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 앞두고 반이재명 연대, 후보 단일화 등 히든 카드 주목
김두관·박용진 등 다른 주자들 반대급부 없이 참여 안할 듯
丁, '단일화 없다' 완주 의지 확고…큰 격차에 단일화 실익도 없어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 경선 첫 순회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참패를 당했다. '충청 쇼크'를 받은 이 전 대표는 반전의 계기 마련이 절실해졌다. 그가 자신의 고향에서 열리는 호남 경선(25일)을 앞두고 반이재명 연대, 후보 단일화 등 히든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충청권 순회경선 앞두고 민심은 '비주류'인 이 지사에게, 당심은 '범친문'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에게 기울어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각각 역전과 '빅3' 진입을 통해 민심의 풍향계를 바꾸려고 했지만 예상 밖으로 대패했다. 민심과 당심의 동조화가 확인되면서 특단의 판 흔들기가 필요한 처지에 놓였다.
충청권 경선에서 드러난 표심은 7만6623명으로 2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선거인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아 1차 슈퍼위크(65만명)와 호남권(20만명) 순회 경선에서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전 대표가 패배 원인으로 꼽히는 네거티브 전략 수정에 나선 가운데 범친문이자 호남 출신 인사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고 상당한 조직력을 보유한 정 전 총리와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다면 고향인 호남권 경선 승리를 매개로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다.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은 6일 신(新)국방안보특위 지지 선언식에서 충청권 패배를 언급하면서 "앞에 있는 벽이 여러가지지만 반드시 우리가 극복해야할 벽이지 극복 못할 벽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벽을 넘기 위해 이 전 대표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충남권에서 유의미한 격차로 '빅3' 구도를 만든다는 경선 전략이 실패하면서 캠프내 추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는 당내 조직력과 별개로 '검찰 개혁'을 내세운 추미애 전 법무장관에게 근소한 차이로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 측의 단일화 압박에 "단일화는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충청권 경선 이후에도 완주 의지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 지사가 초반이지만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기 위한 50% 이상 득표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익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정 전 총리가 중도 포기할 경우 이 지사를 지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 전 총리가 중도 낙마를 하더라도 지지층을 공유하는 후발 주자 이 전 대표 보다는 지지층과 정치적 기반이 다른 선두 주자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이 향후 정치적 영향력 유지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특정 이념 또는 가치가 아닌 정 전 총리와 개인적 친분을 매개로 결합된 캠프 인사들이 이 전 대표 측에 이탈 없이 결합할지도 미지수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해까지 여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독점하면서 당 주류로 떠올랐고 타 후보 또는 비주류 인사와 관계 확립 또는 명분 확보를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이재명 연대 추진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추 전 장관과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도 자의반 타의반 차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반대 급부가 없는 한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반이재명 연대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지사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친문 색채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이 전 대표를 큰 격차로 꺾으면서 반이재명 연대를 겨냥해 '좋지만 떨어질 사람을 뽑을 것이냐', '싫어도 될 사람을 밀 것이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이 지사 측은 충청권 압승 기세를 몰아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와 오는 25~26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강원과 대구경북(TK) 순회경선에서도 승세를 유지하면 결선 직행을 위한 '매직 넘버'를 조기에 확보할 수도 있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1차 슈퍼위크에서 경선 중요 향배가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후보를 확정 짓고 더 빨리 단결하고 본선에 원팀으로 출전하는 게 가장 큰 본선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