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가 세계 양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한다.
4년 전, 2012런던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기보배는 올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하 리우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이 남아있는 탓에 매우 신중했다. 기보배는 지난해 국가대표 탈락의 아픔을 경험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때, 사대가 아닌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나선 것. 본인은 양궁 인생에 전환점이었다고 한다.
기보배는 "떨어지고 나서 오히려 홀가분했다. 선수촌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계속 반복된다. 고단했지만 밖에서는 자유로웠다"며 "이런 것들이 오히려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등 좋은 시간이 됐다"고 했다.
그는 태극마크 공백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고,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리곤 전성기의 기량을 과시했다.
기보배는 올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2관왕(개인전·혼성전)을 차지했다.
리우올림픽에 가기 위해선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내 최종선발전에서 3명 안에 들어야 한다. 3월부터 시작된다.
기보배는 "하루에 최대 450발씩 쏘면서 리우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올림픽 본 무대보다 치열한 국내 선발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선발전은 무척 힘든 과정이다. 6~7일에 걸쳐 열리다 보니 당일 컨디션에 따라 등수가 확 갈린다.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불안감을 떨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양궁연맹은 세계 최강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여러 차례 규정에 손을 댔다.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세트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트제는 세트당 3발을 쏴서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부여해 먼저 6점을 얻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이다.
예선에서 높은 점수로 통과해도 토너먼트에서 이변이 일어나 가능성이 높다. 한 발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평균에서 높은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한 방식이다.
리우올림픽부터는 단체전에서도 세트제를 적용한다.
기보배는 "올해도 국제대회에서 슛오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며 "이에 대비해서 선발전에서도 슛오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연장전인 슛오프에선 두 선수가 한발씩 쏴 높은 점수를 쏘는 선수가 승리한다. 동점일 경우, 과녁의 정중앙에 가깝게 쏜 선수가 이긴다.
이에 대표팀은 모의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선발 과정에서도 슛오프 리그전만 따로 치러 전체 점수의 8%가량을 배점하고 있다.
기보배는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올림픽이 어떤 면에서는 짧다고 할 수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며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인 만큼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이루고 싶은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에서 비닐을 씌운 창문에 구멍을 뚫고 훈련을 하기 때문에 손이 굽을 정도로 시리거나 하진 않는다"며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2020도쿄올림픽에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다"고 했다.
기보배는 이달 2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있는 대표팀 전지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기보배 프로필
▲ 이름 : 기보배
▲ 생년월일 : 1988년 2월 20일
▲ 신장 : 168㎝
▲ 몸무게 : 56㎏
▲ 출신교 : 안양서초~안양서중~성문고~광주여대
▲ 소속팀 : 광주광역시청
▲ 주요성적 :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11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금메달
2011선전하계유니버시아드 개인전·단체전·혼성전 3관왕
2012런던올림픽 개인전·단체전 2관왕
2013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혼성전 2관왕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인전·혼성전 2관왕
2015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혼성전 2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