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후배 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1)이 10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사재혁은 향후 10년 동안 바벨을 잡을 수 없게 되면서 사실상 불명예 은퇴를 하게 됐다.
대한역도연맹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 내 회의실에서 선수위원회를 열어 폭행 물의를 빚은 사재혁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결과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는 지난달 12월31일 강원도 춘천의 한 술집에서 동료 선수들과 송년회를 갖는 도중 후배 선수인 황우만(21)을 주먹과 발로 때려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힌 사재혁에 대해 연맹 선수위원회 규정 제18조 1호 1항 '중대한 경우'에 의거, 만장일치로 자격정지 10년을 결정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역도 남자 77㎏급에서 금메달을 딴 사재혁은 이후 7차례나 수술을 받으면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 2012런던올림픽 출전 당시 팔꿈치가 탈구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도 수술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85㎏급으로 체급을 올린 사재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국내 간판 선수로 리우 올림픽 출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재혁은 이번 폭행 파문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바벨을 잡지 못하면서 올림픽 3회 연속 출전이 무산됐다. 역도 선수로는 노장 축에 속해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사재혁은 지난 3일 이번 폭행과 관련해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조사를 받았다. 사재혁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에 뺨을 때린 것에 대한 오해를 풀려다 감정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인정했다.
연맹은 사재혁과 황우만의 진술이 약간은 엇갈리고 있지만 사재혁 본인이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인정한 만큼 발빠르게 진상조사에 착수해 징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재혁은 폭행 이후 사과를 하기 위해 매일 같이 황우만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고 있지만 가족 측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만의 가족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합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어서 사재혁은 이번 사건에 대한 합의도 원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경찰은 사재혁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