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막 오르면서 윤석열 향한 견제 본격화
홍준표, 윤석열 맹추격…洪·유승민도 각축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박진 의원,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안상수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 총 15명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잠룡'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2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초반 경선 판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 속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2위 싸움을 벌이는 '1강 2중'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최근 홍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오차 범위 이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홍 의원은 여당 후보를 배제한 범보수권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진보층과 젊은층에서 높은 지지를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에 비해 중도, 진보, 2030세대에서 지지율이 모두 낮은 편이다. 특히 중도층이 많아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수도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압도하고 있다. 외연 확장력을 자신하는 홍 의원의 주장과는 다른 양상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월27~28일 조사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살펴보면, 윤 전 총장은 27.4%, 홍 의원 9.4%로 상당한 격차가 있다. 20대와 30대에서도 윤 전 총장은 각각 18.3%, 15.4%로 홍 의원(17.4%, 13.0%)에 비해 앞선다. 반면 여당 후보를 제외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홍 의원이 20·30대에서 48.2%를 얻어 윤 전 총장(33.6%)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밀집하고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형국이어서 양강 구도 형성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여야 대선주자 동시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서울 33.5%, 인천·경기 24.9%였고, 범보수권 후보군에서도 각각 30.9%, 23.8%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홍 의원은 서울은 7.0%→19.1%, 인천·경기는 6.8%→20.4%로 변동폭이 컸다.
이념 성향에서도 여야 주자를 함께 조사하는 경우 윤 전 총장은 중도·진보층의 지지율이 각각 27.6%, 8.0%로 홍 의원(10.0%, 2.4%)보다 높게 나타났다. 범보수권 후보군에서도 윤 전 총장은 중도층에서 28.7%로 홍 의원(17.7%)에 앞선 반면, 진보층에선 홍 의원이 26.3%로 윤 전 총장(11.2%)보다 더 우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 측은 여야 대선주자를 동시 조사하는 경우 여권 지지층이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는 반면, 범보수권 후보만 놓고 조사를 할 경우 친여 성향 지지자들이 대선 본선에서 상대적으로 경쟁하기 쉬운 '약한 후보'를 고르는 역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에 "지금 여론조사 분석을 해보면 민주당 지지자들 즉, '대깨문'들이 굉장히 개입해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측은 윤 전 총장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윤석열 후보가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또 입당 후에 계속 또 이런 저런 십자포화 공격을 당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 버티고 있는 것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기대 그리고 상당히 솔리드하게 굳어져 있는 지지도, 이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에 대한 민주당의 비호감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반박한다.
유승민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 "일반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 후보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 지지자들한테 비호감도가 낮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내가 죽어도 윤석열은 찍지 못하겠다' 라는 것을 반대적으로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 측은 권 의원 등이 역선택을 놓고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역공도 펼쳤다.
권 의원이 지난 2012년 언론 인터뷰에서 "역선택의 문제를 제기하지만 전국 단위의 당 대표 경선, 대선후보 경선은 역선택의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많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경선룰 조정 검토 의사를 밝힌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겨냥해 "이렇게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데, 대선에서는 한번도 도입하지 않던 상식에 어긋나는 반쪽 국민 여론조사 도입 시도는 이제 그만 두시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불 붙은 야당 경선에 찬물을 끼얹는 특정 후보 편들기 시도는 경선 파탄을 불러오고, 이적행위로 국민적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에 앞선 일부 조사도 나와 두 사람이 2등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8월15~19일 실시한 야권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0.4%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6.4%)은 물론 홍 의원(10.2%)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같은 여론조사기관의 여야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오히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2%로 유 전 의원(3.5%)보다 높은 것은 물론 홍 의원(5.5%)과 접전 양상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윤석열 독주' 체제를 깨기 위한 당내 경쟁주자들의 견제도 강화되고 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흉악범 사형수를 법무부장관에게 지시하여 형사소송법에 의거, 사형 집행을 하겠다는데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부터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보수우파 궤멸 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 수사를 반성하고 국민앞에 석고대죄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오히려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 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서서 정치 수사를 감행한 공로로 7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되었다"며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의 부동산 공약인 '청년 원가주택' 정책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으로 청년을 농락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은 유경준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서울 시내 국공유지에 SH공사가 지은 아파트 단지의 건설 원가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청년 원가주택 정책엔 2천조원의 국가 재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세보다 낮은 공급가액에서 발생하는 차액 기회비용이 최초 공급시점에만 250조원이라며 "10년 단위로 200조~300조원씩 발생해 30년간 기회비용이 1천조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