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끝낸 전국 국제중학교 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것으로 나타났다. 대원, 영훈, 청심, 부산국제중학교 등 4개 학교 모두 2009학년도 개교한 이래 16년만에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대입 개편으로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진학 수요가 늘었고 해외유학 대체 수요까지 몰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원서 접수를 마친 국제중 5곳 중 결과를 공개한 4곳(대원·영훈·청심·부산)에는 총 선발규모 480명에 8597명(17.9대 1)이 지원했다.
서울 대원국제중(160명 선발)은 3803명이 지원해 지난 2009년 개교 이래 가장 높은 경쟁률 23.8대 1을 보였다. 이어 부산국제중(60명) 22대 1, 경기 청심국제중(100명) 18.4대 1, 서울 영훈국제중(160명) 10.2대 1이었다.
경남 진주시 선인국제중은 입시 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결과를 밝힌 국제중 4곳은 전년도에 7461명이 지원해 경쟁률 15.54대 1을 보인 바 있다. 지원자 수는 15.2%(1136명) 늘어났고 경쟁률도 2.4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국제중 4곳 경쟁률은 매년 고공행진하고 있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10.8대 1을 보였고, 이듬해부터 11.8대 1→14.0대 1→15.5대 1→17.9대 1까지 계속 상승해 왔다.
종로학원은 "지난 2009년 4개 학교가 모두 개교한 이래 16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중에 입학하면 특목고나 자사고에 보다 유리하게 갈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학교 내신은 절대평가(A·B·C·D·E)로 성취율 90% 이상이면 A가 주어진다. 대입과 달리 고입 경쟁에서는 국제중을 가든 일반중을 가든 경쟁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
국제중은 역사, 국어 등 일부 교과를 제외하고 전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 이런 탓인지 국제중에는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진학하고 'A 인플레'도 극심하다. 전교생 5명 중 3~4명이 주요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종로학원이 올해 국제중 5곳이 학교알리미에 공시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3학년 1학기에 A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영어 76.6% ▲국어 74.0% ▲수학 63.3% 등이었다.
전국 중학교 평균은 ▲영어 31.3% ▲국어 28.9% ▲수학 27.1% 수준인데 두 배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경제 여건 등으로 외국 유학을 선택하기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조기 외국 유학 대신 국제중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국제중은) 교육과정 운영상 일반중과 차별화된 내용으로 우수한 수준의 학생이 진학할 수 밖에 없다"며 "일반중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특목·자사고 면접에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탓인지 국제중 졸업생 절반 이상이 특목·자사고에 간다. 지난해 공시 기준으로 ▲외국어고·국제고 37.2% ▲자사고 24.7% ▲과학고 3.4% 등 65.2%에 달했다.
앞으로 특목·자사고가 대입에서 더 유리해지겠다는 관측도 국제중의 인기를 더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고교 신입생부터는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어 특목·자사고 학생들의 대입 내신 부담이 줄어든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적용된다. 수능도 개편되지만 국어·수학·탐구는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한다.
임 대표는 "중학교 단계에서 우수 학교로 진학하려는 수요는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제중 입시는 원서를 받아 추첨으로 뽑는다. 청심국제중만 면접을 한 번 더 치르는데, 지난 9일 전형이 끝났다.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오는 21일 전산추첨으로 신입생을 가린다. 부산국제중·선인국제중은 추첨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