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선두 OK저축은행을 잡고 1위 싸움에 청신호를 켰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2시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2 25-21 25-17)로 승리했다.
선두도약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1위 OK저축은행을 승점 50점(16승8패)에 묶어두고 승점 49점(16승8패)째를 올렸다. 남은 5~6라운드에서 충분히 1위 등극이 가능한 상태다.
지난 12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떨어진 분위기도 살렸다. OK저축은행과의 시즌 전적도 2대2로 동수를 맞췄다.
모로즈와 김학민 쌍포가 제역할을 했다. 모로즈는 서브득점 3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20점을 뽑았고, 김학민도 16점으로 뒤를 받쳤다. 또, 김형우-최석기 센터라인은 19점을 합작했다.
OK저축은행은 역전패를 허용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블로킹 싸움에서 대한항공에 7개를 허용하는 동안 3개에 그쳤다. 시몬이 양팀 합계 최다인 28점을 책임졌으나 역부족이었다.
1세트 초반 OK저축은행이 주도권을 잡았다. 6-6 상황에서 송명근의 후위 공격으로 앞서갔고, 상대 범실과 시몬의 속공까지 보태 점수차를 3점차로 벌렸다.
줄곧 리드를 지켰으나 20점대 고지를 앞두고 추격을 허용했다. 19-17에서 김학민의 시간차에 당한뒤 모로즈에게 2연속 실점하며 역전당했다.
위기 상황에서 에이스들이 역할을 해줬다. 19-20에서 김정훈의 속공과 송희채의 블로킹으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송명근이 서브에이스 두개를 꽂아넣으며 상대 추격의지를 꺾었다. 시몬의 속공이 터지며 25-22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는 양팀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세트 중반까지 이어졌다. 13-13 동점스코어는 송명근과 시몬의 연속 득점이 들어간 OK저축은행이 깼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반격이 무서웠다. 연이어 범실을 유도해 15-15 동점을 만든 뒤 김형우의 블로킹과 김학민의 퀵오픈으로 17-15로 역전했다.
19-16에서 내리 3점을 내주며 주춤했지만 다시 3연속 득점에 성공해 22-19로 달아났다. 모로즈의 퀵오픈으로 24점을 만들었고 상대 범실이 나오며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더욱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앞선 세트에서 잠잠했던 모로즈도 살아나면서 공격에 힘이 붙었다.
17-16으로 한발 앞선 가운데 모로즈가 후위공격과 심홍석이 재치있는 오픈으로 격차를 벌려나갔다. 모로즈의 서브득점으로 24점 고지를 점한 뒤 상대 범실이 이어져 대한항공이 3세트를 접수했다. 모로즈는 3세트에만 10점을 수확했다.
4세트에도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이 이어졌다. 10-8에서 최석기의 속공을 시작으로 연달아 4점을 쓸어담아 일찌감치 리드를 점했다.
18-13에서는 김학민의 후위공격, 모로즈의 서브에이스, 정지석의 블로킹이 연이어 터지며 OK저축은행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24-17에서 김형우가 속공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0(27-25 25-16 27-25)으로 이겼다.
'토종 에이스' 이재영이 서브에이스 4개를 포함해 17점을 터뜨리며 맹타를 휘둘렀다. 테일러도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13승7패(승점 35)가 된 흥국생명은 3위로 4라운드를 마감했다. 4위 한국도로공사(9승11패·승점 27)과의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1일 선두 현대건설을 잡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1세트 16-21로 크게 뒤지고 있던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서브득점을 시작으로 3연속 득점에 성공해 추격을 시작했다. 시크라의 네트터치 실수로 24-23으로 역전했으나 다시 실점하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갔다.
25-25로 맞선 가운데 또다시 상대 범실을 유도해 세트포인트에 다가섰다. 이재영의 오픈 공격이 불을 뿜으며 1세트를 접수했다.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2세트 들어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수지의 이동공격으로 24점 고지를 밟았고, 테일러의 후위공격으로 2세트를 따냈다.
궁지에 몰린 한국도로공사는 3세트 후반 들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9-23으로 패색이 짙은 가운데 내리 다섯 점을 뽑아내며 24-2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점을 내주며 듀스 승부가 시작됐으나 상대 범실로 25-24를 만들었다.
김미연의 퀵오픈 공격이 조송화의 손을 스치고 코트를 벗어나며 한국도로공사가 반격을 시작하는 듯했다. 그러나 심판은 아웃을 선언, 스코어는 다시 25-25가 됐다.
이번에는 흥국생명이 조송화의 블로킹으로 앞서갔다. 연이어 이재영의 시간차가 코트에 꽂히면서 승리를 낚아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