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한 해의 각종 사건과 화제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시사뉴스가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와 각종 재난 등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많은 사건과 이슈를 뿌린 한 해였다.
불법 도청과 연정 논란으로 정치권은 혼란스러웠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가폭등과 환율급락, 고유가 지속 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거대 삼성 그룹의 추락, 쌀 협상 비준안 통과에 따른 불타는 농심도 이슈였다. 군의 총기난사, 김치파동, 조류독감 등도 사회적인 논란이 됐다.
한일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우정의 해'가 무색했던 한 해였다. 독도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반일 감정은 올 한해 최악을 치달았다.
주한 일본대사 디카노 오시유키의 '독도는 일본땅'발언에서 시작된 독도영유권 분쟁은 지난 3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일방적으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보식 말)의 날' 조례안을 제정하면서 극단적인 반일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같은 반일감정에서 한발 더나가 올 한해 독도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안겨주었다. 일본이 세계속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인식시킬 동안 우리 국민은 결국 독도 왜곡의 진범이라 할 정도로 독도에 대해 알지 못했고, 정부역시 일본이 수십 년 전부터 독도 연구 자료와 근거들을 수집한데 반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음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는 “지난 55년간 우리모두는 독도문제와 관련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독도에 대한 무시정책으로 일관한 우리정부에 강한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가 더이상 들끓는 반일감정을 잠재우기 위한 눈속임에서 벗어나 독도가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고, 따라서 한일공동관리수역이란 절충은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으로 한일 어업협정은 파기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름부터 시작된 국정원(전 안기부)의 불법도청 테잎사건은 하반기 나라안을 온통 도청과 X파일, 또 이를 둘러싼 여야간 특별법, 특검법 제정여부로 이어지면서 아수라장을 연상케 했다.
삼성의 불법정치자금 제공이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X파일로 현실화 되면서 도청으로 드러난 정경언 유착의 불법행위가 문제인가, 불법도청 자체가 문제인가를 놓고 국민들은 ‘X파일 도청내용’이 ‘도청테잎 유출’보다 중요하다며 '특검'병행에 무게를 더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로 넘어간 ‘X파일 떡값검사 수사’는 소위 독수독과(고문이나 불법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는 증거로 쓸 수 없다)이론에 밀리고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비판속에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10월 국정감사에서 호된 질타를 받는데 그쳤다.
또 국감증인으로 신청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역시 불출석에 그쳤으며 주미대사직을 사퇴하고도 수개월 간 미국에 체류하다 지난 11월 검찰에 출두한 안기부 X파일의 핵심인물 홍석현씨마저 ‘모든것을 검찰조사에서 밝힐 것’이라는 약속을 번복, ‘모르쇠’조사로 일관함으로써 국민들의 실망을 가중시켰다.
불법도청사건의 종착지 특별법과 특검법은 결국 정기국회내 처리여부가 불확실한채 2005년 속으로 멀어진 건 아닌지 주목될 뿐이다.
올 한해 삼성은 ‘이보다 더 나쁠수 없다’다.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하는 내용의 국정원 테잎이 공개되면서 전달지시책 홍석현 전 주미대사는 대사직을 사퇴했음은 물론, 청와대의 깜짝놀랄 ‘빅카드’기대마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건희 회장 역시 국정감사 증인신청이라는 여론의 호된 뭇매속에 끝내는 막내딸마저 잃어버리는 혹독함을 겪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회장은 올한해 자신의 네자녀에 불법증여를 한 사건으로도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아들 재용씨에게 약 1천억원, 세명의 딸들에게 각각 870억원에 이르는 증여를 하면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에버랜드 주식을 불법으로 전환사채화해 시민단체의 고발을 샀고 마침내 법원으로부터 불법판결을 받기에 이르렀다.
삼성은 또 금융산업법 위반으로도 다시 한번 주목됐다. 삼성은 계열사 운영에 간섭하거나 계열사 주식을 5%이상 소유가 불가함에도 이를 어긴채 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의 주식을 40%씩 소유 제왕적 통치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주식취득 시점이 금산법 개정 전임을 감안 처벌수위가 주목되지만 어찌됐든 올한해 삼성으로선 ‘내우외환’‘가화만사성’이 새삼 뼈저렸던 한 해였던 셈이다.
유명 연예인 125명의 신상과 상세 정보, 관련 소문이 담긴 문서가 인터넷상에 유포된 ‘X파일’사건. ‘연예계의 쓰나미’가 남긴 이 상처는 아물었을까? 파일의 내용은 술자리에서나 등장할만한 소문과 가십에 불과했지만 그 파장은 컸다. 언론과 인터넷의 파워였다.
연예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광고대행사와 여론조사기관을 형사 고소하고 해당 광고대행사가 추진하는 광고의 출연 거부까지 결의하면서 대응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각계에서 입장 표명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갔다. 관련 기자가 방송에서 퇴출되는 등 징계도 있었지만 역시 지금은 그들도 복귀하고 잊혀진 사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X파일 사건은 대중문화의 그늘을 총체적으로 보여줬다는 면에서 연예인과 언론, 그리고 대중에게 또한 쉽게 아물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연예인 사생활을 고작 20만원 상품권으로 팔아버린 언론인이나 X파일을 또 다른 흥밋거리로 전략시킨 보도 태도는 미디어의 도덕성이 얼마나 얄팍한가를 입증했다.
대중의 이중적 태도 또한 언론과 다를 바 없었다. ‘잘 나가는 스타들, 자기관리 하세요’ ‘암코양이, 요부형 캐릭터인 ○○○이 최고라고?’ 등의 제목이 달린 자극적인 기사와 함께 댓글 등을 통해 X파일을 신속하게 유포시켰던 대중들은 X파일이 문제화되기 시작하자 뒤늦게 언론을 적극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X파일 사건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힘을 얻게 된 ‘군중’이 새로운 윤리적 잣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 자신이 곧 상품이 될 수밖에 없는 스타의 숙명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투기를 완화하겠다며 8.31정책을 발표했다. 한 곳을 막으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잠재우겠다는 나름대로의 강경책이었으나, 이번에도 정부의 ‘무능력’만 검증하는 어설픈 정책이 되고 말았다.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의 집값은 다시 상승 분위기고 전셋값 마저 크게 뛸 조짐이다.
8.31대책 이후 신규 분양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고, 토지시장도 세부담이 강화하면서 투자수요가 뜸한 상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고사하고, 정부는 새로운 도시개발 등을 무차별적으로 추진하면서 수도권 지역을 벗어난 지방까지도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전국의 땅값을 올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디서 끝을 맺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올해 경제흐름을 수치적으로 볼 때 눈에 띄는 대목을 말하자면, 크게 주가하락, 환율급등, 유가급등으로 요약된다. 원-엔 환율이 한동안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860원 선까지 깨지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원-엔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850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폭등했다.
코스피지수가 128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도 730선을 돌파하는 등 이례적인 현상이 속출했다.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과 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로 마땅히 투자처가 없어져 주식투자도 급증했다. 주식형 펀드는 올 한해 부동산을 제치고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정받았다.
배럴당 56달러에 달하는 등 국제유가의 지속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산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나와 전 국민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인체에는 해롭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에서 배추김치를 생산 중인 업체 502곳의 제품을 모두 수거해 검사한 결과, 16개 제품(3.2%)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며“하지만 모두 초기 단계의 미성숙란으로 인체 감염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산 수입김치에서는 이날까지 모두 121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업체 23곳 30개 제품(24.7%)에서 기생충 알이 나와 국산에 비해 기생충 알 검출 비율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국산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됨에 따라 중국과의 김치 분쟁을 일으켰다.
어찌 되었건 국산 김치에서까지 기생충 알이 나왔다는 것은 유해하냐 아니냐를 떠나 그동안 위생관리가 엉망이었다는 뜻이며 정부는 김치 위생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수사 종결 여섯 달, 하지만 수사결과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믿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김종명 중위 등 부대원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국방부는 고참들의 폭언에 견디지 못한 부대원 김동민 일병이 저지른 우발적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숨진 장병들의 유족들은 김 일병의 범행 동기와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아직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많은 생존병사들이 피비린내 나는 내무반에서 “한숨만 쉬어도 죽여버린다”는 군 수사관의 폭언을 들어가며 강압수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내무반에서 동료들이 숨지는 과정을 지켜 본 병사들이 겪었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수사 과정에 정신과 의사를 배석시키는 등의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생존 병사 가운데 16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극심한 대인기피증, 손 떨림 현상, 수면 장애등을 호소하며 의병전역을 신청했으며 7명은 이미 전역을 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총기난사 사건’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황우석 박사가 올해 최고 인기검색어로 뽑혔다. 커뮤니티 포털 드림위즈(대표 이찬진 www.dreamwiz.com) 검색서비스는 '2005년 최고의 인기검색어 50'와 '분야별 인기검색어'를 통해 올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아 본 검색어는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과학자 '황우석' 박사라고 발표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황 박사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생산에 성공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최근 문화방송의 PD 수첩‘이 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의 윤리 및 가짜논문 의혹을 제기해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게 했다. 그러나 문화방송의 비윤리적인 취채행태가 드러나면서 결국 국민들은 분노를 했고 급기야는 광고중단 사태로 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황박사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고 문화방송은 ‘사면초가’ 직면하게 되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내성이 강해진 변종 바이러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보고들, 미국 뉴올리언스를 물바다로 만든 허리케인, 평화롭던 휴양지를 한꺼번에 쓸어삼킨 쓰나미…. 재앙에는 과연 예고란 없는 것인가?
2005년 지구촌은 재앙들이 한꺼번에 밀려 왔다. 이중 가장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지구촌의 많은 동물들에게 돌연변이를 출연시켰다. 또한 만약 독감바이러스와 조류인플루엔자 결합하면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번지는 데 그 시간은 3~4주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은 유엔 인플루엔자 조정관 데이비드 나바로의 분석이다. 지난 10월에 나온 한 연구 결과는 더욱 공포스럽다. 1918년 세계적으로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의 바이러스가 조류인플루엔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겁부터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과학적 분석과 대처, 국제적 공조 등을 통해 차분히 준비하면 피할 수 있다.이는 허리케인,쓰나미에도 해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