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소아당뇨환자인 정소명군과 어머니 김미영씨를 찾아 위로하면서 의료기기 규제 개혁을 시사했다.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정소명 군을 위해 어머니 김 씨는 모성애를 발휘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해가며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낸 후, 이를 스마트폰과 연동해 아이가 학교에 가더라도 원격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소명 군이 도움받게 된 혈당측정기를 구입해주고 앱을 제공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의료기기법 위반이라는 것. 김 씨는 이 법 위반으로 고발 당했고 딱한 사정을 참작한 검찰도 김 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애초에 특수사정을 감안해 제정되지 않은 법률의 문제점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된 의료기기들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활용되지 못하고 무엇보다 절실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안전성이 확보되는 의료기기의 경우엔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의 벽을 대폭 낮추고, 시장진입을 위한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를 놓고 조만간 의료기기를 비롯해 기타 개정이 가능한 분야라면 정부 차원에서 과감한 규제 개혁의 메스를 가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또 다른 측에서는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당한 정도로 하락하자 더 이상 지지율이 추락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민생 챙기기 행보를 통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주사를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한동안 70%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TBSDML 의뢰로 지난 16~18일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5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61.7%를 기록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6.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이탈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모든 직군 가운데에서 자영업(48.7%)에서 가장 큰 하락 폭(12.2%P)을 보였기 때문이다.
좀 더 확장된 해석으로는 '민생 경제 챙기기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의료기기 규제혁신 형장방문 행사에서 소아당뇨환자를 찾아 위로한 것을 시발점으로 삼아 정부가 규제개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