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특종: 량첸살인기' '더 폰' '노크 노크' '검은 사제들' 등 연이어 개봉하는 때늦은 스릴러 영화에 유해진(45)·주원(28)의 '그놈이다'가 가세한다.
'그놈이다'는 세상에 하나 남은 혈육인 여동생 '은지'(류혜영)가 살해당한 후 직감적으로 동생을 죽인 범인을 짐작하고 추적하는 오빠 '장우'(주원)의 이야기다.
윤준형 감독은 "'장우'의 입장에 이입해서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며 "(다른 영화에 비해)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느낌이 나는 색다른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놈이다'를 이끌어 가는 주요 소재는 토속신앙, 귀신 등 오컬트다. '장우'는 동생의 천도재에서 놋그릇이 떠내려 간 곳에 서 있던 남자를 동생의 영혼이 지목한 범인이라고 직감하고 죽음을 보는 소녀 '시은'(이유영)의 도움으로 범인을 찾아 나간다.
"빙의나 굿, 샤머니즘 등이 우리 민족 특유의 정서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점괘가 그대로 맞아 떨어졌을 때의 공포감이 있잖아요. 그런 걸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윤 감독)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배경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재개발 대상 어촌이 배경이다. 특히 영화 초반 짧게 이어지는 커트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까지 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어요. 굉장히 사실적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있을법한 공간을 택했고 연기에도 힘을 빼고 가자고 했습니다."(윤 감독)
영화는 계속 '장우'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간간이 등장해서 관객을 놀라게 하는 환영(귀신)에 얽매어 공포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드라마를 강조하려는 감독의 노력이다.
'장우'는 사고로 부모를 잃고 동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고아가 돼 온갖 허드렛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성격은 강해졌지만 본심은 그렇지 않다. 감독이 "유약해 보이기도 하고 도시적인 느낌이 있는" 주원을 '장우'로 캐스팅한 이유다.
"거칠고 다혈질이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면 더욱 캐릭터에 몰입해서 응원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윤 감독)
'장우'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인물로 귀신들린 소녀 '시은'이 등장한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준 '은지'의 죽음을 예감했지만 막지 못한 죄책감에 다음 살인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미친 여자, 소름끼치고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여린 소녀로 보이고 싶었어요. 보는 분들이 '시은'에게도 동정심을 가져 주기를 바랐고.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인물이 아니라 정말 옆에 있을 것 같은 소녀의 모습에 접근하려고 했습니다."(이유영)
'장우'가 범인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은 동네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약사 '민약국'(유해진)이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등장해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사람 좋은 모습으로 일관하다 영화 후반부 가면을 벗고 주원과 치르는 액션신은 작품의 백미다.
"당시 카메라와 머리가 부딪혀서 좀 찢어지기도 했어요. 굉장히 위험한 장면이었지만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주원)
'그놈이다'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