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보호인가 정보 공유인가? 디지털시대의 뜨거운 감자, ‘소리바다’를 둘러싼 찬반논쟁 MP3 음악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http://www.soribada.com)의 서비스 중지 가처분결정 이후 ‘저작권 보호 VS 정보 공유’의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두 가치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소리바다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크게 달라진다. 법원의 판결은 저작권 보호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아직 본 판결이 남았지만, 이번 결정은 소리바다에 대한 최초의 법원 판결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리바다 판결의 여파는 소리바다 사이트나 MP3 음악 파일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영화, 만화, 소프트웨어 등 인터넷상의 모든 디지털 저작물 이용 방식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소리바다는 디지털시대의 저작권 문제에 대한 고민의 대표적 사례이자 시초인 것이다. “문화발전 위해 저작권 보호받아야” ‘소리바다’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 PC에 담겨있는 파일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P2P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개인이 소장한 파일을 대규모로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술적 혁명이지만, 콘텐츠의 생산자 입장에서는 창작물이 무차별적으로 복제된다는 점에서 저작권
능동적 문화활동인가, 무분별한 스타사랑인가 스타팬픽을 둘러싼 창작과 선정성논란 유명 연예인만큼이나 인기를 끌고 있는 월드컵 스타들을 만나기 위해 K리그가 열리고 있는 운동장을 찾고 있는 이들이 많다. 대형 플래카드와 응원도구는 기본이고 갖가지 튀는 복장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눈길을 한 번이라 받아보려는 여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이버상에서 팬카페를 만들어 선수의 정보를 공유하고,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을 쓰기도 한다. 대중문화 수용의 적극적인 형태 팬픽은 ‘팬 픽션(Fan Fiction)’의 준말. 말 그대로 팬들이 자신들의 스타를 주인공으로 삼아 만든 소설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원작의 큰 줄기는 유지하되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이른바 속편 쓰기의 한 형태로 구분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0년대부터 ‘스타트랙’의 팬픽 쓰기가 시작됐을 정도로 활발한 문학 장르의 하위문화로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외화 ‘X-파일’은 어느 정도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어야만 팬픽을 쓸 수 있다. X-파일 전문 팬픽사이트(http://www.xfanfics.pe.kr)는 지
“2006년에는 내가 쏜다” 최성국-정조국 “4년 뒤 연습생 신화 보라” 축구 변방 한국에게 이번 월드컵은 단연 ‘꿈의 제전’이었다. 16강도 확신할 수 없었던 한국팀이 일약 세계 4강으로 도약한 것. 주전 선수들은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질주했고, 벤치에선 예비 선수 12명이 전의를 불사르며 사령관 히딩크의 출격 명령만을 기다렸다. 찰떡궁합 ‘투국스’ 하지만 지옥 훈련을 누구 못지않게 성실하게 소화해냈던 최성국(19), 여효진(19·이상 고려대), 염동균(19·전남), 정조국(18·대신고) 등 월드컵 연습생들은 벤치조차 앉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선배들의 날쌘 몸놀림을 지켜봐야만 했다. 월드컵 경기 출전 선수가 23명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 비록 이번엔 벤치에도 못 앉아 있는 신세였지만, 이들은 4년후 독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재현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예비 스타다. 최대 약점인 170cm의 작은 키를 뛰어난 드리블과 빠른 돌파력으로 극복해 낸 ‘리틀마라도나’ 최성국. 그는 올해 초 일본, 중국과의 청소년대표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당시 국가대표팀의 부진으로 허탈해하던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또 청소년대표팀 ‘투국스’의 다른 한축
엎치락 뒤치락 홈런왕 삼국지 송-이 전쟁에 불어온 마풍(馬風) 송지만(29·한화), 이승엽(26·삼성), 마해영(32·삼성)이 2002 프로야구 홈런왕 자리를 놓고 피말리는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황금독수리 송지만. 그는 개막전 이후 20경기 만에 무려 10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훌쩍 넘겼다. 이는 지난 90년 이만수(삼성)가 19경기 10홈런을 달성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다. 송지만의 홈런 제조 비결은 95년 데뷔 이후 꾸준히 실시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단련된 우람한 근육.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시즌 초반에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 경쟁을 펼쳐 ‘송지만 천하’를 열어나가는 듯 했으나, 갑작스런 발목 부상으로 인해 중도 탈락의 비운을 맛봐야 했다. 이후 송지만은 이를 악물고 재활 훈련을 충실히 소화해 내 올해 다시 황금독수리의 위용을 되찾았다. 4월에 황금독수리가 날아올랐다면, 5월에는 라이언킹이 포효했다. 시즌 초 괴력에 가까운 송지만의 홈런포에 기를 펴지 못했던 이승엽은, 5월 들어 ‘국민타자’의 본색을 서서히 드러냈다. 그는 5월 19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송지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17호 대포를 쏘아 올려 올 시즌 처
월드컵 열기 K리그에서 계속된다 관중없이 썰렁했던 축구장은 옛말… 개막전에만 12만 구름관중 ‘월드컵 열기가 국내축구로 이어질까?’ 그것은 기우였다. 지난 달 30일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렸던 대구월드컵경기장에 새겼던 ‘CU@K리그’의 약속을 국민은 지켰다. 7월7일 2002 프로축구 개막전 4경기에는 12만 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공식 집계는 12만3,189명. 지난 99년 5경기가 열렸던 정규리그 개막전 9만9,326명의 기록을 3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 기록은 95년 4월1일 아디다스컵대회 4경기 10만1,124명보다도 2만여 명이 많다. 10대 소녀팬서 가족중심으로 프로축구가 이런 영화를 누린 적이 있었던가? 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 대단한 축구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이동국, 고종수, 안정환 등 신세대 스타 3인방을 보려는 10대 소녀관중이 경기장으로 몰렸다. 관중수는 200만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거품이었다. 소녀들의 열정은 이태를 넘기지 못했다. 그 후 바로 프로축구 침체기. 이번에는 다르다. 축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서 성별, 연령 등을 따질 이유가 없었다. 대부분 가족단위로 입장해 어린아이, 노인, 특수계층이라 불리는 아줌마까
12첩 수라상에 담긴 철학과 문화 중요무형문화재 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황혜성 “궁중음식은 전통음식 중 가장 잘 다듬어진 최고의 음식이며, 단순히 사치스럽거나 좋은 것이 아니라 식품의 가짓수가 다양하고 최상품을 썼다는 것, 조리법과 음식의 조합, 재료의 배합이 대단히 이상적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 궁중음식은 전통음식의 결정판이자, 왕조의 역사와 사상이 담겨있는 전통문화의 정수이다. 궁중음식의 연구와 체계화에 일생을 쏟았던 황혜성 선생(82)이 궁중음식의 세계화 대중화에 남다른 사명감을 느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음식은 당대 철학과 문화의 산물”이라는 선생은 궁중음식을 통해 전통문화의 진정한 ‘맛’을 널리 알렸다. 마지막 주방상궁을 스승으로 만나 부잣집 고명딸로 태어난 선생은 풍족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업은엄마, 젖엄마, 까까엄마 등 선생을 극진하게 보살피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다. 일제시대 선생은 교토여자대학 가사과에서 일본음식과 서구식 영양학을 배웠다. 정작 집안에서 음식을 배울 기회는 없었고,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김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뭘로 하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궁중음식과의 운명적 만남은 선생이 22세에 숙명여전조교수로
혼란한 현실, ‘마술적 사고’로 극복 어른들을 위한 동화 <환상동화집> 누구나 학창시절 학교에서 나눠준 권장도서 목록을 한 번쯤은 받아보았을 것이다. 시대에 따라 목록을 차지하는 책은 바뀌었지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등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청소년들의 권장도서로 꼽히고 있다. <환상동화집>은 헤세가 동화의 형식을 통해 쓴 독특한 단편과 중편 등 26편을 모은 것으로 1975년 헤세 연구자인 풀커 미헬스가 편집해 <동화 Marchen>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것을 번역했다. 이 동화집은 저자의 자기성찰에 가까운 독특한 글쓰기가 그대로 녹아있어 내면을 솔직하고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헤세만의 독특함 잘 드러나 헤세의 작품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환상동화>라고 불리는 데에는 헤세만의 독특한 마술적 세계관이 큰 몫을 했다. 헤세는 1차 세계대전 중 정신분석 치료를 받으면서 사고와 가치관에 심한 변화를 겪었다. 때문에 그는 인습적인 가치를 부정하고 ‘마술적 사고’라 불리는 새로운 창작 기법의 세계로 접어들면서 동화를 썼다. 마술적 사고란 내적인 현실과 외
코믹액션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유쾌한 웃음 유발 <라이터를 켜라> <주요소 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의 계보를 잇는 코믹액션 영화가 나왔다. 이 두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 박정우의 세 번째 작품 <라이터를 켜라>가 그것이다. <라이터를 켜라>는 박정우 식의 코미디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전작들과 비슷한 황당한 상황설정과 인물들의 반복되는 액션은 한 눈에 봐도 전작을 연상시킨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내뱉는 시시껄렁한 대사와 난무하는 욕지거리는 일반 조폭 코미디와 다른 풍자성을 띠고 있다. <라이터를 켜라>의 모든 액션은 기차라는 단일한 공간과 시간에서 진행된다. 박정우 작가의 첫 번째 흥행작 <주유소 습격사건> 역시 주유소라는 한정된 장소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단일한 시공간이라는 제약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발전을 시작부터 제약하지만 이런 모양으로 영화를 꾸려 내려면 상당한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장항준 감독과 박정우 작가는 확실히 그 방면에 타고난 재능이 있어 보인다. 영화는 조
빨래하는 미술가, 옷 벗는 관객 ‘관계’에 대한 관습적 해석 뒤엎는 ‘빨래행위전’ 서울 관훈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 이색적인 빨래방이 차려졌다. 하얀 불이 들어오는 ‘나의 아름다운 빨래방, 사루비아’라는 간판을 내건 이 빨래방은 미술가 오인환씨(39)와 관객의 소통 공간이다. 전시 제목은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영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서 따왔다. 인종갈등과 동성간의 끈끈한 사랑을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보여준 이 영화의 내용은 간접적으로 전시의 주제를 짐작케 한다. 빨래방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오인환씨는 무료로 빨래를 해준다. 관람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참여자는 남자로 국한된다. 세탁물은 신청자가 입고 있는 옷 중에서 원하는 것을 의뢰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져오는 것은 금지다. 세탁을 하고 다림질을 하는 동안 작가와 참여자는 빨래방이라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세탁이 끝나면 세탁물은 사진 촬영 후 돌려준다. 촬영된 세탁물은 사루비아 다방 한편에 전시된다. 옷들은 보기만 해도 세제 냄새가 향긋하고 까칠한 느낌이다. 반듯하고 정성스럽게 개어져 있는 것이 작가와 참여자의 따뜻한 소통을 상징하는 것 같다. 작품 중에는 셔츠,
땀방울로 맺은 매듭 인생 36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인 김은영 선생 지난 월드컵을 통해 한국인은 하나가 되는 벅찬 일체감을 경험했다. ‘민족’이라는 단어가 이처럼 뜨겁고 생생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을까.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한국인에게 민족과 전통의 개념은 일대 전환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지는 우리것에 대한 열풍과 애정을 이어가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전통문화 관련 기획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로 이 땅의 문화를 계승하고 창조한 사람들, 한국의 장인을 만났다. <편집자주>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매듭 작품들은 김은영 선생(60)의 성품을 그대로 대변해준다. 작품과 작가가 이처럼 절묘한 경우도 흔치 않을 듯. 선생의 자택도 한폭의 그림 같다. 아니, 아예 미술관이 집이다. 선생의 자택은 서울시 성북구 소나무가 울창한 간송미술관 내에 있다. 고 간송 전형필 선생의 며느리이기도 한 김은영 선생의 작품은 이처럼 풍족한 ‘예술적 환경’에서 싹텄다. 선생이 매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렸을 때부터이다. 아버지 김광균 시인을 따라 인사동 골동품 상가를 자주 방문했던 선생은 전통미에 대한
‘비운의 복서’ 김득구 일대기 무리한 눈물샘 강요하는 <챔피언> 지난해 영화 <친구>로 전국 관객 800만명을 동원한 이야기꾼 곽경태 감독이 링 위에서 삶을 마감한 비운의 권투선수 ‘김득구’의 일대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울지마라… 내가 뭐 죽으러 가니. 반드시 이기고 돌아올게’ 포스터의 문구에서 나타나듯, <챔피언>은 좌절과 절망을 통해 ‘희망’을 말하는 휴먼 드라마의 공식에 충실한 영화다. 좌절과 절망을 통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김득구의 일생은 더욱 그렇다. 김득구(당시 26세)는 지난 82년 11월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WBA 라이트급 세계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레이 맨시니(21)에게 도전해 14회 KO패를 당한 뒤 나흘만에 숨졌다. 그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비운의 복서’라는 꼬리표로 남아있는데 감독은 이 꼬리표를 어떻게 떼어내고 ‘희망의 복서’로 풀어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전반부 박진감 넘쳐 영화는 김득구와 WBA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맨시니의 대결 장면에서 시작한다. 마치 영화 <록키>를 연상 시키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숨겨져
만화에 대한 ‘불량’한 인식 발전 저해하고 시장구조 왜곡시키는 만화 정책의 문제점 이른바 ‘디지털시대’에 접어들면서 만화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정부는 영화, 게임 등과 함께 21세기 대중문화를 선도할 장르로 만화를 포함시켰다. 관련 학과만 해도 80여개에 이르는 등 만화는 전도유망한 최첨단 문화산업으로 회자되었다. 만화에 대한 이러한 떠들썩한 분위기에 정작 만화가들은 ‘갸우뚱’하다. 만화가들은 오히려 더 가난해지고 있으며, 내용으로나 정책적으로나 만화계는 빈곤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만화에 대한 인식도 실질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다. 한달전의 MBC 정보오락프로그램 ‘느낌표’ 파문이 이를 잘 말해준다. ‘느낌표’의 인기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소설이나 인문서적을 많이 읽은 출연자들은 경외의 대상이 된다. 반면에 만화를 자주 읽는다는 출연자는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시대 만화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다. 어쩌면 만화가들을 화나게 한 것은, MBC가 아니라 만화에 대한 시대적 환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만화연대 신성식 사무국장은 “오락프로그램에서 만화가를 백수로 묘사한다든지 우습게 그렸다면 그냥 지나쳤을
중국미술의 새로운 경향 서구 예술관 적극 유입하며 다양성 꽃피워 “사회주의 기치 아래 경제대국 건설하자” 중국의 이 야심찬 구호는 이미 현실화되었다. 개혁개방 체제 속에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중국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인 풍족함 속에서도 사회주의 이념은 유지될 수 있을까? 중국의 실험은 진행중이지만, 중국의 현대미술은 자본의 팽창과 정치적 변화에 따른 문화의 세계화 경향을 잘 보여준다. 미술평론가 채홍기는 “중국미술은 서구의 현대미술과 판이한 길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동시에 서구미술과의 부단한 혼합의 과정이었다. 중국 미술평론가 황독의 표현대로 중국현대미술은 ‘개혁개방정신의 결정’이었던 것. 이 과정에서 중국미술은 시대상과 전통을 적절히 배합해 독특한 예술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중국의 현대미술사 1919년 5.4운동으로 대변되는 개혁의 분위기는 중국현대미술의 시초가 되었다. 채씨는 “청두슈 등에 의해 제창된 미술혁명론은 전통회화를 비판하고 개성의 존중과 사실주의를 선도했다”고 밝혔다. 사실주의 회화가 또 하나의 시대적 분기점을 맞은 것은 1942년 5월 모택동의 강연이다. 모택동은 이 날 강연에서 ‘노동자, 농민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