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불평등 해소가 먼저…실익 더 커"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미국 및 국제 보건 전문가들이 일반 대중에 대한 코로나19 부스터 샷(추가 접종) 접종이 현재로선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 등이 포함된 국제 과학자 그룹은 13일(현지시간) 공개된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랜싯(Lancet) 연구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고 CNBC,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접종 완료 후 8개월 후 추가 접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9월20일 시작되는 주부터 부스터 샷 접종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FDA 자문위는 오는 17일 타당성을 검토하는 회의를 갖는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논문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효능은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약해지긴 하지만 중증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는 꾸준히 지속된다고 밝혔다. 75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입원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고 나머지 모든 연령층에선 중증 예방 효과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FDA 고위 관계자인 필립 크라우즈와 매리언 그루버는 오는 10월과 11월 각각 퇴직한다고 FDA가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이들의 사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행정부의 부스터 샷 확대 정책에 이견을 보이는 것이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인간의 면역 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항체 외에도 다른 방어 체계가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현재 증거들은 심각한 질병에 대해 높은 효능이 유지되는 일반 대중에겐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팬데믹 와중인 지금 단계에서 (일반 대중까지) 부스터 샷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냈다.
그러면서 백신을 부스터 샷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아직 공급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것을 권했다. 이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란 조언이다.
WHO가 지난달 초 전 세계적인 '백신 불평등'을 재차 경고하면서 미국에 부스터 샷 접종을 최소 9월 말까지 연기해 줄 것을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백신 공급이 제한돼 있는 만큼 심각한 질병에 상당한 위험이 있고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스터 샷의 이익은 그 이익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이 가장 필요한 곳에 공급된다면 변이의 추가 진화를 막아 궁극적으로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