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늑장 보고와 '하극상' 논란에 시달렸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경질되고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정경두(58·공사 30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지명됐다. 책임지는 행정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자리에 재선인 유은혜(56)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저조한 국정수행 능력 평가를 받아왔던 다른 부처 장관도 바뀐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재갑(60·행시 26회)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성윤모(55·행시 32회) 특허청장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재선의 민주당 진선미(51·사법고시 38회) 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교육부·국방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산업통상부 등 5명의 신임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4명의 차관급 인사를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을 단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를 감찰하다 사임한 이석수(55·사시 28회) 전 특별감찰관을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전격, 기용했다. 차관급인 방위사업청장에는 왕정홍(60·행시 29회) 감사원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문화재청장에는 정재숙(57) 중앙일보 기자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는 양향자(51)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이 각각 발탁됐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유은혜 민주당 의원은 송곡여고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거쳐 이화여대에서 공공정책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대 때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 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을 지내면서 현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기여했했다. 유 후보자는 여성부 장관으로도 거명됐으나 최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관해 "국민의 요구와 교육현장을 조화시켜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 공정하고 투명한 대입제도,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대학 특성화 등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공교육체제 구축 등 중장기 교육개혁을 추진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경남 진주 출신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대아고를 졸업한 뒤 공군사관학교 30기로 군인의 길을 걸었다. 공군 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총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합참의장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된 송영무 장관에 대한 교체 요구를 수용하면서 향후 흔들림 없는 국방개혁 완수를 위해 현직 합참의장이자 공군 출신인 정 의장을 발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육사 출신을 중용하지 않는다는 인사 철학도 재차 확인되었다는 평가다. 김 대변인은 정 후보자에 대해 "방위력 개선 분야 전문가로서 군사작전 및 국방정책에 대하여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방개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토대로 각 군의 균형 발전과 합동작전 수행역량을 보강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국방개혁과 국방 문민화를 강력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전 출신의 성윤모 산자부 장관 후보자는 대전 대성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부 대변인과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을 거쳐 특허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성 후보자는 산업정책에 정통한 관료로, 조직과 업무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이 있고 뛰어난 업무추진력과 대내외 소통능력, 조직관리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산자부의 정책 과제를 차질 없이 해결하고 규제혁신, 신산업 창출,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혁신성장을 선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양대 재료공학과 교수를 지내다가 돌연 입각한뒤 '탈원전' 외에는 산업정책을 사실상 제시하지 못했고 산업계의 처지를 감안한 대응도 하지 못했으며 조직장악력도 결여됐다는 평가에 따라 물러나게 됐다. 성 장관 후보자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다.
서울 출신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노사관계학으로 석사를 취득했으며, 고용노동부에서 노사정책실장·고용정책실장·차관을 역임한 고용노동 전문가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고용·노동 분야에서 30여년을 근무한 관료 출신으로 고용·노사 분야를 두루 경험해 일자리 창출, 임금격차 해소, 노사정 사회적 대화 복원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을 해결해 노동존중사회 실현과 국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북 순창 출신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순창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때 재선에 성공,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까지 올랐다.
왕정홍 신임 방사청장은 경남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9회 출신으로 감사원 기조실장, 제1사무차장을 거쳐 현재 사무총장으로 재임 중이다. 김 대변인은 "감사원에서 대표적인 재정·금융 분야 감사 전문가로서, 기획조정실장, 사무총장으로 재직했다"면서 "감사원의 조직혁신을 추진한 경험과 리더십을 토대로 고질적인 방위산업 비리를 척결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방위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수 국정원 기조실장은 상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전주지방검찰청 차장 검사 등을 거쳐 법무법인 승재 대표 변호사를 지냈다. 김 대변인은 "20여 년간의 검찰청 근무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보, 박근혜 정부 특별감찰관을 역임하며 사회정의 구현에 기여해온 검사 출신 법조인으로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전남 화순 출신의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광주여상과 한국디지털대 인문학과,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 상무 자리까지 올랐다가, 문 대통령의 당 대표시절 인재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현재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대변인은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최초로 임원을 역임한 인물"이라며 "민간 기업에서의 근무경험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 등 급속한 사회변화에 대응하고 혁신을 선도해나갈 국가의 핵심인재 양성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무학여고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한겨레신문 문화부, 중앙일보 논설위원, JTBC 스포츠문화부장을 거쳐 현재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를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