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역선택 놓고 洪-劉 '공동전선' 윤석열 공격
당외, 여권 고발 사주 의혹 제기, '두테르테' 발언 외교 결례 논란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당 안팎에서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2일 야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두테르테 발언으로 최근 잠잠하던 설화가 다시 불거졌다. 여기에다 검찰총장 시절 야당에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보도까지 나오면서 캠프는 대응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 내부에선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윤석열·정홍원' 밀약설이 제기되면서 경쟁 후보들로부터 연일 공격을 받는 중이다.
'1일1실언'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윤 전 총장이 이번에는 '두테르테'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이 되면 아동 강간살해범은 사형시키겠다는 홍 후보의 발언에 윤 후보가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비판한 게 단초가 됐다.
이에 홍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 하수인이었다"고 맞받아쳤고 유 후보까지 가세해 "홍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 후보는 뭐라해야 하나.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할 때 수없이 행했던 일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두테르테 발언은 외교 결례 논란으로 확산했다.
장성민 후보가 "건달정치가 우방국인 필리핀과의 외교를 치명적으로 훼손시켰다"라고 지적하면서 시작된 외교 결례 논란은 여권이 점화시키는 중이다.
이재명 후보 캠프 측은 "윤석열과 홍준표는 사적인 자리에서나 할 대화를 공론장으로 끌여들여 한국외교를 훼손했다"라며 "’1일1망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윤 후보는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했다"라고 비꼬았다.
윤 후보측에서는 "한마디만 하면 다들 벌떼처럼 말씀하신다"고 발끈했다.
윤 후보는 이날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윤 후보 측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다. 윤 후보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여권은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총공세를 폈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검찰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를 고발하라고 사주했다고 보도했다. '검언유착' 등의 보도로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는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고발장의 고발인란을 비워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장 최강욱 대표가 발끈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씨는 주제넘은 대선 행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윤석열게이트'는 가려질 수 없다"며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보복에 여념이 없는 깡패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라면서 국회 국정조사와 국정감사를 요구했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비열하고 비겁한 놈. 양아치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끝을 한번 보자"고 경고했다.
여권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공식 수사를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사정기관을 시정잡배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라면서 "윤 전 총장의 보복 수사와 검찰권 사유화 의혹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정 전 총리는 "이게 사실이라면 국가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 범죄다. 공수처가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민주당 김진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혹 제기만으로도 엄중한 사안으로, 정치공작에 해당한다"고 했고 정청래 의원은 "사실이 밝혀지면 제2의 총풍사건, 검풍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역선택 방지 배제'라는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정홍원 때리기' 형식으로 윤 후보에 공세를 펴고 있다.
두 사람은 정홍원 선거관리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경선룰을 정할 거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유 후보는 정 선관위원장과 윤 후보간 사전 밀약이 있었을 거라며 정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2일 정 선관위원장을 향해 "경준위가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한 룰을 선관위원장이 바꾼다? 정홍원이 무슨 절대군주인가"라면서 "세번째 경고다. 윤석열 후보를 위해 경선룰을 바꾸겠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윤석열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가라"라고 직격했다.
홍 의원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는 역선택을 내세워 반쪽 국민경선을 하고자 하는 시도는 어떤 형태로든 배격해야 한다"라고 쏘아 붙였다.
두 사람의 합동 공격에 윤석열 캠프 측은 "과거 앙숙이던 두 후보가 윤 후보를 공격하는데 손발이 착착 맞추는게 정략적"이라면서 "'홍승민'이라고 비꼬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라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