체였다. 정말 무서웠고 충격적이었다. 아직까지도 꿈에 나온다. 하하."(안재홍)
"아프리카 자체가 놀라운 나라인 것 같다. 팀에서 영어를 담당했다. 영어를 전문적으로 배워보진 않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기본적인 영어만 해도 밥이 나오고 잘 곳이 생기더라. 기적을 맛봤다."(류준열)
"처음에는 사실 눈물이 났다. '꽃보다 청춘'은 호감 있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국민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못 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실제로 이뤄지니 심경이 복잡해지면서 눈물이 났다. 여행을 마치고도 정말 좋았다."(고경표)
"솔직히 '응팔'을 찍으면서 형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다같이 만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식사할 시간도 없었다. 당시 외로웠는데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진 계기가 됐다. 형들이 많이 생각해주고 배려해줘서 감동받았다. 나중에 또 시간이 맞는다면 여행을 가기로 했다."(박보검)
'응답하라 1988'에서 네 멤버와 호흡을 맞췄던 이동휘(31)를 왜 캐스팅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나PD는 "내가 보는 눈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사실 드라마 1회를 보고 큰 생각 없이 라인업을 정했다. 두 달 전부터 배우 소속사 측과 협의해서 스케줄을 다 빼놓은 상황이라서 라인업에 제한이 있었다. '응답하라 1988'이 이렇게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잘 될 줄 몰랐다."
"신기하게도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이 친구들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실제 모습에도 있었다"며 "연예인이 아니라 동네 친구들 같은 느낌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응팔'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여행하는 이들의 싱크로율을 맞춰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19일 오후 9시45분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