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獨, 캐나다, 헝가리인 등 카불공항 떠나 도하 도착
백악관 "탈레반 고위 인사가 출국 도와"
오늘도 여객기 이륙 예정…"삶 정상화"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아프가니스탄에 잔류했던 미국인 등 113명이 9일(현지시간) 민항기를 통해 카불에서 대피했다. 지난달 30일 자정 미군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한 후 첫 사례다.
이날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인 수십명을 포함한 외국인 113명을 태운 카타르 항공사 보잉 777기는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카타르 도하 공항에 착륙했다.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항공편을 통해 미국인들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확인하면서, 카타르에 "신중하고 강경한 외교 및 관여의 결과"라며 감사 뜻을 전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탈레반은 미국인 출국을 돕는 과정에서 사무적(businesslike)이고 전문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은 여객기에 영국인 13명이 탑승했다며, 카타르에 감사를 표했다.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자국민 13명이 이번 비행을 통해 아프간에서 출국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항공기에는 미국인과 영주권자, 독일인, 헝가리인, 캐나다인 등이 탑승했다. 탈레반 측 고위 인사 2명이 출국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여객기에 미국인 100~150명이 타고 있다고 전했었다.
무트락 빈마데드 알카타니 아프간 주재 카타르 특사는 "오는 10일에도 다른 상업용 항공기가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라며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아프간에서 삶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전인 지난달 14일부터 30일까지 미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은 카불 공항을 통해 12만4000명을 대피시켰다.
백악관은 아프간에 미국 국적자 100명가량이 남아 있다고 발표했었다. 다만 일부 퇴역군인 단체들은 상당수의 미국인이 아프간 체류 사실을 정부에 알리지 않아, 실제 잔류 인원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