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정의당이 안보지원사령부(舊. 기무사)에 대해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정의당의 정호진 대변인의 3일 국회정론관 브리핑에서다.
정 대변인은 이날 "국군기무사령부가 해체되고, 새로 출범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지침이 될 ‘운영 훈령’이 공개됐다"며 "훈령은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을 근절하겠다는 내용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혁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앞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정치적 중립 의무와 특권 의식 배제, 인권보호 의무 등을 명문화하면서도 일부 예외 조문을 만들어, 악용할 여지를 남겼다"며 "더 큰 문제는 기무사가 정치적폐의 온상으로 전락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던, 군 정보부대 수장과 대통령의 ‘독대 보고 관행’을 폐지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명문화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미 기무사의 역사에서 배웠듯, 간판만 바꿔단다고 개혁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안보지원사는 또다시 정부와 군 수뇌부의 ‘선의’에만 개혁을 맡겨두며, 기무사의 전철을 밟으려 하고 있다. 언제까지 잘못된 역사를 반복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국방부는 조속히 안보지원사의 훈령을 개정해 ‘독대 금지’를 명문화하고, 우려가 제기된 부분을 제대로 검토하길 촉구한다"며 "안보지원사에 국민적 우려가 쏠려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다면 시작부터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안보지원사가 기무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한다"고 일갈했다.
이는 앞서 지난 14일 '참여연대'를 비롯한 7개 시민사회단체의 공동성명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당시 참여연대 등은 "졸속으로 만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기무사 개혁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전화를 엿듣던 것도, 슬픔에 빠진 세월호 유가족들의 뒤를 캐고 다니며 박근혜의 거짓된 눈물을 연출한 것도, 포털 사이트에서 입에 담지 못할 끔찍한 말들을 게시하며 여론을 조작하던 것도, 불의한 정권에 저항하는 촛불 시민들을 장갑차로 진압할 계획을 세운 것도 모두 기무사였다"며 "기무사는 군복 입은 범죄 집단이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이들은 "국민의 명령은 범죄 집단을 해체하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이름만 바꿔 계속 활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새롭게 설치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기무사와 다를 것이 없다. 법령이 부여하는 임무와 목적이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비판의 메스를 가했다. "기무사가 민간인 사찰의 명분으로 들먹이던 '군 관련 정보 수집' 항목도 그대로 존재하고, 불법 행위의 근간이 된 대공수사권에 대한 조정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보안, 방첩, 수사, 감찰, 정책 지원을 한꺼번에 책임지는 괴물을 '군사안보지원'이란 더욱 모호하고 포괄적인 명칭으로 포장해준 것"이라고 맹폭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군사법원법'과 '국군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통해 기무 요원의 수사권 제한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국방위원회, 서울동작갑)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보안・방첩 분야의 전문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한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