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한국에 대한 유쾌한 도발 문화건달 스콧 버거슨이 쓴 <발칙한 한국학>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은 한국 언론들이 나에게 접근하는 태도이다. … (한국 언론의) 첫째 관심은 외국인에게서 한국 문화가 굉장히 멋지고 위대하다는 인정을 받아내는 데만 있다. 게다가 나는 백인이고 미국인이니까 훨씬 그럴듯하지 않은가.” 혼자서 만들어 파는 잡지 <버그(Bug)>의 발행인 스콧 버거슨 씨가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를 ‘발칙하게’ 헤집고 다니며 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발칙한 한국학>. 버거슨 씨는 ‘이상함이 넘쳐흐른다’며, 한국 사회가 겉과 속이 다름을 은근슬쩍 빈정거렸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이지만, 사람들은 열렬히 새 것을 숭배한다. 한국은 예의범절을 엄격하게 강조하는 나라이다. 하지만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마구 밀치며 지나가고 발을 밟는다. 노인들은 상당히 복잡한 체계를 지닌 한국어의 높임말에 따라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마구 화를 낸다.” 또한 <발칙한 한국학>에는 우리 민족이 유태인이라고 주장하는 <조선과 열 번째 유태족>(1879),
물과 시간이 빚은 지하의 보석궁전 또 하나의 세계, 삼척 환선굴에서 2002 동굴엑스포 열려 청정한 바다와 높고 낮은 산 그리고 신비한 동굴이 있는 곳, 동해로 가자. 삼척으로 가자. 동해안의 아름다운 백사장과 푸른 파도는 우리에게 늘 가슴 설레는 추억과 함께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 그 가운데 삼척은 강원도의 동해안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어 행로가 비교적 어렵지만 많은 도회인들은 그래도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 삼척에는 산과 바다 이외에도 눈이 부시듯 투명한 옥수를 내려보내는 계곡과 동굴이라는 다른 곳에 흔치않은 테마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 찌는듯한 폭염이라도 한숨에 식힐 수 있는 천연 동굴은 그래서 여름이면 더욱 각광받는지도 모른다. 5억년의 신비 간직한 환선굴 동굴(洞窟)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지하 공동(空洞)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 현상의 산물이다. 동굴은 석회동굴·용암동굴·해식동굴 등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석회동굴은 석회암지대에, 용암동굴은 화산지대에, 해식동굴은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안지대에 주로 형성되어 있다. 윌드컵의 해인 금년 7월10일부터 8월10일까지 32일간 환선굴·관음굴·
억압에 저항하는 예술적 자유 동성애자 쿠바 시인의 일대기 ‘비포 나잇 폴스’ 화가출신 감독 줄리앙 슈나벨의 두 번째 작품 ‘비포 나잇 폴스’는 가난과 검열, 탄압과 죽음에 저항해 예술과 정치, 성에 대한 자유를 추구했던 쿠바의 천재 시인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자유를 위한 투쟁’은 민주화를 위한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왔던 우리 민족에게 낯설지 않은 주제이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이기도 하다. 그만큼 호소력이 높다는 뜻인데, 이 때문에 묵직한 예술 작품에 주로 형상화되어 왔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단지 메시지의 무게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자칫 지루하거나 암울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과 박진감 넘치는 서사구조에, 적절한 유머까지 곁들여 재미있게 풀어낸 슈나벨의 솜씨가 단연 돋보인다. 성정체성과 글쓰기를 투쟁 수단으로 영화는 아레나스의 동명 자서전을 골격으로 만들었다. 본능대로 시를 쓰고 자연을 즐기던 아레나스는 가난하지만 풍족한 자연의 세레를 받으며 자란다. 10대 시절 카스트로 혁명군에 참가할 정도로 조숙했던 그는 하바나 대학에 입학하면서 당시 유행처럼 번진 동성애문화를 접한다. 문학적 재능 또한 인정받아 작가
비판적 지지가 맹목적 사랑에 앞서야 한다 우리 나라 정치는 역사적으로 아주 묘한 현상을 띠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영남사람은 영남 사람이 이끄는 정당을 무조건 지지한다. 영남권에 밀리는 호남사람은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충청도 사람은 영·호남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살아가고 있다. 참 아이러니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현실이다. 대학생들은 막연히 기성세대를 비판한다. 운동권 학생들은 정치체제를 무조건 비판하고 성토한다.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듯 좌우로 분명히 분열되어 있는 듯하다. 자신의 흐름에 따라 줄을 서는 사례가 많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혈연이나 학연, 지연에 따라 무조건 지지한 경험이 없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얼굴이 미남이거나 유명한 스타이기 때문에 지지하거나, 연설이 근사하기 때문에 투표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 동네나 집안에서 대통령을 내기 때문에 몰표를 얻은 사례는 선거에서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으로 3 김씨 모두가 그랬다. 이회창 후보나 이인제 후보도 그런 기록이 있다. 이른바 고질적인 지역감정의 전형이다. 지역감정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다. 감성적이거나 맹목적인 지지의 폐해는
“시어마니 앙살새… 시누년은 삐죽새” 여성의 한(恨)을 노랫말로 엮어 낸 <어머니의 전설> “날아다니는 새들과 나비, 곤충들도 모두 제 이름이 있고, 땅속에 사는 지렁이와 굼벵이를 비롯하여 온갖 벌레들도 하나같이 제 이름을 지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에게만 이름이 없습니다.” 조선시대 여성에겐 이름이 없었다. 고대사회에서도 존재했던 이름이 고려를 거치면서 희미해지다가, 조선시대에는 아예 사라져 버렸다. 아무개의 딸에서 아내로, 다시 어머니로 바뀔 뿐이었다.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을 리 만무하다. 남성의 부속물로 전락한 여성들은, 가슴에 맺힌 한(恨)을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토해 냈다. 구전가요 통해, 차별 받는 여성의 삶 재조명 장시(長時) <순례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던 정동주 씨는 여성의 눈물이 듬뿍 밴 노래 73곡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그는 여성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차별과 모욕, 뿌리깊은 인습의 고난과 능멸과 따돌림, 무엇보다 아프고 서러웠던 가난과 문맹으로 인한 피눈물의 나날들 속에서도 인간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이 노래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갤러리를 넘어서 대중 속으로 지하철 중심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 활발, 개념 정립 등 사회적 합의 필요 “미술 작품을 감상하러 간다”라면 갤러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때 떠오르는 갤러리의 이미지는 떠들어도 뛰어다녀도 안 되는 고상한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오랫동안 미술은 갤러리시스템에 갇혀 있었고, 예술은 천재적이고 신성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대중이 미술을 생활과 격리된 고급스러운 또는 지루한 행위나 결과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카이스트 인문과학부 최혜실 교수는 난해한 현대미술이 대중에게 “권태이자 고문이요, 무식한 자신을 자책하는 고해성사”가 되어왔다고 지적한다. 최 교수는 “그야말로 무식한 소리 듣지 않으려고 순수예술에 대한 소양을 지니고 남은 시간은 만화책보고, 무협소설 읽고 액션 영화 보며 낄낄거리게 되었다. 킬링타임용이라며 스스로 알리바이를 주면서도 실제로 위안은 여기서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과 미술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조명 받고있는 공공미술은 이같은 미술의 비대중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화폭에서 뛰쳐나와 환경조형물에 안주? 공공미술이라는 용어는 영국의 존 윌렛이 1967년 ‘도시 속의 미술 Art in a C
유쾌한 수다, 쓰고 깊은 뒷맛 부조리극의 대명사 ‘대머리 여가수’ 문예회관에서 재공연 “도대체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신문은 늘 죽은 사람들의 나이를 보도하지만 새로 태어난 아이들의 나이는 보도하지 않거든. 이건 넌센스야. 불쌍한 바비, 미 합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체였지. 죽은지 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체온이 남아있었어…” “아,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돼”라며 골똘한 표정을 짓던 관객들은 차츰 논리를 포기하고 유쾌하게 웃기 시작한다.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 김정옥 연출의 ‘대머리 여가수’(극단 자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도 안돼는’ 대사들로 채워진다. 이오네스코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1950년 파리에서 초연 되었을 때 ‘반연극’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기존 연극의 플롯과 대사 등을 전복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에서는 극단 민중극장에 의해 1963년 11월 반도호텔 ‘다이너스룸’에서 초연되었다. 당시에도 김정옥이 연출을 맡았으며 박근형, 김혜자, 오현주 등이 출연했다. 이후 극단 ‘자유’에 의해 1969년부터 1919년까지 400회 이상 공연되었다. 김정옥 연출가는 “관객들의 반응은 40년 전 초연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첫
해적, 복고왕 되려다 길을 잃다 80년대에 대한 명랑 판타지 ‘해적 디스코왕 되다’ 후반부로 갈수록 맥빠진 영웅담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8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를 위한 영화다. 주황색 공중전화기, 병우유, 연탄재, 포니 자동차, 귀마개, 똥지게… 그리고 디스코. 영화는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이 같은 문화적 코드를 전면에 배치해 ‘향수’를 자극한다. 몇 년 전부터 복고가 유행이지만, 최근 충무로에서는 따뜻한 감성을 지닌 복고영화가 유독 쏟아지고 있다. 복고가 시대적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상실한 아날로그적 삶에 대해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추억을 되씹는 일은 숨막히는 현실에 대한 잠깐의 도피이자, 속도에 대한 최소의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마냥 선하고 달콤한 인물들 이처럼 불만족스러운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추억은 늘 아름답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 또한, 이러한 복고의 법칙에 따른 영화다. 역사적 현실의 암울함은 영화에서 자취를 감춘다. 아버지에게 똥리어카를 끌게 하고, 누이를 술집으로 내모는 ‘가난’과 중동에 돈 벌러 간 아버지와 춤바람 난 어머니 등의 가족 풍경들은 80년대 사회 현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박물관 종로구 경희궁 터에 세워진 <서울역사박물관> 암사동 유적지를 비롯해, 아득히 먼 선사시대 조상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땅. 삼국시대 백제의 초기 도읍이며 개경, 서경과 더불어 고려의 중심지였던 고을. 이성계가 조선의 도읍으로 정한 뒤 600여 년 동안 한반도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우리 겨레와 함께 한, 서울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역사 공부하고, 문화 시설도 이용하고 5월 21일 종로구 경희궁 터에 세워진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시민이 만들어 가는 박물관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소장하고 있는 유물 2만 160점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9,804점이 시민들에게 기증 받은 것들로 채워졌다. 총 2,128평(상설전시장 1,336평, 기획전시실 452평, 기증유물전시실 326평) 규모의 박물관은 2개의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상설전시실, 기증유물전시실 등 4개 전시실로 이뤄졌다. 3층 상설전시실에는 4개의 구역으로 나눠 조선의 수도 서울, 서울사람의 생활, 서울의 문화
어느덧 역사가 돼 버린 옛 신문 전직 신문기자가 엮어 쓴 <옛날 신문을 읽었다> “우리는 통상 한 시대를 관찰하고자 할 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접근해보곤 합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개인’과 ‘생활인’들이 어떻게 살았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전직 신문기자 출신인 이승호 씨는 자료수집을 위해 오래된 신문들을 보다가, 옛날 신문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버렸다. 그는 “옛날 신문에 사람들의 체온, 숨결, 땀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며, “역사는 도표화되고 도식화된 편년체로 정리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숨결과 땀까지 담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950년대 이후 가난하고 국가의 통제가 심했던 시절에 쓰여진 흥미로운 신문 기사들을 “누렇게 변색하고 곰팡이가 퍼렇게 낀 수십 년 전의 낡은 신문철을 넘기며” 골라냈다. 그리고 기사 내용과 관련된 정보 및 자신의 경험담을 함께 담았다. 특히 옛날 신문에 실린 기사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시절과 오늘날의 모습을 비교하여 꼬집어봄으로써 지난 시대를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장발·미니스커트 단속, 야간 통행금지 등 눈에 보이는 과도
그 많던 이발소는 다 어디로 갔을까? 고속성장의 그늘과 상실에 대한 연극 ‘이발사 박봉구’ 매력적인 창작극 한편이 입소문을 타고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 동숭아트센터의 야심작 ‘이발사 박봉구’가 그것. 이 연극은 영화처럼 컨셉과 소재 선정을 먼저하고 수 차례 회의를 거쳐 대본을 짠 뒤, 스탭과 배우를 모은 ‘사전제작시스템’의 첫 작품이다. 그만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으로 ‘야심작’이란 표현을 쓸만하다. ‘이발사 박봉구’는 제목만으로도 관객에게 이발소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큰 거울에 세면대, 단순한 원목 선반, 복제된 명화 정도가 유일한 장식품인 그곳. 하얀 가운을 입은 이발사는 ‘헤어디자이너’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묵묵하고 성실한 외모다. 하지만, 이처럼 수수하고 평온한 이미지의 이발소는 추억 속에서만 아련히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공간이다. 변절을 강요하는 세상 소멸해 가는 이 시대의 이발소처럼, ‘이발사 박봉구’는 한마디로 ‘상실감’에 대한 연극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주 깡촌에서 이발사인 아버지를 보며 자란 박봉구는 이발은 용자(용모와 자태)를 다듬는 신성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훌륭한 이발사를 꿈꾼다. 우발적인
주성치식 과장의 미학 삼류를 위한, 유쾌상쾌통쾌한 만화 ‘소림축구’ 코미디에 액션, 환타지, 스포츠까지 뒤섞은 주성치표 종합선물세트 ‘소림축구’가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홍콩 흥행 역사를 다시 쓴 화제작답게 시종일관 유쾌하며, 현란한 액션과 화려한 시각효과도 넘쳐난다. 쿵후 고수들이 축구공을 들고 휙휙 날아다니고, 공중에서 기를 모아 발차기를 하며, 괴력으로 상대 슛을 막아낸다는 발상 자체가 흥미롭다.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한탄이 끊이지 않는 변두리 인생들. 출신은 소림사 고수들이지만 속세에서 그들의 무술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강철다리 씽씽(주성치), 무쇠머리 대사형(황일비), 회전묘기의 고수 이사형(막미림), 철갑 복부 삼사형(전계문), 고공무예의 달인 사사형(진국곤), 공중 부양을 하는 육사제(임자총)가 소림사 형제들. 다리 부상으로 폐인이 된 왕년의 축구 스타 명봉(오맹달)은 이들을 모아 쿵후와 축구를 접목한 소림축구단을 만든다. 변두리 인생들의 비애와 카타르시스 영화는 축구단의 결성과 훈련과정, 그리고 어떻게 축구계를 평정하고 결승까지 이르는가를 속도감 있게 보여준다. 3류들이 집합한 스포츠팀이란 설정이 ‘공포의 외인구단’을 방불케 하는데, 실제로
감춰진 ‘몸’, 비밀을 찾아서 서울과학관서 내년 3월 2일까지 열려 “스승님께선 시신을 제게 맡겨 세상 모든 병을. 근원을 알라하셨습니다. … 감히 스승님의 몸을 해부하였습니다.” 명의 유의태는 자신의 몸을 해부하여 의학 연구에 정진하라고 허준에게 유언한다. 당시에는 의원조차 함부로 인체를 해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내어준 것이다. 4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의료 실습을 제외하면, 인간의 오장육부(五臟六腑)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개관 2주 동안 5만여 명 다녀가 4월 17일부터 대학로 창경궁 옆 국립서울과학관 특별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은 모형이 아닌 실제 인체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개관 후 2주 동안 벌써 5만여 명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우리보다 먼저 전시회가 열린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11개국에서도 무려 850만 명이 전시회를 관람했다. 관람객들은 심장운동기관, 미세한 신경조직, 그리고 자궁 속 아이가 사람 모양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실제 인체를 통해 확인하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김준희(21) 씨는 “사람의 몸이 미세한 핏줄 등으로 저토록 정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