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예고 없이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상을 크렘린에서 영접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악수를 건네며 "바쁜 업무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만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쉬는 날이고, 휴일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좋은 전통"이라며 최 외무상을 맞았다.
이어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인사를 대신 전했다.
최 외무상은 "존경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께서 '동지로서 진심 어린 따뜻한 인사'를 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감사하다"며 "그(김정은 위원장)의 일이 잘되기를 빈다"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만남이었다. 지난달 29일 페스코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일정에 최 외무상과의 회동은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군 파병 문제 외에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에 방문해 달라고 초대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내년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으로 크렘린궁도 이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최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평양에서 출발 후 모스크바를 방문해, 지난 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략적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해당 협의와 관련한 공보문을 내어 "쌍방은 한반도와 동북아 등 다른 지역의 정세가 악화되는 주요 원인은 미국과 그 위성국들의 도발 행위라는 점에 공동된 인식이 표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이 해당 외무장관회담에서의 대화를 통해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새로운 질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을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