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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특집]말많던 ‘상향식 공천’…초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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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기준미달’…새누리 72%-더민주 26%-국민의당 15%
“상향식 공천은 ‘선’…전략공천은 ‘악’ 이라는 틀 깨야”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4월13일 실시하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공천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기대를 모았던 ‘상향식 공천’의 한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현행 방식으로는 애초 취지와 달리 정치신인이 끼어들 여지가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현재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한 비율이 새누리당은 72%, 더민주는 26%, 국민의당 15%에 그치는 등 기준미달이다. 그나마 경선을 벌인 곳도 현역의원들이 대부분 승리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20대 국회 역시 ‘초선 딜레마’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與, 현역의원 경선통과율 85%…상향식 부작용?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들의 경선 통과율이 무려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향식 공천’ 원칙에 의해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대폭 반영했지만 인지도가 높은 현역에게만 유리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현재 247개 지역구 중 공천 신청자가 1곳이었던 53곳을 제외한 194개 지역구 중 140곳(18곳은 결선투표 진행중)에서 경선을 치렀다. 경선 없이 확정된 후보 107명 중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우선추천은 10명, 97명은 단수추천으로 결정됐다.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는 사람은 72%로 김무성 대표가 주창하던 '100% 상향식 공천' 약속에는 미흡한 결과다.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7차 공천 발표 다음날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것이 우리 당에서 정한 상향식 공천 원칙, 여러 과정을 거쳐 이번 총선에 적용되기로 했던 국민공천제에 반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그는 “어떤 지역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하는데 2등한 사람에게 단수추천이 돌아갔다. 또 어떤 지역은 그 지역에서 2등도 아닌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단수추천 후보가 됐다”며 “어떤 지역은 어떤 지역은 현재 현역 남성의원이 하는데 그 지역은 굳이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정하고 현재 여성 지역구 의원 지역은 또 경선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상향식 공천은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할 정도로 줄곧 강조해왔던 원칙이다. 그는 올 초 “새누리당은 100% 상향식 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며“전국 모든 선거구가 주민의 뜻에 따라서 공천을 결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상향식 공천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던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공천 '칼자루'를 쥐면서부터 이미 예견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자꾸 중개업소처럼 상향식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김 대표에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정당이 무슨 중개소처럼 이런 사람 있으니까 알아서 뽑아보쇼, 이렇게 하는 것 보다는 불량품 같은 것은 딱 가려내고, 깨끗한 상품으로 전시하고, 보증도 해주고, 필요하면 수리도 해주는 풀 서비스 업체처럼 나서줘야지, 그냥 소개업체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스템공천’ 어디로?…친노라는 이유로

더민주는 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에서 김종인 대표로 바뀌며 당초 공언했던 '시스템공천'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더민주는 지금까지 총 214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중 단수는 159곳, 경선을 통한 확정은 55곳으로 상향식 공천률은 26%에 불과하다. 남은 경선 지역은 3곳으로 사실상 대부분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꾸린 셈이다.

김종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당 공천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데 그동안 비교적 공천과정이 무난하게 통과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더민주는 정청래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이 반발하며 국민의당 등 다른 당에 입당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친노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은 '컷오프' 통보 하루 만에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부당한 공천 배제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며“무소속으로 당당하게 이기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다.

전정희 부좌현 정호준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하며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었던 신기남 의원은 마포민주당으로 불리는 '원외 민주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김종인 대표가 2번에 배정되면서 '셀프공천'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김 대표가 당선이 확실한 비례 2번에 스스로 자신을 배치한데 따른 것이다. 더민주는 20일 총 43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A·B그룹 각 10명씩과 C그룹 2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비례대표 1번은 박경미 홍익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김 대표는 2번을 받았고,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6번을 받았다. 송옥주 당 정책실장은 비례 13번에 배정됐다. 이들 4명은 중앙위원회 투표와 관계없이 순번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자신의 전략공천 권한을 이들에게 행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스스로에게 비례대표 2번을 부여한 '셀프 공천'을 두고 당내는 물론 야권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역대 선거에서 비례대표로만 4차례 당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어떻게 자신이 셀프 2번을 전략비례로 공천할 수가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

국민의당 공천은 '상향식' 보다는 '이삭줍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당은 최근 더민주에서 탈락한 전정희 부좌현 정호준 의원의 입당으로 21명을 채워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마쳤다. 현역 21명 중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은 임내현 전정희 김승남 의원 3명이다.

국민의당은 현재까지 총 143명의 공천자 중 122명을 '단수추천'으로 확정, 15%만이 '상향식 공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상향식 공천이 '절대선'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일반 국민들의 자발적 현장 참여 투표 대신 '휴대폰 전화를 이용한 인기투표 여론조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많다. 특히 폭넓은 인지도와 지역 장악력에서 월등한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애초의 우려는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상향식공천 적용률이 가장 높은 새누리당의 경우, 경선에 붙여진 현역 의원 48명 중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한 의원은 41명으로 무려 85.4%의 경선통과율을 기록했다. 현직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바람직한 공천 대안은 전략공천이냐 상향식 공천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1차적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룰의 결정, 그 룰에 대한 공정한 집행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전략공천이라 하더라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하기 위함이라면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것”이라며“전략공천이 맞느냐 상향식 공천이 맞느냐가 논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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