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평균 거래가격 6529→7527만원
코로나 타격으로 수익률 낮아도 시세차익 투자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서울 아파트 뿐 아니라 중소형 빌딩 매매 시장에도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고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다.
3일 토지·건물 정보 서비스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의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는 2145건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작년(3454건), 재작년(2934건) 거래량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 상반기 3.3㎡(평)당 평균 거래가격(대지면적 기준)은 7527만원으로 지난해 6529만원 보다 15.2% 상승했다. 연면적 3.3㎡당 거래가격은 4524만원으로 지난해 3999만원 보다 13.1% 상승했다.
상반기 빌딩 전체 거래금액은 19조3540억원으로 2019년 한 해 거래금액(21조2379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거래량이 증가한 데다 빌딩 가격까지 뛰면서 전체적인 거래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상권 부진으로 공실이 늘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소형 빌딩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가격도 훌쩍 뛰고 있는 상황이다.
빌딩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유동자금이 워낙 많다 보니 투자 수요가 중소형 빌딩에도 몰리고 있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임대수익률이 3%를 넘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임대수익률 자체는 좋지 않지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빌딩의 가격이 뛰면서 꼬마빌딩의 범주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매매가격 50억원 미만의 중소형 빌딩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 100억원 미만 건물을 꼬마빌딩으로 부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0∼200억원대 중소형 빌딩 매매 거래건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603건, 2019년 701건, 2020년 1002건, 2021년 상반기 679건 등으로 최근 크게 늘었다.
10~50억원 거래 건수도 2019년 1409건, 작년 1675건, 올해 상반기 1006건으로 늘고 있지만 증가세가 50~200억원에는 못 미친다. 10억원 미만 거래 건수는 2019년 658건, 작년 581건, 올해 상반기 287건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꼬마빌딩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영향 보다는 유동성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맵 이창동 리서치팀장은 "중소형 빌딩 시장을 아파트 대체시장으로 보기에는 금액의 차이가 큰 편"이라며 "빌딩의 경우 관리 포인트와 리스크 포인트가 아파트에 비해 많기 때문에 갑자기 아파트에서 넘어오기는 쉽지 않고, 최근 투자 수요는 유동성 증가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꼬마 빌딩 가격이 최근 수년간 단기간에 많이 오른 반면 임대수익률은 낮아지는 추세여서 묻지 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팀장은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입지에 따라서는 임대료로 대출이자도 감당이 안 되는 꼬마빌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비(非)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 5월 비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낮췄다. 또 지난 7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주택의 LTV를 40%로 제한하고 있다.
상가의신 권강수 대표는 "상대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수익형 부동산은 규제가 덜하긴 하지만 최근 꼬마빌딩에 대해서도 대출을 규제하고 있어서 예전보다는 시장이 소강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