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8일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으며 미국·멕시코 순방으로 잠시 중단했던 경제행보를 재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충북 센터를 찾아 혁신센터를 통해 성공을 거둔 중소·벤처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국 17개 센터에서 문을 연 '고용존' 통합발대식에도 참석했다. 이어 곧바로 전주로 이동,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창조경제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청취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 후 통상 2~3일 정도 외부일정을 잡지 않은 채 순방 성과를 점검하고 휴식을 취해 왔는데 이번에는 귀국 후 이틀 만에 지역경제 현장점검에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충북 센터 방문을 마친 뒤 전북 센터로 이동하면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지난 2월25일 시작된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일정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달 25일 대전 센터를 시작으로 이달 10일 대구 센터, 16일 부산 센터, 22일 경기 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지난 10일 경북도 신청사 개청식 참석과 18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방문까지 더하면 일곱 번째 지역현장 방문 일정이다.
박 대통령의 연이은 지역 방문 일정은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집권 후반기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다한다는 의미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해외순방에서 거둔 성과가 국내에서도 확산될 수 있게 지원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이날 박 대통령은 2900억원 가량의 성과를 창출했던 지난 미국·멕시코 순방 계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여한 기업의 성공사례 등을 듣고 이같은 사례가 다른 지역과 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당부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지원을 위한 실무협의체 가동, 보건의료 및 인프라 등 34건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요약되는 이번 멕시코 순방의 경제적 성과에 상당히 고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계기 미·중·일 정상과의 연쇄회담을 통해 대북 공조 체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북핵 위협에 대한 걱정도 한시름 덜은 만큼 이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국정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대 총선까지 불과 닷새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된 박 대통령의 경제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선거 개입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 대구·경북과 부산 방문 당시 이른바 '진박(眞朴·진짜 친박계)' 예비후보 힘싣기란 비판이 나왔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박 대통령이 여전히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여권의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는 만큼 경제활성화 행보라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무관하게 일련의 지방행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충북 센터가 위치한 청주에 있는 4개 지역구는 모두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오차범위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주의 경우도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전주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 등과 오차범위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총선을 하루 앞둔 12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막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야당도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또다시 지방순회를 재개했다”며 “박 대통령은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오해를 살만 하다”며“특히 여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부당한 선거개입으로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