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블리스, 미군 시설 8곳 중 언론 접근 허가 첫 사례
에어컨 설치 텐트· 식당 등 마련…아이들 공놀이하기도
'사생활 침해' 우려로 직접 대화 등 세부 취재는 불가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국 바이든 정부가 텍사스 미군 기지 포트 블리스 내 아프가니스탄 이주자들의 거주지를 10일(현지시간) 처음 공개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인 리즈 그래컨은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이곳에 우리와 함께 있는 모든 아프간인은 끔찍한 여정을 견뎠고, 이들은 지금 미국에서의 삶에 적응하는 현실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 블리스 기지는 텍사스 엘파소에 위치했다. 아프간인들의 거주지가 있는 미군 시설 8곳 중 한 곳으로, 언론의 접근이 처음으로 허가된 곳이다.
이번 거주지 공개는 세 시간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AP통신 소속 기자들은 어떤 아프간인들과도 대화하거나 그들이 집결된 지역에서 몇 분 이상을 보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군 관계자들은 이것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 블리스에는 1만명에 가까운 아프간인들이 미국에 정착하기 전 의료 및 보안 검사를 받기 위해 머물러 있다.
아프간 어린이들은 크고 하얀 텐트 밖에서 축구공을 차고 농구공을 튀기며 놀고 있었다. 아프간 가족들은 코카콜라 캔을 들고 흙길을 거닐었다. 한 어린 소녀는 음식을 엎지른 후 도로 한복판에서 울었고 군인들은 소녀를 도왔다. 컨테이너에서는 아프간의 전통적인 바스마티 밥과 스튜가 제공됐다.
기지 내 마련된 거주지는 2주간의 시간을 들여 건설됐다고 했다. 수십 개의 에어컨이 설치된 텐트가 널려있고 기숙사와 식당도 마련됐다. AP통신은 이 풍경 중 일부는 아프간인들의 고향과 비슷한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연합군 환영 작전이라는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20년 동안의 전쟁 중 미군을 도왔으며 지난달 정권에 장악한 탈레반 보복을 우려한 통역, 운전기사 등 5만여명의 아프간인들이 미국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피난으로 일컬어지며, 약 13만명이 아프간에서 공수됐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은 독일, 스페인, 쿠웨이트, 카타르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서 보안검사와 검사를 받으며 여전히 이송 중이다.
미 의회 의원들은 심사가 충분히 철저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미국 정부를 일했던 많은 아프간인은 그들이 고용되기 전에 이미 수년간 조사를 받았고 다시 미국 동맹국들을 위한 특별이민비자(SIV)를 신청하기 위해 수년간의 조사를 받았다.
아프간인들은 기지에서 나온 후 정착을 위해 기관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이 기관들은 아프간인들이 이미 미국에 가족을 두고 있거나, 그들이 외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아프간 이민자 공동체가 있는 곳에 우선권을 준다.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소지한 사람들은 기지에 도착하면 바로 떠날 수 있다.다만 아직 포트 블리스에서 정착을 위해 풀려난 아프간인은 아직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