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문서 공 연 콘서트 페퍼민트 3년 전 MBC베스트극장에 소개됐던 ‘사람 뒤에 사랑이 서있다’(연출 황인뢰)를 원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이유리가 2년여의 제작기간을 통해 ‘페퍼민트’라는 제목으로 뮤지컬화했다. 고스트와 인기가수의 사랑이 기둥줄거리로, 감각적 음악과 댄스가 돋보인다. 남경주, 바다 주연. 9월19일∼10월23일/ 팝콘하우스 문의 02-399-5888 삼국지 적벽가 중국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를 원전으로 적벽강에서의 싸움과 그 앞뒤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적벽가’가 국립창극단 제108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대극장 창극으로는 처음으로 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영상을 활용한 효과적인 무대 장치와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띈다. 제갈공명 역에 왕기철과 김학용, 조조 역에 왕기석과 남상일, 유비역의 최영길 등. 9월29일∼10월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02-2274-3507 윤복희 2003 공연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윤복희 콘서트. ‘여러분’ ‘친구야’ ‘다 그런거지’ 등 숱한 히트곡과 ‘피터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 등 뮤지컬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1년 무대생활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이후 2년만에 갖
무제 문서 “밥보다 라면이 좋아” 요리비법, 인간애 나누며 ‘맛있게’ 사는 사람들의 모임 ‘라면천국’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이 있을까. 인스턴트 식품이라고 믿기 어려운 깊고 얼큰한 맛에 무엇을 넣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무궁무진 변신이 가능한 다양성. 더구나 가격도 싸고 요리하기도 쉬우니 이만큼 서민에게 매력적인 음식도 드물 것이다. 국내 최대 라면 마니아들의 모임 ‘라면천국’(cafe.daum.net/ramyunheaven)이 5만여명의 거대 회원을 거느리게 된 것도 라면의 이 같은 대중성과 무관하지 않다. 1999년에 만들어진 ‘라면천국’은 “라면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라면사랑 이야기나 실컷 하자”는 운영자 최용민(35 서울 분당) 씨의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해 현재는 각종 매스컴을 타면서 꽤 알려진 동호회가 됐다. 라면 회사들이 앞다투어 자신들의 공장 견학을 권유하는 ‘특급’ 대우를 받는가 하면, 보유한 정보도 엄청나 ‘비법천하 라면천국’(범조사, 2001년)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라면 관련 1순위 취재원으로 손꼽힐 정도니, 이만하면 동호회 수준을 넘어 상당한 파워를 가진 단체인 셈이다. 하지만, ‘라면천
무제 문서 형사추리물로 태어난 ‘아가동산’ 수사백서 담당 검사가 7년 만에 밝히는 진실, ‘뽕나무와 돼지똥’ 최첨단 시대에 ‘종교’라는 이름으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32명이 집단 자살한 오대양, 휴거 소동을 일으킨 다미선교회, 신도를 컨테이너에 감금하고 폭행, 살해, 암매장한 생명수제단, 10명 이상의 신도를 살해한 영생교 등,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1990년대 말 세인들을 경악케 했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가 기억하는 사건이 또 하나 있다. 이른바 ‘아가동산’ 사건이다. 종교집단의 맹목적 폭력성 당시 이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강민구 검사(안산지청 38)는 아가동산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과 실화를 바탕으로 ‘뽕나무와 돼지똥’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엮었다. ‘뽕나무’와 ‘돼지똥’은 언뜻 시골의 정취를 연상시키지만 이 사건을 소상히 기억하는 독자라면 제목이 주는 의미를 알 것이다. 종교집단의 맹목적인 폭력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징한다는 것을…. 어느 날, 여주지청 소속의 강민구 검사 앞으로 낯선 진정서가 한 통 도착한다. ‘아가동산’이라는 정체 모를 집단에서 어느 젊
무제 문서 “유머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이 전파하는 웃음꽃, ‘봉수야 그만 좀 웃겨!’ ‘밤낮으로 무서운 긴장 속에서 살아가면서 웃지도 않는다면 아마도 나는 죽고 말 것이다’ 에이브라함 링컨의 말처럼 웃음은 우울한 현실을 살아가게 만드는 위안이 된다. 북핵문제와 경기침체 등으로 한껏 침울해져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그래서 웃음은 더욱 간절하다. 잠시나마 고민을 떨쳐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껏 웃어보는 것. 그럴 기회가 없다면 때로는 유머집 한 권을 사들고 직접 웃음 사냥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공직시설 유명한 입담가, 작가로 변모 어느 할머니가 택시를 탔다. 요금이 만 원이 나왔는데 할머니가 오천 원만 냈다. 택시 기사가 말했다. “할머니, 요금이 만 원입니다.” 할머니가 말했다. “이 놈아! 너는 안타고 왔어?” 이번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택시를 탔다. 이번에도 요금이 만 원이 나왔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8,400원만 냈다. 택시기사가 말했다. “할아버지, 요금이 만원입니다.” 할아버지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너 1,600원부터 시작한 거 다 안다. 잉!” 예전에 들어본 듯 하지만 여전히 웃음을 머
무제 문서 공짜로 한바탕 놀아보자! 돈 안 쓰고 문화생활하는 비법, 서울시내 무료공연 가이드 가을은 문화예술을 즐기기에 딱인 계절이다.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혼자 영화를 보는 것, 스잔한 날씨와 꽤나 어울리지 않는가? 그러나 모처럼 분위기를 한껏 내고 싶지만 걸리는 문제가 있다. 바로 주머니 사정이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몇 만 원짜리 공연티켓은 차치하고라도 영화표 한 장 값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요리조리 둘러보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너무도 ‘고마운’ 무료 공연이 여기저기서 손짓 한다. 9월 한달 공짜로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답답한 실내는 싫다, 야외서 즐긴다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문화의 향연!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9월15일부터 10월24일까지 분수대 야외무대에서 ‘뜨락축제’를 연다. 1988년 시작된 이 축제는 일상에 지친 도시인에게 휴식과 활력을 제공하고자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10월10일까지 매주 월∼금요일 오후 12시20분부터 1시까지 음악, 무용, 마임 등이 선보인다. 9월29일부터 10월10일에는 퇴근시간에 맞춰 오후 7시30분부터 ‘가을밤 낭만
무제 문서 커피향에 취하고 사람 온기로 마음 데우고 직접 생두 볶아 커피 추출하는 열혈 로스팅 마니아들의 모임 ‘커피로스터스’ 골방에서 뛰쳐나온 마니아들은 각자의 더듬이를 세우고 ‘같은 부류’의 타인을 찾아 ‘인터넷 광장’에 모여들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의 취향과 욕망, 혹은 근심은 ‘교감의 집단’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혼자’서는 어려운 것을 ‘함께’ 완성시키며, 서로 다독이고 도와주면서 일상을 따뜻하게 데운다. 사소한 것에 대한 사소하지 않은 열정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 우리시대 문화의 새로운 주역, 이색동호회를 만난다. 커피의 계절이 왔다. 스산한 바람에 누구나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그리워지는 가을. 하지만, 떠올리는 커피의 종류는 제 각각일 것이다. 휴게실에서 마시는 자판기 커피 한 잔에 황홀해하는 경우가 있나하면,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마시는 원두커피를 고집하는 커피광도 있다. 볶은 원두를 사서 직접 갈아 마시며, ‘난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즐겨 먹어’라는 말을 하는 정도라면 남다른 감각의 혀에 찬사를 보낼 만하다. 커피의 종류를 꿰뚫고 자신의 취향을 정립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무제 문서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허난설헌’을 위해! 연극 통해 여성의 자아찾기 주창하는 연출가 강유정 ‘초희’라는 본명보다 호 ‘난설헌’으로 유명한 조선중기 여류시인 허난설헌은 우리에게 허균의 누나로만 기억될 뿐. 그녀의 작품이 무엇인지, 시풍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취사원창’에 따르면 그녀는 17세기 중국, 일본 등지에서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였다고 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한국에서만은 그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허난설헌. 그녀가 마침내 9월14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를 통해 재탄생한다. 그녀를 부활시키는 연출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연출가’이자 극단 ‘여인극장’ 대표 강유정(70) 씨. 강씨가 허난설헌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녀 자신과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정통사극으로 표현한 현실문제 “한국에서 여성이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사회활동을 한다는 것은 허난설헌이 살았던 시대나 요즘 시대나 여전히 힘들어. 늘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통받지. 450년 전 허난설헌이 겪었던 고충은 지금 우리 여성들의 모
무제 문서 ‘인권’ 대중화를 위한 힘있는 외침 10人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십시일反’ 우리나라 현실은 비장애인 이성애자 내국인 남성의 조건을 갖춘 집합과 장애인 동성애자 외국인 여성으로 이뤄진 집합으로 양분된다. 그리고 전자가 후자를 억누른다. 단지 ‘다르다’는 차이가 ‘틀리다’라는 배타성과 차별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인권이 실종된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소위 ‘잘나가는’ 만화가 10인이 이 유린된 인권에 대해 책을 펴냈다. ‘십시일反’. 열 명이 모여 만든 책 한 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다. 또한 말 그대로 ‘십시일반(十匙一飯)’, 한술 한술 떠서 밥 한 그릇을 만들었다. 소수자 편에 서서 시사만평으로 자신의 비판적 사고를 피력해온 박재동과 손문상은 ‘한 칸의 현실’을 그렸다. 애완견 취급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 외국인노동자를 ‘마리’로 세면서 현 상황을 비꼬고, 재력, 학력, 아버지 직업이 개인의 능력보다 우선시되는 구조를 풍자했다. 한겨레신문에 ‘비빔툰’을 연재하는 홍승우를 비롯 이희재, 조남준은 ‘습관적인, 일상적인’ 편견을 묘사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동과 학대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슬픈
무제 문서 나이도 빗겨간 무대위의 ‘여왕’ 반세기 한국 여성국극 역사의 중심, 김진진 서울 중구 약수동의 어느 상가건물 2층. 덩더덩쿵 하는 북 장단 소리와 함께 두 남녀의 목소리가 문틈으로 들린다. “처자의 이름이 무엇이오?” “남녀가 유별한데 어찌 처음 본 남자가 처자의 이름을 물으시오?” 첫눈에 반했음을 알 수 있는 설레는 대화가 오고간다. 가만히 문을 열고 상황을 보니 어라, 남자는 온데간데없고 순전히 여자들만 모여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를 오가며 자꾸만 못마땅한지 지적을 하고, 대사를 수정해주는 한 여인이 눈에 뛴다. 곱다란 매무새며 열정적인 행동이 퍽 인상적이다. 1950년대 ‘뮤지컬 스타’ 빛을 내뿜던 여인은 김진진(69 여) 씨다. 고희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소유한 그녀는 1950년대, 지금으로 말하면 전지현 같은 대스타다. 아니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창을 기본으로 하되 대사와 연기, 춤이 어우러지는 전통 오페라 혹은 뮤지컬인 ‘국극’ 배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방 후 10년 간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여성국극 모든 배우 중에서도 ‘여왕’이었다. “요즘 세대는 국극을 잘 모르지만 19
무제 문서 공연 나에게 사랑은 없다 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성에 대한 정체성, 진정한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여성들에 의한, 여성들을 위한 뮤지컬을 표방하며 소극적 여성상이 아닌 당당한 현대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온라인 누드로 화제를 모은 배우 권민중 주연. 8월29일∼9월28일 우림 청담씨어터 문의 02-3445-7972 펑키펑키 개그맨 정성한 연출,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홍경민의 ‘가져가’, 이정현의 ‘와’ 등 기존 히트곡을 사용해 관객의 친숙함을 더했고, 3D 입체영화로 오프닝을 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탤런트 정태우, 가수 ‘베이비 복스’ 이희진 주연. 9월5일∼11월2일/ 펑키하우스 문의 02-548-5887 다시라기 ‘다시 태어나다’라는 의미의 ‘다시라기’는 진도에서 내려오는 장례풍습으로 생명의 끝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음을 알리는 해학·풍자극이다. 전통적인 소재인 만큼 재담과 춤, 노래가 어우러지고 1979년 대한민국 연극제 문공부장관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손진책, 김성녀, 윤문식 등을 키워낸 극단 민예 작. 9월4일∼9월28일/ 마로니에 소극장 문의 02-74
무제 문서 아시아의 생채기를 찍다 전쟁과 식민에 대한 사진전 ‘한국 일본 오키나와에 관한 기록과 기억, 사진가 10인의 눈’ 일본 최남단에 있는 섬들의 모임으로 구성된 오키나와는 일본이 패전한 1845년 이후 본토와 분리돼 1972년까지 27년 동안 미군 지배 하에 놓여 있었다. 그 이전에 오키나와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일본은 독자적인 왕국이었던 오키나와를 1879년에 병합시켰고, 강제적인 ‘일본화’를 진행했다. 오키나와는 2차세계대전 중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전쟁으로 20만여명의 오키나와인이 살해됐다. 현재도 주일 미군의 상당수가 주둔하고 있는 오키나와는 일본이면서도 반일감정이 강한 정체성이 모호한 곳이다. 오키나와의 이러한 배경은 전쟁과 지배의 기억을 안고 있는 한국과 상당히 닮았다. 그 때문에 한국과 오키나와의 사진가들은 서로 강한 정서적 공감대를 느꼈다. 오키나와에서 태어난 사진가 이시가와 마오와 한국의 사진가 신동필, 국수용 씨는 첫 만남부터 의기투합했다. 전시를 기획해 1년 남짓 준비기간을 거치는 동안 10명의 사진가가 모였고, 작품은 260점에 달했다. 지난 6월 오키나와에서 시작해 오사카, 도쿄를 거쳐 8
무제 문서 사랑을 증명하는 천재수학자의 딸 인간관계의 양상, 수학적 언어로 풀어낸 연극 ‘프루프’ 각국을 순회하며 환호와 갈채 속에 공연된 연극 ‘프루프(proof)’가 국내 무대에 올려져 화제다. 수학적 공식보다 인간관계의 함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천재수학자의 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천재수학자 ‘존 내쉬’를 모티브로 쓰여졌다. 천재적인 수학자의 상당수는 정신병으로 고통을 겪었다는데 착안, 그의 딸 이야기로 발전시킨 것이다. 극단 천지인과 (주)루트원이 공동제작해 9월28일까지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원작의 명성에 5년만에 정극 무대에 서는 추상미의 출연과 국내 연극계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과학극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계를 휩쓴 화제의 연극 데이비드 어번의 연극 ‘프루프’는 놀라운 흥행성적으로 미국 연극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LA, 시드니, 런던, 도쿄, 마닐라, 스톡홀름, 텔아비브 등 각국의 도시에서 호평을 얻었다. 퓰리처 드라마상을 포함해 대부분의 어워드에 수상· 노미네이트 됐고, 토니상 후보로 전 배역이 모두 노미
무제 문서 맛있게 요리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법칙에 충실하면서 짜임새 잔재미 갖춘 ‘불어라 봄바람’ 코미디 전성시대지만 충무로 코미디는 오히려 후퇴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스토리의 흐름과 관계없이 배우들의 개인기와 에피소드만 나열되는 단편적인 웃음 일색인데다, 욕과 사투리 등을 동원한 저질 억지 개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코미디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넘쳐났다. 잘 만든 영화보다 어설픈 영화가 많은 것은 당연한 논리. 이것은 세계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헐리우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새삼 충무로 코미디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관객의 기호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말초적이고 단편적인 코미디도 흥행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평단의 비평과 관객의 평가간에 격차도 커지고 있다. 다수의 관객이 선택한 영화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엔 도대체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영화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오랜만에 산뜻한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 한 편이 나타나 충무로에 반가운 순풍을 예고하고있다. 김승우 김정은 주연의 ‘불어라 봄바람’이 그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 드러낸 장항준 감독 ‘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