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9일에서 20일까지 국회에서 유은혜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與·野는 유 후보자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 후보자가 충분히 소명했고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유 후보자를 '비리의혹 종합세트'라고 비난하면서 '유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후보자 지명철회 혹은 후보자 본인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20일 자유한국당 교육위원회 명의의 '유은혜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입장문'에서 "유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제출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많은 문제점과 실정법 위반을 지적했으나, 유 후보자의 불성실한 답변과 해명으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에 대해 한국당은 6가지 사례를 들어 '교육부총리 임명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 딸의 학교 진학을 위한 위장 전입 △ 정치자금의 용처를 잘못 신고한 정치자금법 위반 △ 남편 사업체의 사내이사를 보좌진으로 임용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 국회의원 당선 뒤 교수직 겸임 미신고로 인한 국회법 위반 △ 배우자 재산을 허위 신고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 국회의원 사무실 피감기관 특혜 입주 등 수차례의 법 위반을 통해 교육부총리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은혜 교육부총리 후보자는 국회의원 재임 시에도 사드배치 반대, 親전교조 활동, 통합 진보당 해산 반대 등 국민 여론이 갈리는 현안마다 극단에 위치하여 갈등을 증폭시키는 행동으로 사회 전반을 아울러야 하는 사회부총리로서의 자격도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맹공을 가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교육위원회 위원 전원은 "유은혜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후보자 지명철회 및 후보자 본인의 자진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인사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음을 밝힌다"고 일갈했다. 또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밝혀진 유은혜 교육부총리 후보자의 실정법위반 사항은 당과 협의하여 고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의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좀 더 직설적 화법으로 유 후보자를 비난했다. 송 원내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19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예상했던 대로 끝없는 의혹과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은 '비리 백화점'의 종합판이었다"며 "이미 사전에 유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검증이 무의미할 정도로 부적격한 사유들이 드러났음에도 각종 의혹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하나 없었다. 책임있는 해명 없이 각종 의혹으로 범벅된 교육부장관 후보자에게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를 맡길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를 정조준 해 "문정부 인사파행의 끝은 어디인가. 고장 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은 언제 고칠 것인가"라며 "엉터리 부실 인사검증자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유은혜 후보자는 6년간 교문위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계의 난제를 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며 "야당의 도덕성 문제제기에 충분히 소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6년 이뤄진 장녀의 위장전입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위장전입 배제 기준 시점인 2005년보다 훨씬 이전에 이뤄진 일이긴 하지만 후보자는 진심을 담아 국민께 정중히 사과했다"면서 "민주당은 유은혜 후보자가 교육계를 변화시킬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야당 청문위원들은 어떻게든 유 후보자를 낙마시킬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며 "후보자가 요구 자료를 90% 넘게 제출했는데도 자료제출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지극히 사적인 정보가 담긴 자녀의 생활기록부까지 요구하는 처사는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자질 검증과는 무관하게 시종일관 마구잡이식 검증으로 흠집만 내는 청문회였다"며 "야당은 이제라도 유은혜 후보자가 교육부총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선, 인사청문 보고서부터 조속히 채택해주기를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박 원내대변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결실의 계절이다. 국회도 벌써 3년차인데 이제는 결실을 맺기 위해 무르익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1년차, 2년차에 반대 많이 하셨으니까 3년차인 이제부터는 합리적인 태도로 국회의원으로서의 결실을 갖기 위해서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울러 "말씀하신대로 인사청문회도 다 마쳤는데, 결실의 계절이라서 그런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에도 여러 건을 주렁주렁 달으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마시고 오늘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