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정보원 조지는 조직의 위험하고도 중요한 자산을 팔아넘긴 내부 배신자를 찾는다. 5인의 용의자 중 같은 조직원이자 아내인 캐슬린이 포함되고, 위기에 내몰린 조지와 용의자들 간에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으로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을 맡았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
뛰어난 정보력과 고도의 심리전에 능통한 요원 조지와 날카로운 직관력을 가진 정보분석가 캐슬린은 모두가 선망하는 NCSC(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의 대표 부부다.
어느 날, 수천 명을 죽음에 빠트릴 수 있는 정보국의 기밀 기술이 내부 배신자에 의해 사라지고 조지는 사건에 얽힌 5명의 요원을 주목하지만 모든 증거는 그의 아내 캐슬린을 향한다.
최연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스타이자 <오션스> 시리즈로 글로벌 수익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흥행 감독이기도 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으로 <스파이더맨>, <미션 임파서블>, <쥬라기> 시리즈 등 블록버스터 장르의 새로운 시대를 연 각본가 데이빗 코엡이 참여했다.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의 만남 또한 눈길을 끈다. <타르>, <캐롤>, <블루 재스민> 등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필모그래피 사상 첫 스파이 캐릭터를 연기한다.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특유의 고혹적인 존재감 속에서 섬세한 심리묘사로 집중시킨다.
<엑스맨> 시리즈, <노예 12년>, <스티브 잡스> 등으로 알려진 마이클 패스벤더는 아내를 포함한 5인의 요원 중 스파이를 찾아내야 하는 남편 조지 역을 맡았다. 거대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철두철미하고 냉철한 조지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이 밖에도 영화 <바비>, <백 투 블랙>을 통해 할리우드 루키로 급부상 중인 마리사 아벨라가 5명의 요원 중 한 명인 클라리사 역을 맡았다. 또한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톰 버크 역시 스파이 용의자로 거론되는 요원 프레디 역에 캐스팅됐다.
여기에 데뷔작 <28일 후>부터 <007> 시리즈,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나오미 해리스가 닥터 본을 연기하고, <브리저튼>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레게 장 페이지가 제임스 역을 맡았다.
고혹적인 비주얼과 스타일링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모두 조사하며 스토리를 이끄는 조지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잡아낸 카메라 앵글은 관객들을 극의 서사에 맞춰 1인칭 관점으로 입장해, 그의 행보를 숨죽이고 함께 따라붙게 만든다. 배우들 열연의 정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은 저녁 만찬 장면이다.
무려 대본 12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이 장면은 조지가 사건의 용의자를 잡기 위해 정보국 요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는 시퀀스로 6명의 요원들이 펼치는 밀고 당기는 팽팽한 대립을 쫄깃하게 그려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듯하지만 모든 행동과 말을 계산해 뱉는 이들의 모습은 각 캐릭터들이 어떤 것을 숨기고 또 드러내는지 함께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이 장면은 각 인물들의 면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식탁 중앙 부분을 제거하고 카메라를 가운데 놓고 촬영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거짓말 탐지기로 조지가 요원들을 한 명씩 심문하는 시퀀스이다.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 차분한 말투로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조지와 오직 ‘Yes or No’, ‘True or False’로만 답할 수 있는 요원들 사이의 신경전은 긴장감을 전한다.
캐슬린의 의상은 NCSC의 고위 요원이자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펠리시티 오스왈드를 모델로 삼아 구체화시켰는데, 여성성과 남성성이 균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룩을 디자인해 강인한 매력을 높였다.
반대로 조지의 캐릭터는 CIA의 전설적인 스파이 제임스 지저스 앵글턴의 특징을 빌려와 입체화시켰는데, 영국 신사 스타일의 클래식한 룩으로 선보이며 기존 첩보물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스타일링을 완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