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장용석 기자]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8)의 4조원 다단계 사기극을 설계해 대구경찰이 인터폴에 적색수배(Red Notice)를 요청했던 배상혁(44)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2일 오후 4시50분께 경북 구미시에서 조희팔 사건의 주요 인물로 인터폴에게 적색수배를 요청했던 배씨를 검거했다.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의 처남인 배씨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3만여명으로부터 2조5000억원 상당을 가로 챈 인물이다.
또 배씨는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이 운영하던 유사수신 업체의 총괄실장 직함을 갖고, 전산업무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 사건의 주요 핵심 인물이다.
하지만 배씨는 2008년 경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고, 이후 국내에서 생존 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특히 배씨는 이날 오전 8시50분께 경찰에 전화를 걸고 "오후 3시에 대구경찰청으로 자수하러 가겠다"며 자수 의사를 보였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배씨로부터 자수 전화를 받고 전화발신지를 추적,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수사팀 8명을 현장으로 급파해 발신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배씨가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차량의 동선을 추적해 배씨의 은신처를 확인하고, 오후 4시50분께 배씨의 은신처를 급습해 배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배상혁을 검거 후 대구경찰청으로 압송 중"이라며 "배상혁이 검거됨에 따라 조희팔의 비호세력과 은닉자금 등 조희팔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은 지난 19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지난 18일 오후 인터폴에 배상혁에 대한 적색수배 요청 준비를 완료했고, 오늘(19일) 중으로 본청에 청구하면 즉시 인터폴에 수배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었다.