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 축구가 새해 첫 평가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4일 오후 11시2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샤밥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날 평가전은 오는 8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대비해 치러졌다.
모의고사 성격이 강했다. 신 감독도 지난달 28일 출국장에서 "모든 것을 오픈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가 분석을 할 것이니 많이 조심스럽다"며 시범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다.
신 감독은 두가지 전형을 실험했다. 특히 공격적인 전개가 가능한 4-4-2 다이아몬드 전형이 빛을 발했다.
이날 신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4-3-3 전형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원톱으로 나선 진성욱(인천)과 오른 측면 공격수 강상우(포항)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돋보였으나, 전술면에서는 아귀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빌드업 과정에서 긴 패스에 의존하는 등 공수 연결에 약점을 노출했다.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수비시에도 상대 역습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위험 장면을 연출했다.
0-0으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선수 10명을 교체했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후반 16분 한국은 진성욱과 이영재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득점 후 권창훈(수원), 황희찬(잘츠부르크), 문창진(포항)을 동시에 투입됐다. 4-4-2 다이아몬드 전형을 가동, UAE를 압박했다.
황희찬과 류승우가 투톱으로 올라서고 문창진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이창민과 권창훈이 중앙에 서고 박용우(서울)가 다이아몬드의 후위를 점했다.
공격진의 파괴력이 늘자 경기 주도권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몇차례 역습을 허용하긴 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까지 UAE를 몰아붙였다.
20살 막내 황희찬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진을 이끌었다. 저돌적인 돌파와 볼에 대한 집중력으로 수비진을 괴롭혔고, 후반 43분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소속팀 반대로 대표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우려를 자아냈으나 완벽히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림픽대표팀 데뷔골을 쏘아올리며 본격적인 골행진을 예고했다.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해왔던 권창훈도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성인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맹활약했던 권창훈은 지난 시즌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특유의 유연성과 킥력을 뽐내며 건재함을 알렸다. 후반 21분에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쏘아보냈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황희찬의 골을 만들어주며 공격 포인트도 기록했다.
류승우 또한 공격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빠른 스피드와 패싱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선제골을 기록한 뒤 교체아웃된 진성욱의 발견도 공격진의 수확이다. 이날 올림픽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진성욱은 도움까지 기록하며 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전술과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신태용호의 공격적인 축구는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한층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